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니의 역할 변경, 맨유 중원의 해답일까
이번 여름 이적 시장에서 카가와와 반 페르시, 그리고 닉 포웰과 뷔트너를 영입하면서 부족한 포지션을 메운 맨유입니다. 루니가 2개월간 부상을 당했습니다만 반 페르시는 2경기 연속골에 지난 경기에서는 해트트릭을 기록하면서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었습니다. 맨유의 전력은 지난 시즌보다 더 강해져보이며, 특히 반 페르시가 합류한 공격진은 유럽최고수준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도 맨유의 고질적인 문제점은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바로 중앙미드필더의 이야기지요. 맨유는 중앙 미드필더의 질이 현저히 떨어집니다. 그리고 그 전략적인 측면에도 가용성이 떨어지는 선수들이 많습니다. 스콜스는 말할 것도 없는 40줄을 바라보는 노장이고, 캐릭도 이제 노장축에 속합니다. 클레버리와 안데르손, 그리고 포웰은 아직 검증이라는 측면에서 주전으로 매경기 뛰기는 어려운 선수입니다. 플레쳐는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 상황이죠.
비디치, 퍼디난드, 에반스, 스몰링, 필존스가 있는 중앙 수비진에 반 페르시, 루니, 치차리토, 웰백, 카가와가 있는 공격진, 나니, 애쉴리 영, 발렌시아, 긱스가 있는 윙어진, 하파엘, 에브라, 뷔트너에 파비우까지 미래자원으로 계산을 한다면 맨유는 세계수준의 스쿼드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단 한부분 빼고, 바로 중앙미드필더입니다.
이런 중앙미드필더의 질적인 부족은 이미 많은 경기에서 약점을 노출했습니다. 일단 중원에서 압박이 들어올 경우, 압박에 강하지 않은 미드필더들이 주도권을 내주고 경기를 하는 경우가 잦았습니다. 지난 에버튼전에서 볼 수 있듯 펠라이니와 같이 피지컬이 되는 미드필더에게 맨유의 중원진은 맥없이 무너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특히 한경기 한경기에 집중을 하는 챔피언스리그의 경우 맨유에 대한 해답은 뻔한 상황이었고, 지지난 시즌 챔스 결승전, 그리고 지난시즌 바젤과의 경기에서 그 약점을 노출했습니다.
루니는 그의 자서전에서 그의 공격수에서의 역할이 끝난다면 미드필더에서도 뛸 준비가 되어있다는 언급을 했습니다. 루니는 미드필더로의 보직변경이 지금이 아닌 미래의 어느 한 순간이라고 못박았지만 이를 받아들이는 영국의 반응은 심상치 않습니다. 지난 시즌에도 중앙 미드필더로 나선적이 있었고, 공격진이 포화상태인 이번 시즌에, 그의 보직변경이 이뤄질 수도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루니의 축구 재능은 그의 포지션에 제약을 걸지 않는듯 합니다. 많은 활동량과 넓은 시야, 뛰어난 패스감각과 몸싸움을 꺼려하지 않는 그의 성향, 그리고 지칠질 모르는 체력은 EPL에서 성공할 수 있는 중앙미드필더의 정석적인 면을 모두 갖고 있습니다. 거기에 넓은 시야와 패스감각의 측면에서 스콜스를 이을 대체자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루니가 중앙미드필더로 나왔던 지난 시즌의 경기에서 맨유의 모습은 그렇게 좋지 못했습니다. 루니는 톱의 자리에서 내려와서 패스를 받아주는 역할에 익숙했고, 중앙에서부터 치고나오는 모습은 많이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거기에 맨유의 공격이 루니 중심으로 짜여져 있어서 공격진이 힘을 쓰지 못했습니다. 양 윙어의 플레이도 제한적으로 변했고, 전방에서 상대를 흔들던 웰백과 치차리토도 골을 기록하지 못했습니다. 루니가 맨유에서 갖고 있는 힘은 대단합니다.
그러나 올시즌 루니의 중앙 미드필더 이동설이 나도는 이유는 반 페르시의 존재때문입니다. 루니를 대체할 수 있는 완벽한 자원인 반 페르시가 완벽한 적응력을 보여주었고, 카가와, 치차리토, 웰백이 건재한 공격진에 그가 있는 것 보다, 상대적으로 빈약한 중앙으로 내려오는 것이 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루니의 중앙이동, 이는 맨유의 해답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맨유의 중앙영입은 그 시기가 지나도 한참지났습니다. 대런 플레쳐가 풀시즌을 뛸 수 없을 조짐이 보이던 2010-2011 시즌을 앞두고 중앙을 보강했어야 했습니다. 야심차게 영입한 안데르손에 대한 집착은 맨유의 중앙영입을 미루게 하는 원인이었고, 주요경기에 출장시켰지만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하며 시즌 말미 중요경기에는 긱스가 선발출장했습니다. 긱스와 스콜스의 건재도 그 이유중하나였습니다만, 39세의 선수가 팀의 중심을 맡고 있는 것은 상당히 비정상적인 일입니다.
세계에서 몇손가락안에 드는 두 명의 공격수를 두고 있으면서 두 선수의 호흡을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은 말이 안되는 일입니다. 세계 최고의 공격수 두명을 보유하고 있으면서, 그정도면 되었으니 한 선수는 이동하자라고 하는 생각은 말이 안됩니다. 그의 서브진을 이룰 카가와, 웰백, 치차리토에 대한 미련이 있고, 이 모든 선수들을 키우고 싶어하는 생각도 엿보입니다. 하지만 과유불급이라고, 이 모든 선수들에게 동등한 기회를 주면서 정상적인 성장을 바라기는 어렵습니다. 무엇을 하나 포기하지 않고는 모두다 그르칠 가능성이 있습니다.
루니가 뛰어난 축구 DNA를 갖고 있음은 인정하지만, 미드필더에서보다는 공격수에 더 어울리는 선수입니다. 전략적으로 선수의 포지션을 바꾸기에는 이미 공격수로의 역할에서 엄청난 성공을 거둔 선수죠. '공격력이 뛰어난 미드필더'로의 변신을 생각하기에는 포기해야할 공격본능이 너무나 뛰어난 선수입니다. 공격수에게 뛰어난 패싱능력과 활동량을 지닌 것은 다른 공격수에 비해 비교우위가 될 수 있지만, 미드필더로 내려오면 그 패스는 당연히 가져야 할 덕목들이 되어버립니다.
맨유는 돈이 없어서 선수를 못사는 클럽이 아닙니다. 이러한 빅클럽에서 더 좋은 미드필더를 구하지 못한다는 것은 말이 안됩니다. 그리고 그때문에 세계적인 공격수가 포지션변경을 꾀한다는 것도 어불성설입니다. 선수들의 부상으로 한두경기의 포지션변경은 있을 수 있지만, 다른 맨유급 미드필더의 영입없이 루니의 미드필더 전환은 미봉책일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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