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난한 이란전, 승무패 가상 시나리오
오늘에서 내일로 넘어가는 새벽, 우리나라는 이란과 물러설 수 없는 한판승부를 펼칩니다.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4차전에 우리나라는 이번 최종예선일정가운데 가장 어려운 상대를 만나게 됩니다. 그간 우리나라는 이란징크스를 이겨내지 못하며 각대회에서 이란에게 패배했던 기억이 있고, 지난 남아공월드컵최종예선에서도 홈과원정에서 모두 1:1로 비기며 호각세를 보였습니다. 이란은 경험이 많은 선수들을 주로 배치시키며 과거의 기억을 되살리려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그때와는 많이 달라진 라인업으로 이란전에 임하게 될 것입니다.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싸움입니다. 왠만한 월드컵 본선에서의 경기보다 더 승리를 점치기 어려울 정도로 이란원정은 힘듭니다. 무승부를 거두기만 해도 만족스러운 결과라고 할 수 있을 정도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우리는 역대 4번의 이란원정에서 2무 2패를 기록하면서 한번도 승리를 거두지 못했고, 홈텃세와 매끄럽지 못한 잔디, 고지대 적응문제, 10만홈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속에 우리나라 선수들은 늘 움츠러든 경기를 펼쳐왔습니다.
하지만 이란이 우리가 알던 이란의 전력이 아니라는 것에 희망을 걸어봅니다. 세대교체에 실패한 이란은 수년째 우리나라와의 경기에서 모습을 보이던 카리미, 쇼자에이, 테이무리안, 네쿠남같은 선수들이 여전히 주축전력으로 활약하고 있고, 이란의 대들보였던 공격수 하셰미안의 은퇴이후 제대로된 공격수를 찾지 못하면서 공격에 애를 먹고 있습니다. 지난 3경기동안 그들이 넣은 골은 단 1골에 불과하며 3경기에서 그들은 1승 1무 1패로 지난 경기에서는 우리조 최약체로 꼽히는 레바논에게도 패했습니다.
퀘이로즈가 감독에 부임한 이후, 팀을 제대로 이끌지 못한다는 것도 큰 문제입니다. 작년부터 이란의 대표팀을 맡은 이후, 퀘이로즈 감독은 세대교체를 단행했습니다만 그 결과가 좋지 못했고, 좋은 선수들을 찾지 못하면서 카리미, 네쿠남과 같은 선수들을 다시 불러들였습니다. 거기에 외국의 귀화선수들을 급하게 불러들이면서 대표팀의 조직력은 모래알에 가깝습니다. 첫경기에 우즈벡에게 승리했지만 두번째 경기를 무승부로 기록했고 마지막 경기를 패하면서 팀의 전력은 점점 불안해지고 있다는 평가이니다.
우리나라가 이번 경기에서 이란을 누르면 4경기에서 승점 10점을 따내면서 조1위자리를 확고하게 지킬 수 있습니다. 가장 강력한 경쟁자인 이란과의 승점차를 6점차로 벌리고, 거기에 골득실에서도 우리나라(+6)은 다른 경쟁팀들 이란(0), 카타르(-2)보다 훨씬 앞서기에 앞으로의 일정이 매우 수월해집니다. 구자철, 홍정호등 부상선들이 복귀하고 해외파 선수들이 자리를 잡으면서 전력상승요인이 더 많다고 생각을 해본다면, 우리나라의 브라질 월드컵 본선행은 상당히 근접해 있다고 봐야합니다. 물론 승리를 가정하고 말입니다.
이번 경기에서 승리를 한다면 남은 4경기에서 2승만 가져올 수 있어도 우리나라는 지난 남아공 월드컵의 최종예선 승점(16점)과 같게 되며, 남은 4경기중 3경기가 홈경기라는 점에서 이 부분은 어렵지않게 달성할 수 있어보입니다. 거기에 우리나라를 제외한 남은 4나라가 서로 물고 물리는 접전을 펼치며 승점을 따지 못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이번 승리는 독주체제를 완전히 굳히는 승리가 될 것입니다. 이번 경기를 승리한다면 우리나라는 브라질행의 9부능선을 넘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긴다는 것이 그리 쉽지 않은 일이기에 무승부를 가정해본다면, 앞으로 조금 더 긴장을 하고 경기를 해야한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현재 승점 3점차이이고, 다른 경기에서 카타르가 우즈벡을 누른다면 우리나라는 카타르와 승점 1점차가 되면서 턱밑까지 쫓기게 되죠. 물론 2위까지 본선에 진출할 수 있으니 월드컵의 가능성은 여전히 크게 열려있게 되지만, 그런 상황까지 생각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현실적으로 무승부를 가정해도 우리나라의 브라질행은 상당히 긍정적입니다. 어려운 우즈벡, 이란원정을 무승부로 마쳤고, 이제는 그들과의 홈경기가 예정되어있으니 패배를 하지 않은 것도 상당한 수확이라고 할 수 있겠죠.
패배를 한다면 우리조는 상당히 혼란스럽게 돌아갈 것입니다. 우리나라가 3점이상차이로 지지만 않는다면 우리나라는 골득실차이로 1위를 차지하게 됩니다. 그리고 다른 경기에서 카타르가 이긴다면 승점 7점으로 세팀이 동률을 이룹니다. 남은 경기에서 세팀중 어떤 팀이 떨어지더라도 이상할게 없는 상황이 되는 것입니다. 최소한 무승부를 기록하고, 앞으로의 일정을 고려하면 반드시 승리를 해야한다는 생각입니다.
이란과의 원정은 앞에서 말씀드렸듯 매우 어려운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무조건 승리를 주문하기는 어렵습니다만, 최근 골행진이 무서운 손흥민과 컨디션을 끌어올린 박주영을 앞세워 이란의 골문을 잘 공략해주기를 바랍니다. 풀백들의 지원들도 중요하겠지만, 두터운 수비를 우선으로 한 뒤, 골을 내주지 않는 플레이를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후반전까지 백중지세가 계속된다면 우리나라는 김신욱이라는 확실한 조커카드도 있습니다. 공격적으로 많은 카드를 보유하고 있는 우리나라이고, 이번 경기에서 승리를 거둬 브라질 월드컵 본선행에 조금 더 가까워지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