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PR, 부진속에서 피어오른 희망
유럽 이적 시장이 모두 마감되었고, 많은 팀들은 이번 여름에 어느정도의 돈을 들였고, 그에 비해 어느정도의 전력 상승을 이뤄냈는지 계산을 하게 됩니다. 첼시는 이번 시즌 정말 대단한 영입을 해냈고, 토트넘도 모드리치를 내놓은 돈으로 많은 선수를 사왔습니다. 맨유는 반 페르시와 카가와를 데려오면서 공격진의 보강을 꾀했죠. 이 팀들은 항상 구단의 이름만으로도 선수들이 이적을 원하는 곳입니다. 그만큼 많은 선수들이 가길 원하고, 이팀은 선수들의 꿈의 클럽입니다.
이런 소위말하는 빅클럽들은 아무리 못해도 일정수준의 성적을 유지합니다. 선수들의 영입이 그만큼 쉽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름이 나지 않은 스몰클럽들은 세계적인 명성을 떨치고 있는 선수들의 영입이 힘듭니다. 물론 축구가 명성으로 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런던의 작은 클럽인 QPR은 세계적인 선수들을 데려오면서 이적시장을 보는 기자들의 눈을 깜짝놀라게 했습니다. 그리고 많은 언론들이 이번 이적시장의 진정한 승자라고 치켜세우고 있습니다. 맨유출신의 박지성, 인테르출신의 훌리우 세자르, 첼시출신의 조세 보싱와, 레알 마드리드출신의 에스테반 그라네로와 같은 선수들을 정말 많은 돈을 들이지 않고 데려왔습니다.
하지만 QPR의 성적은 1무 2패입니다. 20개의 팀가운데 19위, 실망스러운 성적이 아닐 수 없습니다. 첫경기 스완지시티에서 0:5로 패배한 것은 말하기도 불편한 일이고, 두번째 경기 노리치시티정도는 이겨야했던 상대였습니다. 마지막 맨시티전에서 1:3으로 패배를 했고, 앞으로 두경기는 첼시와 토트넘입니다. 최악의 경우 1무 4패로 시즌 첫 5경기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시작부터 강등권이라는 부담감을 안고 진행되어야하는 일이고, 이 다섯경기 이후 몇경기 더 좋지 않은 경기를 펼친다면 마크 휴즈 감독의 경질설까지 나올 수 있는 상황입니다.
우리나라의 자존심이라고 할 수 있는 박지성 선수가 주장완장을 차고 뛰는 팀입니다. 지금까지 매경기 선발로 나왔고, 매경기 풀타임을 소화했습니다. 칼링컵에서 한 수 아래의 팀을 상대로 대승을 거둔 것 외에는 나머지 경기에서 웃으면서 락커룸으로 향하는 모습을 보지못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QPR이 반전의 열쇠를 갖고 있고, 그 실체가 지난 맨시티전부터 드러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분명히 맨시티전에서 패배는 했지만, 첫 두경기에서 거의 공황에 가까운 플레이를 보여주던 디아키테가 빠지고 레알에서 데려온 그라네로와 지난 시즌 훌륭한 모습을 보여주던 푸를린이 복귀한 중앙미드필더진에서 패스가 이뤄지기 시작했습니다. 이 선수들이 아직 호흡이 부족했고, 상대팀이 워낙 좋은 플레이를 보여주기에 패했습니다만, 지난 경기에서 하나둘씩 패스가 맞아가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지난 경기에서 보지못했던 선수들의 패스플레이가 이어졌고, 원투패스가 보이기도 했습니다.
아직 모든 선수들이 완벽한 컨디션으로 팀에 합류하지 않았습니다. 중앙 혹은 수비에서 대들보역할을 해줄 스테판 음비아와 한 때 세계적인 클래스의 골키퍼였던 훌리우 세자르는 지난 경기에 나오지 못했습니다. 공격에서도 시세대신 앤디 존슨이 나왔지만 두 선수모두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주었던 반면, 선발출장한 자모라는 골을 넣고 연계플레이도 훌륭하게 해주면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었습니다.
호일렛, 타랍, 시세, 매키등 지난 시즌까지 좋은 활약을 보인 공격진 선수들의 폼이 아직 올라오지 않은 듯 보입니다. 그리고 호일렛과 타랍, 매키는 팀적인 움직임보다는 개인돌파를 선호하는 선수들인데 이 선수들이 주전자리에서 빠지면서 점점 팀의 모습을 갖춰가고 있는 모습입니다. 지난 경기에서는 박지성과 숀 라이트필립스가 좌우로 나왔는데, 박지성 선수는 단연좋은 플레이를 펼쳤고, 나머지 한 자리에서 타랍, 매키, 숀라이트 필립스, 호일렛이 경합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네선수의 경합과정이니, 선수들도 경쟁구도가 계속된다면 좀 더 이타적인 플레이를 보여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번 이적시장의 영입은 정말로 효율적인 영입입니다. 유명구단에 있는 선수지만 주전자리를 보장받지 못하는 알짜선수들만을 데려왔고, 이적료도 많이 지출하지 않았습니다. 이 선수들이 팀에 적응하는데 어느정도 시간은 걸리겠지만, 자신의 폼을 찾기만 한다면, QPR은 절대로 밀리지 않을 전력을 갖게 되는 것입니다.
박지성 선수만을 놓고보자면, 경기를 거듭할 수록 전성기의 폼으로 돌아가는 것이 보입니다. 지난 시즌 맨유에서 마지막 경기가 되었던 맨시티전에서 폼이 완전히 떨어진 모습에서 완벽히 부활한 모습입니다. 콤파니, 야야 투레, 자발레타와 같은 선수들에게 1:1에서 뒤쳐지지 않는 모습을 보였고 드리블이 맨유때보다 늘어났습니다. 중앙미드필더에서 윙쪽으로 옮기니 플레이가 더 살아났고, 박지성의 헌신적인 플레이로 보싱와의 오버래핑이 늘어나니 전반적인 공격이 살아나기 시작했습니다. 박지성 선수의 나비효과는 팀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첫경기 스완지시티는 그야말로 악몽과 같은 경기였습니다. 팀이 아닌 선수들의 드리블만 보았고, 그마저도 수준 이하의 것이었죠. 노리치시티전에서는 승점 1점에 만족하는 경기였고, 중원이 보강된 맨시티전에서는 희망의 불씨가 보였습니다. 선수들의 호흡과 이적후 합류하지 못한 선수들이 보강된다면 나머지 경기는 기대할만 합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앞으로 두 경기는 강팀과의 대결입니다. 하지만 첼시와 토트넘 두 팀도 시즌초반 시행착오를 겪고있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음비아, 그라네로, 파울린이 가세한 중원과 박지성이 두텁게 수비를 맡아줄 QPR이라면 강팀과의 경기를 통해 오히려 조직력을 쌓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너무 급하게 생각할 필요없습니다. 어짜피 리그는 35경기나 남아있고, 시즌내내 팀은 위기와 기회를 반복해서 마주치게 됩니다.
희망이 보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시작은 역시나 박지성선수입니다. 박지성의 나비효과가 미칠 QPR의 영향이 기대되며, 많은 클래스있는 선수들이 자신의 폼을 되찾고 조직력이 극대화되었을 시즌 후반기의 경기가 기대됩니다. 한번에 많은 스쿼드가 바뀌었고, 이런 변화의 과정에서 하나의 길을 찾기란 시간이 필요한 법입니다. 다행히도 희망이 보이기시작한 QPR을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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