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겨둔 치명적 약점 모두 드러난 우즈벡전

Posted by Soccerplus
2012. 9. 12. 10:00 축구이야기


당초 무조건 승리를 기대한다, 혹은 이 경기를 통해 브라질행의 가능성을 99%로 만든다는 기대를 갖고 펼쳐졌던 우즈벡과의 최종예선 3차전은 졸전이었습니다. 2:2의 무승부가 다행스러울 정도로 우리나라는 좋지 못한 경기를 했습니다. 이대로 간다면 오히려 우리나라에게 최종예선 후반 무섭게 치고 올라올 것으로 보이는 우즈벡에게 승점 3점을 주지 않았다는 것이 매우 다행으로 느껴집니다. 우리나라는 이로써 2승 1무로 조1위를 간신히 지키게 되었고, 다음 경기인 이란원정 결과에 따라 1위를 내어줄 수도 있는 위치에 서게 되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경기를 보면서 상당히 불만스러웠을 것 같습니다. 물론 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최강희호는 지난 2월 쿠웨이트와의 첫경기를 치룬후 매경기 좋은 결과를 내면서 호평을 받았습니다. 물론 여러가지 약점은 있었습니다만 결과가 좋았기에 상당히 긍정적인 기대를 했습니다만, 어제 경기에서는 우리가 숨겨두었던 약점이 다시한번 수면위로 드러났습니다. 오히려 다행일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음 경기는 이번 월드컵 예선 전체 경기중에 가장 어려운 경기로 생각되는 이란과의 경기입니다. 지금껏 드러났던 약점들을 잘 보완해서, 남은 경기에서 거울삼아 더 좋은 경기로 반영을 해야겠습니다. 

1. 아랍원정에는 늘 약하다

이번 경기에서 우리나라는 아랍의 압도적인 응원과 질퍽한 그라운드 사정에 엄청난 고전을 했습니다. 이는 최강희호에만 해당하는 일이 아니라, 늘 우리나라에게 있었던 일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매경기 이러한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승리를 장담했습니다. 특히 오늘 경기에서 잔디사정은 주요한 찬스에 많은 관련을 했습니다. 우리나라의 수비수들은 공을 쫓아가다가 넘어지면서 상대편에게 찬스를 내어주었고, 이는 첫번째 골에 간접적으로 관련하기도 했습니다. 카타르와의 경기에서 우리나라는 대승을 거뒀습니다만, 카타르의 축구 인프라는 상당한 수준입니다. 잔디에 대한 부담이 별로 없었죠. 

우즈벡에게 우리나라는 강했습니다만 타슈켄트에서는 좋지 못한 기억도 있습니다. 이를 잘 대비했어야 했고, 아랍원정이라는 특수성도 감안을 해야했습니다. 우리나라는 그에 대비하지 못하며 자멸했고, 좋은 찬스에서도 선수가 넘어지는 경우가 잦았습니다. 상대의 일방적인 응원도 무서웠죠. 상암구장에서는 늘 일어나는 파도타기응원이 그렇게 무섭게 느껴진 적은 처음이었습니다. 우즈벡은 그나마 선수들의 매너가 좋은 편이죠. 다른 경기에서는 침대축구까지 감안을 해야합니다. 

2. 수비불안, 오른쪽 풀백은 누구?

이영표선수의 대표팀 은퇴이후 많은 선수들이 왼쪽 풀백의 자리를 거쳐갔고 박주호의 등장이후 좌측풀백은 어느정도 안정이 되어가는 모습입니다. 하지만 오른쪽 풀백은 많은 선수들이 오고갔지만 여전히 오리무중입니다. 고요한, 최효진, 오범석등이 시험을 받았고, 이번 경기에서는 고요한 선수가 전격으로 선발출장했죠. A매치 3경기출장의 고요한 선수가 나서기에는 월드컵 최종예선이라는 무대가 너무나 커보였습니다. 실수를 연발하면서 밸런스를 완전히 무너뜨렸죠. 수비에서도 공격에서도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주고, 후반전에는 자신감마저 잃어버린 모습이었습니다. 

부상회복이후 정상적인 활동량을 기대하기 힘든 이청용선수와 고요한을 같이 오른쪽에 묶어둔 것은 상대편을 얕본 용병술이었습니다. 상대방은 우리나라의 오른쪽을 매우 쉽게 들락날락했고, 이는 경기내내 우리나라에게 아킬레스건이 되었습니다. 주인이 없는 오른쪽 풀백의 자리도 이 졸전에 큰 몫을 했습니다. 

