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니-반페르시, 위용드러낸 최강투톱
지난 8월, 축구팬들을 깜짝놀라게할 이적이 있었습니다. 이번 여름이적시장 최고의 이적으로 뽑히는 아스날의 캡틴 로빈 반 페르시의 맨유행이었습니다. 그에게 들인 돈이 얼마이고, 그에게 돌아가는 주급이 얼마인지보다, 아스날의 상징과도 같았던 반 페르시의 이적은 충격적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앙리, 파브레가스와는 차원이 다른 이적이었고, 반 페르시는 맨유의 20번째 우승을 위해 등번호 20번을 달면서 아스날 팬들의 화를 더욱 더 돋구웠습니다.
아스날 팬들은 매우 분개했지만, 세계의 많은 축구팬들과 특히 맨유팬들은 설렘을 감출 수가 없었습니다. EPL최고의 공격수였던 두 선수, 로빈 반 페르시와 웨인 루니가 만나 이룰 투톱의 모습을 기대하게 되었습니다. 뛰어난 개인기량을 갖고 있으면서도, 팀플레이에 일가견이 있는 두 선수의 호흡은 맨유를 다시한번 패권으로 인도해줄 것으로 기대가 되었습니다. 웨인 루니가 부상탓에 제대로 두 선수가 호흡을 맞출 기회는 없었지만, 두 선수가 한 팀에 있다는 것으로도 정말 대단한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두 선수가 호흡을 점점 맞춰가면서, 맨유의 공격력은 더욱 더 파괴력을 갖춰가고 있습니다. 반 페르시가 조금 더 전진된 위치에, 루니가 그아래의 자리에 위치하면서 두 선수의 호흡을 위한 최고의 조합을 찾아냈고, 두 선수의 파괴력은 스토크시티전에서 그 위용을 드러냈습니다. 팀이 넣은 4골중 모든 골에 관여하면서, 이 투톱이 잉글랜드를 넘어 세계최고의 투톱으로의 발전 가능성을 보여주었죠. 특히 팀이 0:1로 뒤지고 있던 전반전, 루니가 측면에 있던 반 페르시에게 패스를 하고, 다시 문전으로 쇄도해들어가며 반 페르시의 크로스를 헤딩골로 연결하는 장면은 이 투톱의 역사에 서곡이 되는 듯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맨유는 반 페르시의 영입이후, 지난 시즌과 많은 공격진에서 변화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발렌시아, 나니, 애쉴리 영이 많은 공격포인트를 올리며 측면에서 공격의 실마리를 풀었던 것과는 달리, 공격이 공격수들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볼을 소유하면서도, 경기를 풀어갈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한 두명의 공격수의 존재는, 공격진의 무게중심을 날개에서 중앙으로 가져오도록 만들었고, 자연스럽게 수비진의 견제범위도 늘어나면서 작년과 비교해보았을 때 공격에서 확실히 숨통이 트이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작년 맨유의 문제점은 한번 풀리면 많은 골을 넣으면서 편안한 경기를 하지만, 한번 경기가 막혀버리면(특히 중원에서 압박을 심하게 당하면) 공격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답답한 경기결과를 냈다는 점에 있었습니다. 특히 이러한 점은 중요한 경기였던 작년 시즌의 뉴캐슬, 바젤, 맨시티와의 경기에서 두드러졌고, 고비마다 패하면서 리그 우승도 실패하고 챔피언스리그에서 16강토너먼트에도 올라오지 못하는 최악의 성적을 냈습니다.
하지만 올시즌은 다릅니다. 주요선수들이 나오지 못했던 첫경기 에버튼과의 경기에서 패배를 제외하고, 다음 7경기에서 모두 2골이상을 기록하는 기복없는 공격력으로, 20개팀중 가장많은 골을 넣으며 리그 2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불안한 수비의 영향은 지난 시즌보다 많은 골을 실점하게 만들었습니다만, 꾸준한 공격력은 의도치 않게 선제골을 허용하더라고,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심어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기복없는 경기력의 원인은 팀의 에이스가 한명에서 두명으로 늘었기 때문에서 비록합니다. 지난 시즌 루니가 부상에서 자유롭지 못하면서, 루니가 있는 경기와 없는 경기의 편차가 매우 심했던 맨유지만, 반 페르시가 들어오면서 맨유는 루니가 없더라도 또 다른 버팀목이 생겼습니다. 지난 시즌 맨유는 8라운드까지 루니가 혼자 9골을 넣는 원맨팀이었지만, 지금은 무려 13명의 선수가 골을 넣으며 공격패턴이 매우 다변화되었습니다. 루니뿐아니라 반 페르시까지도 막아야하는 수비진에게는 당연히 빈틈이 생길 수 밖에 없고, 그 결과는 많은 선수들의 득점으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단순히 골루트의 다변화뿐 아니라, 두 세계적인 스트라이커들의 호흡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위협적인 옵션이 될 것입니다. 테베즈가 이적하면서 맨유는 베르바토프와 루니의 호흡을 기대했지만 만족스럽지 못했고, 대안으로 등장한 웰백과 치차리토는 그 기량이 부족한 모습을 보이면서 투톱의 균형이 루니에게 쏠리게 되었죠. 하지만 반 페르시의 이적은 루니와 동등한 투톱이라는 의미와 함께, 루니를 조금 더 자유로운 자리에 풀어놓을 수 있게 되는 전술적인 장점도 제공하면서, 서로에게 윈윈이 될 것이라는 예상을 하게 됩니다.
공격포인트에서도 반페르시가 6경기 선발 2경기 교체 출장에 6골 3도움, 루니가 3경기 선발 2경기 교체출장에 2골 4도움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두 선수모두 경기당 1개가 넘는 공격포인트기록을 갖고 있죠. 팀의 공격포인트에 40퍼센트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두 선수가 서로 어시스트와 골을 주고 받게 된다면, 이 파괴력은 앞으로 맨유의 가장 확실한 무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두 선수가 맨유에 미치는 전체적인 영향이 절대적이고, 반 페르시의 영입으로 인해 맨유의 공격 패턴이 변했습니다. 그리고 이 투톱의 위용은 단순히 EPL뿐아니라 올시즌 챔피언스리그의 판도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습니다. 몇경기 치루지 않은 지금 이상황에서도 두 선수의 공격력은 엄청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고, 두 선수의 파트너쉽이 계속된다면, 올시즌 리그 우승의 결과를 좌지우지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입니다. 두 선수의 플레이를 보는 것이 매우 즐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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