센트럴 팍, 실패할 수 밖에 없는 이유
기대를 모았던 박지성 선수의 QPR데뷔전은 0:5의 대패로 끝났습니다. QPR이 이번 여름 성공적인 영입을 했고, 이번 경기는 퀸즈 파크의 홈경기였으며, 거기에 상대팀인 스완지시티가 주요 선수들의 유출로 인해 약해진 전력을 갖고 있었기에 이러한 경기결과는 사실 예상하지 못한 경기결과였습니다. 하지만 경기를 보고 나니 그럴 수 밖에 없었다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전술적으로도 완벽한 패배였습니다.
지난 토요일 경기에서 박지성 선수는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장해서 90분을 풀타임으로 뛰었습니다. 박지성 선수는 선수들의 밸런스가 완벽히 붕괴된 상황에서도 무너지는 팀을 살리려고 종횡무진 애를 썼으며, 현지에서도 박지성 선수를 제외하고는 모두 최악의 활약이었다는 평가가 두드러집니다. 박지성 선수가 많은 활동량으로 팀에게 보탬이 되는 활약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팀은 0:5로 패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 박지성 선수의 중앙 기용은 현재 상황에서는 실패할수 밖에 없는 카드라고 생각합니다.
박지성 선수는 맨유시절에서도 중앙 미드필더로 기용된 적이 있습니다. 지지난 시즌까지는 중앙에서 두명의 수비형 미드필더가 뒤를 받쳐주는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의 역할을 맡았고, 지난 시즌에는 4-4-2의 중앙에서 뛴 적도 있습니다. 그리고 토요일 경기에서는 4-2-3-1에서 두명의 중앙미드필더 중 한 자리로 나왔죠. 지지난 시즌 4-2-3-1의 정중앙 자리에서 뛰었던 그는 전세계 언론의 찬사를 받고, 퍼거슨의 히든카드로 쓰였을 정도로 대단한 모습이었지만, 지난 시즌의 박지성 선수의 중미 카드는 늘 패배했고, 지난 경기에서도 패배를 했습니다.
그리고 이 '센트럴 팍'의 성공과 실패의 경계는 박지성 선수의 위치에 있습니다.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설 때에는 성공을 거뒀고, 지난 경기에서는 그보다 아래의 위치인 중앙 미드필더에 자리했습니다. 같아 보이지만 이 두 포지션에는 큰 차이가 있죠. 공격지향적인 움직임을 같는 공격형 미드필더의 자리와 수비와 공격의 밸런스를 맞춰야 하는 중앙 미드필더의 차이입니다.
맨유시절, 퍼거슨 감독의 공격형미드필더 기용은 강팀들을 대비하는 경기에서 많이 나왔고, 그 자리에 박지성 선수나 긱스가 많이 기용이 되었습니다. 좀 더 공격적인 경기를 원할 때에는 긱스가 중앙에, 상대의 키 플레이어를 막고 최소한 무승부를 기록하자는 의미의 경기에서는 박지성 선수가 나왔죠. 그리고 그 아래 두 명의 중앙 미드필더가 자리했습니다. 지지난 시즌이니 캐릭과 플래쳐, 혹은 캐릭과 스콜스가 주로 나왔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박지성 선수의 역할은 부지런히 뛰어다니며 공격의 활로를 열고 뛰어난 수비력을 바탕으로 상대의 수비라인 부터 압박을 하는 것입니다.
어찌보면 수비와 공격을 같이 해줘야 하고, 공격으로의 패스를 보내면서 활로를 열어주는 중앙 미드필더의 자리가 박지성 선수에게 잘 어울릴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자리는 일단 박지성 선수에게 어울리는 자리가 아닙니다. 일단 피지컬적인 면에서 상당히 불리하죠. 공중볼을 잘 따내는 선수도 아닐 뿐더러 EPL의 다른 중앙 미드필더는 상당히 큰 체격을 자랑합니다. 거기에 박지성 선수는 유럽무대 진출이후 전문적으로 중앙에서 뛴 적은 없습니다. 박지성 선수가 아무리 경험있는 선수기는 하지만, 밸런스를 조율하고 볼을 키핑한 뒤 패스를 뿌려주는 패서의 타입은 아닙니다.
박지성의 짝으로 나온 선수는 신예 디아키테였습니다. 디아키테선수의 수비력과 활동력은 인정해줄만 하지만, 이 선수도 세밀하게 패스를 넣어줄 수 있는 선수는 아니죠. 상당히 저돌적인 면도 없지않아 있었고, 나중에 골을 내어줄때는 두차례나 수비를 포기하면서 어이없는 결과의 원흉이 되기도 했습니다.
마크 휴즈의 생각은 이랬을 것입니다. 수비적으로 디아키테가 포백을 보호하는 위치에 서고, 박지성이 수비와 공격을 모두 수행하면서 컷팅과 패스를 넣어주면서 점유율을 유지하고, 중앙에서 타랍의 창조성을 최대화 시키는 중앙전략에, 양쪽의 마키와 호일렛의 돌파와 시세의 마무리를 생각했겠죠.
하지만 이 전략은 완전히 실패했던 것이 일단 타랍과 마키의 무차별적인 개인기를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공을 받으면 일단 두 세사람을 제쳐보려고 마음을 먹는 두 선수가 공을 잡는 시간이 늘어났고, 이를 보호해주기 위해 박지성 선수가 그들에게 접근을 하면, 그들은 패스를 통해 다른 방향을 찾기도 전에 이미 공을 빼앗겨서 바로 역습찬스를 내어주었습니다. 5골중 4골이 수비라인이 복귀하기도 전에 역습상황에서 나왔고, 이 중 대부분은 선수들의 드리블이 커팅당했을 때 나왔습니다.
거기에 타랍은 아예 수비적으로 행동해주지 않았습니다. 거의 프리롤로 운동장을 헤집고 다녔지만 그의 체력을 공격에 쏟아부었지 수비적으로 압박을 해주거나 커팅을 해주지 않았습니다. 그렇기에 박지성 선수의 활동범위가 넓어질 수 밖에 없었고, 박지성 선수가 압박을 하러 접근을 하면 다른 선수들에게 공간이 열리면서 스완지에게 쉬운 기회가 다가왔습니다.
포백의 조직력도 짚고 넘어가야할 부분인데, 특히 왼쪽 풀백 파비우가 공격이후 돌아오지를 않았습니다. 역습상황에서는 누구보다 먼저 자신의 진영을 지켜야할 선수가, 자신의 위치를 막아서지 못했죠. 그러자 다시한번 디아키테와 박지성이 커버를 해줘야 했는데, 이렇게 되자 완전히 공간이 남아 돌기 시작했죠. 후반전에는 션 라이트 필립스를 풀백위치에 기용하면서, 이러한 현상은 더욱 더 잦아졌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전문 중앙요원의 영입이 시급하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시즌까지 QPR의 중앙을 맡았던 파울린 선수가 돌아오고 조이 바튼이 복귀하면 이야기가 달라지겠지만, 당분간 험난한 일정을 맞이할 QPR의 앞날은 어둡기만 합니다. 박지성 선수도 자신의 자리인 윙어지역에서 제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수많은 스타가 있지만, 역시 구슬이 서말이어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떠오르는건 지난 경기의 조직력이 그만큼 최악이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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