3. 곽태휘와 이동국

곽태휘선수는 어제 경기에서 천금같은 골을 터뜨리며 우리나라를 살렸지만 사실 수비력자체는 최악이었습니다. 패스미스가 연발되었고, 수비라인에서 위험한 장면을 많이 연출했죠. 가까이 있던 고요한이 무너지는 바람에 그 부담이 더하기는 했지만 곽태휘선수의 수비력은 좋지 못했습니다. 아크근처에서 프리킥을 노리는 선수들에게 파울을 내어주기도 했죠. 하지만 이를 대체하기에는 다른 선수들의 여유가 많지 않다는 점, 그리고 그정도의 준비를 할정도로 평가전의 기회가 없었습니다. 수비라인의 세대교체는 반드시 필요하며 그 시기는 브라질 월드컵을 2년앞둔 지금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강희 감독이 국가대표감독에 들어오면서 이동국선수의 중용은 어느정도 예상이 되어있던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어제 경기에서는 이동국에 대한 무한 애정이 좀 지나쳤습니다. 이동국선수는 한골을 넣었지만 그 이외의 모든 플레이에서 기대이하였고 패스미스를 연발했습니다. 그의 두번째 골장면도 어이없는 그의 실수에서 운좋게 다시 크로스가 넘어온 것이었죠. 매경기마다 이동국선수는 선발명단에 자리잡습니다. 하지만 대표팀에서 최강희 감독의 전략과 잘 맞아보이지도 않고, 활동량과 투지도 부족했습니다. 대표팀 원톱=이동국이라는 공식이 깨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4. 김신욱이 들어가면 공격패턴은 한가지다

최강희호가 그동안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이유를 한가지 뽑아보자면 김신욱을 가장먼저 뽑고 싶습니다. 강력한 제공권과 투지넘치는 플레이는 우리나라보다 수준이 낮고 제공권을 장악하지 못하는 많은 팀들에게 힘을 발휘했습니다. 매경기 최강희감독은 그를 60분즈음에 투입을 했고, 더 빠른시간에 투입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그가 들어가면 우리나라는 무조건 그의 머리를 노립니다. 알고도 막지 못하는 방법일정도로 그의 제공권은 엄청납니다. 

하지만 어제 경기에서 그 파괴력은 예전만 못했습니다. 이제는 너무나 노출된 카드이고, 상대방도 그에 따른 대비를 잘했기 때문입니다. 김신욱선수는 오늘경기에서 40분을 뛰었고, 그가 들어온 이후 우리나라는 그의 머리에 집중했습니다. 우리나라가 90분중 40분을 한 선수에게 의존할 정도의 팀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측면돌파도 가끔씩은 있었지만 막판에는 아예 전문 윙어는 김보경하나 뿐이었습니다. 방법은 한가지이고, 상대는 그것에만 잘 대비를 하면 됩니다. 또 다른 조커의 발굴, 또 다른 전술의 도입이 절실하게 느껴졌습니다. 

5. 기성용의 비중은 엄청나다

우리나라의 중원은 그 어느때보다 단단하며, 그 중심은 기성용입니다. 올대뿐만 아니라 성인대표팀에서도 그의 존재감은 엄청나죠. 하지만 어제 경기에서 기성용은 좋지 못했습니다. 활동량 자체가 적었고, 상대방의 집중 견제를 받기도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에서 기성용 선수는 빨리 지치는 모습을 보였고, 날카로운 패스를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좋지 못한 컨디션에서도 그는 여전히 주전입니다. 그의 대체자가 없기 때문입니다. 

오늘 그의 파트너로 나왔던 선수는 하대성이었습니다. 하대성선수는 초반 적응을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후반전 우리나라의 비정상적인 균형에서도 균형을 잡아주었습니다. 오늘 경기만 놓고 기성용과 하대성을 평가하자면 하대성이 훨씬 더 잘했습니다. 하지만 다음 경기에서, 그다음 경기에서도 기성용 선수는 선발로 나와야합니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이런 기성용선수가 정상컨디션이 아닌상황에서 풀어줄 선수가 필요합니다. 구자철선수가 가장 좋은 답이 되겠지만, 아쉽게도 다음 이란원정까지는 부상일 것입니다. 탄탄한 중원이라고 하지만, 여전히 보강이 필요합니다. 


기대를 많이 했지만 실망이 훨씬 더 큰 경기였습니다. 우리나라는 늘 이러한 졸전뒤에 좋은 경기를 보여주고는 했습니다. 다음 이란전에서는 이러한 아쉬운 면을 잘 보완해서 반드시 승리해주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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