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과 맨시티의 축구 전쟁, 최고의 승부였다
이번 챔피언스리그 조추점이 마무리되면서 사람들의 눈은 D조에 몰렸습니다. 레알 마드리드와 맨체스터 시티, 유럽의 양대리그인 EPL과 라리가의 챔피언들이 만났습니다.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멤버들을 보유하고 있고, 거기에 열정적인 팬들을 보유하고 있는 두 팀의 대결은 경기가 시작되기도 전에 마치 16강 토너먼트를 보는듯 열기가 대단했습니다. 내년 5월 결승전에서 만났어도 이상하지 않았을 두 팀이죠.
이번 경기를 앞두고 레알 마드리드의 무리뉴감독은 '역사는 돈으로 살 수 없다'며 맨체스터 시티를 비꼬았습니다. 거기에 맨체스터 시티의 만치니 감독은 '돈으로 역사를 살수 없지만, 이제부터 역사를 만들어 나가는 중'이라며 응수했죠. 인테르 밀란의 전임감독들의 대결이라 더 관심을 모은 두 팀의 대결이었습니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오늘 경기에서 무리뉴 감독은 호날두-이과인-디 마리아를 전방에 두고 중원에 에시앙, 케디라, 사비 알론소를 두었습니다. 맨시티는 테베즈-나스리-실바 쓰리톱에 하비 가르시아, 야야 투레, 가레스 배리를 놓으며 응수했습니다. 중원이며 공격이며 두 팀은 최고의 선수들을 선발로 내세웠고 후보 명단에도 에딘 제코, 벤제마, 외질, 모드리치등 좋은 선수들이 대기를 했습니다.
전반전은 양팀이 탐색전을 펼치는듯 차분한 경기로 임했습니다. 다소 지루할 정도로 조심스러운 경기를 펼쳤습니다. 야야 투레가 이끄는 맨시티의 중원이 있었다면 레알은 디 마리아와 호날두의 측면이 있었습니다. 맨시티의 만치니 감독은 전반전에는 실점을 하지 않는 경기에 만족을 했는지 양쪽 풀백의 오버래핑을 최대한으로 줄이면서 수비적인 경기를 펼쳤습니다. 호날두와 디 마리아의 중거리슛이 연달아 이어졌지만, 조 하트의 선방과 수비벽에 막혔습니다.
후반이 시작하자 먼저 레알 마드리드가 피치를 올렸습니다. 맨시티를 완전히 자신의 진영에 가둬놓고 후반 시작부터 약 15분까지 공격을 펼쳤습니다. 호날두와 디 마리아가 좋은 찬스를 만들었습니다만 이과인의 마무리가 아쉬웠습니다. 골을 넣지 못하면서 초조해진것은 레알이었고, 웃는 것은 맨시티였습니다. 무리뉴감독은 모드리치와 벤제마, 메수트 외질을 투입했고, 만치니 감독도 콜라로프와 에딘 제코를 투입하면서 후반 막판 공방전을 준비했습니다.
양팀의 균형을 깬것은 야야 투레였습니다. 후반전 초중반까지 '레알 마드리드 타임'이 계속되었지만 골을 넣지 못했고 야야 투레는 다소 지루한 패스가 이어지던 레알 마드리드의 공을 커트하면서 전방으로 내달렸습니다. 갑작스런 역습에 레알선수들은 당황했고, 야야 투레는 침투하던 에딘 제코에게 패스를 넣었고 제코는 놓치지 않고 골을 성공시켰습니다. 후반전 23분, 팽팽했던 양팀의 균형이 깨지는 순간이었습니다.
갑작스럽게 실점한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은 상당히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갑자기 체력이 떨어지는 모습이 보였고, 선수들의 공격가담이 줄어들었습니다. 체력도 체력이고 한 골을 더 실점하면 경기를 완전히 내어줄 수 있다는 심리가 반영된 것이죠. 하지만 실점한지 7분만에 레알 마드리드는 마르셀로의 중거리슛으로 균형을 맞추는데 성공했습니다. 골을 넣기전에 두차례 왼발 중거리슛이 매우 위협적으로 날아갔었는데, 이번엔 오른발로 찬 슛이 수비수에 굴절되면서 들어갔습니다.
1:1, 양팀은 남은 15분동안 남은 힘을 다 쏟아부으면서 쉴새없는 공방전을 펼쳤습니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는 양 팬들의 함성으로 가득찼고, 무언가 더 골이 터질듯한 분위기가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후반 40분, 다시한번 균형추가 무너졌습니다. 맨시티의 프리킥 찬스에서 콜라로프가 골을 넣은 것이죠. 상당히 먼거리였고, 슛을 노린 것도 아니었지만 상당히 지능적으로 커브를 그린 공이 그대로 골대로 빨려들어갔습니다.
남은 시간은 5분, 로스타임을 생각해도 10분이 채 남지 않은 시간이었고, 상대는 EPL최고의 수비진을 자랑하는 맨시티였습니다. 하지만 레알은 이 역사적인 경기를 조금 더 특별하게 만들었습니다. 실점을 하자마자 벤제마가 정말 대단한 결정력으로 골을 넣은 것이죠. 이날 선방을 계속하던 조 하트도 꼼짝 못할정도로 구석으로 빨려들어갔고, 이 골로 인해 2:2 다시한번 동점이 되었습니다.
후반 종료가 가까워지는 상황에서 이날 경기의 주인공은 역시나 호날두였습니다. 전반 초반 중거리슛을 난사했지만 영점조절이 되지 않는 모습에 상당히 좋지 않은 표정으로 경기를 뛰던 호날두는 종료직전 좌측면에서 1:1 돌파를 시도했습니다. 사이드라인으로 치고 들어가기보다는 직접 슛을 노렸고, 이는 조하트 바로 앞에서 바운드되는 절묘한 골이 되었습니다. 3:2 경기가 끝나는 순간이었고, 양팀에게 기억에 남는 경기가 되었습니다.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 1차전부터 정말 대단한 승부였습니다. 막판 25분동안 5골이 모두 터졌고, 특히 종료직전 5분동안 3골이 터지는 극장과도 같은 경기였습니다. 죽음의 조에 놓인 맨시티는 첫경기 패배로 인해 남은 경기가 부담스럽게 되었고, 레알은 이 어려운 조에서 시작을 잘 했습니다. 제코, 콜라로프, 벤제마등 양팀 감독의 용병술이 빛나는 경기였고, 다음에 펼쳐질 맨시티의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의 리턴 매치가 기다려집니다. 정말 새벽에 대단한 경기를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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