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디 캐롤 임대, 올여름 최악의 이적

Posted by Soccerplus
2012. 9. 6. 08:13 축구이야기

이번 시즌 유럽 여름이적시장이 끝났습니다. 마지막까지 정말 흥미진진했고, 9월 1일 0시가 지난 뒤 몇팀은 쾌재의 미소를 지었으며, 몇팀은 울상을 지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아마도 마지막 영입시장에서 가장 웃은 팀은 리버풀과의 대결에서 클린트 뎀프시를 영입한 토트넘일 것이고, 가장 울상을 지은 팀은 거의 올 것만 같았던 뎀프시를 놓친 리버풀일 것입니다. 

오늘 말씀드릴 이야기는 바로 이 리버풀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4위까지가 빅클럽이다,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할 수 있는 팀이 빅클럽이다, 사실 다소 모호한 빅클럽의 기준속에서도 여전히 선수들에게는 선망의 대상이고 대규모의 팬을 거느리고 있는 팀입니다. 리버풀은 이번 시즌 새로운 감독을 받아들였고, 이번 시즌 리버풀에는 또 한번 개혁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조 앨런을 사왔고 누리 사힌을 임대로 데려왔습니다. 보리니도 데려왔고 유망주인 스털링을 과감하게 선발기용하고 있으며, 또 다른 유망주 아시아디 역시 데려왔습니다. 거기에 루카스가 지난시즌 부상에서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출혈도 감수해야했습니다. 활발한 활동량을 보여주던 디르크 카윗이 나갔고, 크레이그 벨라미도 나갔습니다. 그리고 앤디 캐롤마저 웨스트 햄으로 임대를 갔습니다. 그리고 주로 공격진에 집중되어있는 선수출혈은 벌써부터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특히 앤디 캐롤의 임대는 상당히 걱정스러운 부분이 많습니다. 

앤디 캐롤을 이렇게 쉽게 내어주어서는 안되는 일이었습니다. 앤디 캐롤은 35m 파운드, 팀 내 최고 이적료를 갖고 있는 선수입니다. 영국 공격수의 계보를 이을 선수이며, 공중볼에서의 활약도는 비교할 선수가 없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지난해 1월에 데려와서 한시즌 반을 기다렸지만 앤디 캐롤의 활약은 보잘 것 없었습니다. 페르난도 토레스의 이적에 대한 보강차원에서 데려온 앤디 캐롤이고 토레스의 리버풀에서의 활약에 비해 보잘 것 없었던 캐롤의 활약은 리버풀의 침몰과 이어졌습니다. 

어찌보면 캐롤은 로저스의 철학과는 맞지 않는 선수입니다. 숏패스를 위주로한 티키타카를 기본색으로 갖고 있는 로저스의 세밀한 축구와 완벽한 제공권으로 선이 굵은 축구와 잘 맞는 앤디 캐롤은 기본적으로 정반대의 성향을 갖고 있습니다. 4-3-3 포메이션에서 원톱의 자리가 아니라면 설자리가 없는 앤디 캐롤이고 그 자리는 루이스 수아레즈에게 낙점이 되어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상황에서 앤디 캐롤에게 끝없는 구애를 했던 웨스트햄의 제의가 있었고, 결국 리버풀은 완전이적이 포함된 계약에 그를 넘겨주었습니다. 앤디 캐롤을 데려올 때의 가격이 워낙에 비쌌고, 그에 투자한 금액의 3분의 1이라도 돌려받고 싶은게 리버풀의 생각이죠. 

하지만 지난 리버풀의 경기를 본다면, 왜 캐롤을 팔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많습니다. 일단 공격수 자체가 부족합니다. 그리고 미드필더에서 짧은 패스가 이뤄지지만 그것이 공격과 연계가 전혀되지 않습니다. 그러니 사이드에서 스털링과 보리니의 돌파에 의존한 공격입니다. 수아레즈가 미드필더까지 내려와서 플레이를 해주는 것도 아닙니다. 상대진영에 깊숙히 들어가있는 수아레즈는 쓸데없이 힘을빼기 일쑤고, 리버풀의 플레이는 계속해서 단순해집니다. 이런 플레이를 할 것이라면 차라리 앤디 캐롤을 그자리에 넣는 것이 훨씬 더 낫습니다. 

앤디 캐롤이 재능자체가 부족한 선수는 아닙니다. 불성실한 선수도 아니고, 많은 이적료에 스타의식을 느끼는 선수도 아닙니다. 지난 시즌 서브 공격수의 역할에도 최선을 다하며 공중볼 경합을 해주었으며, 실제로 후반기에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였습니다. 35m 파운드라는 돈이 그의 실력에 비해 오버페이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지금 리버풀에서 그보다 더 나은 공격수를 찾기 어려운 것도 사실입니다. 

보리니는 윙어의 자리에서 맞지 않는 플레이를 하고 있고, 스털링은 어린 나이에 분전하고 있지만 아직 경험이 부족합니다. 아사이디는 모습을 드러내지도 않았고, 다우닝은 서브멤버로 나오고 있습니다. 3경기에서 2득점에 그치고 있고, 1무 2패, 최악의 상황입니다. 

앤디 캐롤은 부진한 모습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후반전에 확실한 반전카드로 사용할 수 있는 공격자원입니다. 90분내내 숏패스로 상대의 목을 조를 수 있다면 좋겠지만 매경기 그런 식으로 승리하기느 힘듭니다. 그런 상황에서 반전을 꽤하여줄 선수가 앤디 캐롤이고, 또 수아레즈가 부상을 당하기라도 한다면 그 자리를 대체할 수 있는 유일한 선수인데, 그를 떠나 보냈습니다. 수아레즈가 부상이나 징계를 당하기라도 한다면 리버풀은 당장 센터포워드없이 공격을 이끌어야 합니다. 

물론 로저스의 생각도 이 자원만 가지고 공격을 하려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뎀프시와 오랜 시간동안 링크가 되어있었고, 합의가 이뤄지는 듯 했습니다. 거기에 이적 시장 막판에는 아스날의 월콧, 첼시의 스터리지와 연결이 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실패가 되었습니다. 8월 30일에 앤디 캐롤을 임대해주었기에 이적 시장 마지막날 뎀프시를 영입한다는 계획이었던 것으로 보이지만 토트넘에게 빼앗겼고, 앤디 캐롤을 넘겨준 것을 엄청나게 후회하게 되었습니다. 뎀프시나 다른 선수를 데리고 왔더라도, 앤디 캐롤을 붙잡아야 했었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리버풀의 공격에는 파괴력과 경험이 부족한데, 그를 메워줄 선수가 바로 그이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스타일에 맞는 선수들을 데리고 전술을 짜는 것이 가장 좋은 일이겠지만 때로는 가용인원을 가지고 최고의 효용을 내는 전술을 구사하는 것도 감독의 임무입니다. 하지만 로저스 감독의 플랜에는 그가 없었고, 이렇게 경솔한 일을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지난 시즌 초반에는 리버풀에 대한 기대를 많이 했었는데, 이번 시즌은 그렇게 전망이 밝은것 같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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