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수 포화' 맨유의 카가와 딜레마
어제 새벽, 맨유가 시즌 첫 경기를 치뤘습니다. 맨유의 박지성 선수가 QPR로 이적을 했지만, 맨유는 여전히 우리나라 팬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팀입니다. 아직 남은 정이 많은 선수들이 즐비한 팀이고, 거기에 루니와 반 페르시라는 세계 최고의 투톱을 기대하는 분들도 계셨고, 일본인 카가와 신지의 활약에 대한 관심도 굉장히 높은 편입니다. 우리나라 선수의 활약과는 별개로 말이죠.
맨유는 어제 에버튼 원정에서 0:1로 패했습니다. 중원의 한계가 완전히 드러나는 경기였고, 아쉬움이 제법 큰 경기였습니다. 그리고 카가와 신지의 활약만을 놓고 보자면, 굉장히 잘 했다고 생각합니다. 맨유에서 유일하게 활력을 불어일으킬 활약을 했고, 골과 다름없는 패스도 한차례 했습니다. 데뷔전이라는 것을 생각해본다면, 카가와 신지의 활약은 맨유에게 큰 힘이 될 것입니다.
카가와 신지의 이적은 퍼거슨 감독이 지난 시즌부터 바래왔던 것이었습니다. 퍼거슨 감독이 도르트문트의 경기에 관전하는 장면도 있었고, 이적설이 끊이질 않았죠. 시즌이 끝나자마자 가장 먼저 추진했던 것이 카가와 신지의 이적이었고, 다른 구단과의 경쟁을 물리치고 영입을 하는데 성공을 했습니다. 그리고 카가와 신지의 플레이를 보면 기존 맨유의 선수들에게는 없는, 맨유에게 새로운 공격 옵션을 제공할 선수라는 것이 느껴집니다.
하지만 한 선수가 성명서를 발표하면서, 그리고 이 선수가 맨유로 오게 되면서 카가와 신지의 자리가 조금 불안해졌습니다. 퍼거슨 감독의 인터뷰를 보면 반 페르시가 이적을 할 수 있게 될 줄 몰랐고, 반 페르시가 이적시장에 나오자 재빠르게 그를 데려왔습니다. 상당히 충동적인 부분이 없지 않았다고는 말 못하겠습니다. 그리고 반 페르시가 이적을 해오게 되면서, 공격진은 그야말로 포화상태가 되었습니다.
카가와 신지가 가장 잘 하는 포지션은 세컨 탑의 위치입니다. 그러니까 지금 맨유에서 루니가 맡고 있는 위치죠. 하지만 맨유에서의 루니의 입지는 건드릴 수가없는 것이기에 그의 경쟁자는 루니가 아닌 웰백이 될 것이라 예측이 되었습니다. 아직 불안한 기량의 웰백정도는 카가와가 넘어설 수 있다고 생각이 되었죠.
하지만 반 페르시가 오게 되면서, 이러한 계획을 강행하기는 힘들어 졌습니다. 루니에 맞먹을 입지의 선수를 한명 더 데려오면서, 루니와 반 페르시가 투톱을 이룰 것이라는 사실은 당연시여겨졌기 때문이죠. 4-4-2 전략을 사용하는 맨유에서 그렇게 되면 카가와의 위치가 상당히 애매해집니다. 루니나 반 페르시의 서브 역할만을 하기엔 그에게 들인 돈이 상당히 크고, 또 그의 기량도 수준급입니다. 퍼거슨 감독도 그가 포함된 전략을 계속해서 구상해왔을 것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루니와 반페르시, 그리고 카가와 신지가 모두 포함된 세명의 공존 시나리오를 생각해보게 됩니다. 첫번째 방법은 카가와 신지가 측면 미드필더로 이동을 하는 것이죠. 하지만 이는 그리 추천하고 싶은 방법은 아닙니다. 카가와 신지가 측면에서 제한적인 활약을 보였던 것이 이미 증명이 되었고, 측면에는 이미 3명의 세계적인 윙어들이 대기를 하고 있습니다. 발렌시아, 애쉴리 영, 나니가 그 주인공들이죠. 이들을 배제하고 카가와에게 무한 신뢰를 주기란 어려운 일입니다.
다른 방법은 4-2-3-1 전술로의 변화를 시도하는 것이죠. 그렇게 되면 반 페르시가 원톱으로, 루니가 좌측면으로, 그리고 신지가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가 되고, 오른쪽 측면에는 나니나 발렌시아가 서게 됩니다. 하지만 이도 어렵습니다. 퍼거슨 감독은 챔피언스리그나 빅클럽과의 중요 경기이외은 4-2-3-1 시스템을 구동하지 않아왔습니다. 수십년간 맨유에서 성공했던 근간을 한 선수때문에 흔들기란 생각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반 페르시가 합류한지 얼마 되지 않아, 어제 경기에서는 카가와가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에, 웰백이 좌측면 미드필더로 나왔습니다. 카가와는 경기내내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한가지 아쉬웠던 점은 아직까지 루니와 호흡이 정상이 아니라는 점이었습니다. 루니와 플레이스타일이 비슷하고, 그러다 보니 동선이 많이 겹쳤습니다. 중앙에서 볼을 잡은 뒤 공격진까지 공을 운반하는 역할을 두 선수가 하게 되면서, 중앙공격수가 비는 현상이 생겨버렸죠. 웰백을 중앙에 놓지 못했던 것은 카가와의 포지션적인 한계를 알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결과적으로 카가와는 정말 좋은 선수였지만, 루니와의 공존과 반페르시가 스쿼드에 합류하면서 입지가 상당히 불안하게 되었습니다. 카가와의 중앙미드필더전환은 지금으로써는 생각하기 어려운 일이고, 그렇다고 측면으로 이동하기도 어렵습니다. 반 페르시가 입단하면서, 카가와의 위치가 정말 애매해졌습니다. 서브로 놓기에는 기량이 너무 좋고, 주전으로 놓기에는 자리가 애매한 카가와입니다. 본인이 이 위기를 잘 헤쳐나갈지를 보는 것도, 큰 관심거리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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