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의 센터백 기용이 반가운 이유
여름 이적시장에서 빅클럽의 유혹을 뿌리치고 스완지시티라는 실속을 챙긴 이적을 했고, 기성용 선수는 영리한 선택을 한 듯 싶습니다. 미하엘 라우드럽의 강력한 구애에 자신의 미래를 맡긴 기성용 선수이고 벌써부터 컵대회 2경기, 리그 2경기를 출장했습니다. 이적을 한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만 이번 시즌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스완지시티의 주전자리에 연착륙하는데에 성공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지난주 주말경기와 이번 컵대회에서 기성용 선수는 낯선 포지션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바로 센터백의 위치에서 뛴 것이죠. 키가 크고 덩치가 좋은, 거기에 수비력까지 갖춘 선수긴 하지만 전문 센터백으로 뛴 기억은 거의 없습니다. 특히 프로데뷔이후에는 거의 모든 경기를 미드필더의 위치에서 경기를 펼쳤었는데 에버튼전 중반부터 센터백, 그리고 어제 새벽열렸던 캐피탈원 컵에서도 센터백의 위치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주전 선수들의 부상에 에버튼 전에서는 주축 센터백인 앨런 테이트선수가 최악의 경기를 펼치는 바람에 기성용선수가 센터백에서 플레이를 했고, 어제 경기에서는 센터백에 다른 선수가 벤치에 앉아있음에도 불구하고 센터백으로 풀타임을 뛰었습니다. 기성용이 에버튼전에서 센터백으로 나온 이유는 그가 테이트보다 빠르기 때문이었고, 그가 센터백으로 내려오자 경기가 어느정도 안정이 되었습니다.
이정도 되면 조금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기성용선수가 계속해서 센터백으로 나오면 어쩌냐와 같은 걱정이죠. 미드필더에서 가장 좋은 활약을 보여주는 기성용 선수였는데, 미하엘 라우드럽감독이 그를 센터백으로 낙점하고 앞으로 이 포지션에서 기용을 하지는 않을까라는 생각입니다. 기성용 선수는 미드필더의 역할에서 최고의 능력을 보여주고 24세의 나이에 포지션변경은 선수의 성장에도 걱정스러운 일이지요.
하지만 이같은 생각은 '앞으로 계속 센터백으로 나오면 어떡하지?'라기보단 '얼마나 기성용을 믿으면 센터백으로 기용할까'정도가 맞는 것 같습니다. 일단 에버튼전에서 감독의 코멘트를 보면, 테이트보다 빠른 선수가 필요했다면서 기성용을 센터백으로 내렸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기성용선수를 잘 파악하고 있고 그를 신뢰하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다른 어린 선수들을 센터백으로 대체할 수 있었습니다만, 부담스럽지않은 캐피탈 원컵에서 그를 다시한번 시험하면서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하는 것입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마이클 캐릭이나 아스날 시절의 알렉스 송도 수비진이 부상으로 구멍이 뚫렸을 때 센터백으로 자주 출장한 경험이 있습니다. 유스들이 넘쳐나는 맨유와 아스날과 같은 클럽에서 이 같은 미드필더 선수들을 수비로 내린 다는 것은 그만큼 이 두 선수들을 믿는 다는 것이죠. 기성용 선수의 센터백 기용도 이 연장선상에서 생각을 해도 될 것입니다.
거기에 초반 스완지시티의 센터백 고갈속에 기성용 선수가 센터백으로 잠시나오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시행착오를 겪을 수도 있겠지만 기성용선수가 비교적 약한 부분인 수비적인 측면의 발전도 꾀할 수 있습니다. 수비라인을 맞춰가면서 본인이 수비형 미드필더로 더욱 더 균형있는 발전을 할 수 생각해 볼 수 도 있다는 것이죠.
무엇보다 이러한 센터백으로의 포지션변경이 감독의 신뢰를 대변해 주는 것 같아 기분이 좋습니다. 이적한지 한달도 되지 않은 선수의 진가를 알기위해 여기저기 투입하는 모습은 앞으로도 기성용 선수가 중용을 받을 것이라는 생각을 들게 만듭니다. 좋은 데뷔전을 치뤘고, 팀에 적응하는데에도 무리가 없어 보입니다.
센터백 기성용이라는 것이 어울리지 않다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다재다능한 기성용선수의 능력을 증명해주는 듯 싶습니다. 앞으로 성장할 부분이 더 많은 선수이고, 이러한 포지션 변경도 충분히 그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음 경기는 최고의 피지컬을 자랑하는 스토크시티와의 원정경기입니다. 센터백으로 나오든, 미드필더로 나오든, 기성용 선수는 최고의 떡대들과의 경기에서 또한번 치열한 경기를 펼칠 것입니다. 그리고 더 좋은 경기력을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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