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이 버려야할 맨유에서의 습관
타고난 재능도 중요하지만 축구에서 '습관'이라는 것은 매우 중요한 것입니다. 오른발만을 잘 이용하는 선수에게 왼발에 패스를 가져다 준다면 좋은 골 찬스도 놓치는 경우가 많고 슛보다 패스를 선호하는 선수, 혹은 드리블을 즐겨하는 선수, 틈만 나면 다른 선수들을 압박하는 선수 2:1 패스를 즐겨하는 선수, 로빙슛이나 커브를 그리는 슛을 좋아하는 선수등 그 선수들의 몸에 베어진 습관은 그 선수를 말하는 중요한 특징이 됩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습관도 변합니다. PSV시절 그의 왕성한 활동량만큼이나 폭발적인 드리블과 과감한 슛팅을 많이 시도했던 박지성 선수는 맨유로 이적후 슛보다는 다른 선수들을 돕는데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그에게 골이 적다는 문제가 나오자 솔샤르에게 개인 교습을 받으며 슛팅능력을 상승시켰고, 무릎부상이후에는 과감한 드리블보다는 영리한 플레이로 팀에 도움이 되고는 했습니다. 박지성 선수는 그렇게 매시즌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세계최고의 팀에 남을 수 있었고, QPR로 이적해서도 7번의 등번호와 주장자리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맨유에서 7년의 시절동안 변화를 거듭했던 박지성 선수지만, 맨유에서의 박지성 선수의 선수로서의 '성격'을 생각해보자면 확실하게 떠오르는 것이 몇가지 있습니다. 욕심보다는 이타적인 선수였고, 공격포지션에서도 수비에 힘썼던 선수였습니다. 수비적인 옵션으로 공격수 포지션에 투입되는 것이 어쩌면 선수로서 기분나쁜일일수도 있습니다만, 박지성 선수는 본인만의 확실한 영역을 만들어놓은채 맨유에서 7년동안 200경기가 넘는 경기에 뛰었습니다.
이런 시간들이 계속되니 박지성 선수에게 공격보다는 수비력을 먼저생각하는 일들이 많아졌습니다. 하지만 박지성선수는 분명히 공격적으로도 뛰어난 선수입니다. 최고의 시즌이었던 2009/2010 시즌 울버햄튼전에서는 에이스들이 모두 부상과 징계로 결장하자 본인이 직접 2골을 넣으며 해결했던 기억도 있고, 첼시와의 챔스 8강전에서는 추격을 무너뜨리는 결승골을 넣기도 했습니다. 지난 남아공월드컵에서는 정말 빛나는 활약으로 그리스, 우루과이의 수비진들을 여러번 무너뜨렸던 기억이 있습니다.
문제는 지금입니다. 31세의 나이, 분명히 전성기의 기량을 다시 기대하기란 힘듭니다. 체력적인 문제도 있고, 이러한 문제는 시간이 계속될수록 더욱 더 심해질 것이죠. 하지만 팀에서 기대하는 것, 그리고 본인이 지금 뛰고 있는 선수로의 성격은 맨유에서의 그것과 크게 변하지 않았습니다. 박지성에게 팀은 수비적인 옵션으로 기용되고 있고, 공격적인 옵션보다는 수비적인 밸런스를 맞추는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물론 QPR과 맨유의 사정은 다릅니다. QPR은 수비뿐아니라 공격, 미드필더등 모든 부분이 문제이고 리그 수위권의 팀인 맨유와 비교하는것은 옳지 않습니다. 선수들이 많이 이적을 하는바람에 팀의 조직력도 엉망인 수준이고, 이제 팀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박지성 선수는 희생을 강요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 문제는 엉망인 수비가 아닌, 공격이 되었고 박지성 선수가 이타적인 맨유에서의 습관들을 버려야 할 시기입니다.
안정되고 있는 팀의 수비
박지성 선수가 수비적으로 내려올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팀의 수비진이 불안했기 때문이죠. 보싱와, 파비우의 부상과 느린 센터백들덕분에 공수의 간격이 벌어졌고, 그 간격을 박지성 선수가 모두 메워야했기에 공격적으로 나서기도 힘들었고 후반전에는 체력의 문제를 노출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보싱와가 돌아왔고 스피드를 겸비한 음비아가 센터백으로 나오면서 이러한 문제는 다소 줄어들었습니다. 박지성 선수가 조금씩 수비의 부담에서 벗어날 때가 되었으며, 지난 경기에서 디아키테가 좋은 모습을 보이면서 미드필드의 압박도 좋아지고 있습니다.
수비보다 공격이 팀을 돕는 길이다
호일렛과 타랍, 그리고 시세로 대변되는 것이 QPR공격의 현실입니다. QPR공격은 이러한 선수들로 인해 짜임새보다는 개인기위주의 공격이 되고 있고, 공격진으로 연결이 되기도 힘듭니다. 이 선수들의 개인기가 그렇게 뛰어난 수준이 아니기에 당연히 공격은 비효율적이고, 선수들의 사기도 떨어집니다. 공격적인 위치에서 구심점의 역할을 해줄 선수는 박지성 선수 뿐입니다. 지금 이 순간 QPR에서 가장 뛰어난 기량을 갖고 있는 선수도 박지성이고, 가장 믿을 선수도 박지성입니다. 매번 아래의 위치에서 플레이를 하니 구심점의 역할을 해줄수가 없었습니다만, 조금 더 전진된 위치에서 상대의 압박을 견뎌주는 역할을 해야합니다.
맨유에서는 수많은 드리블러가 있었기에 박지성 선수가 굳이 공을 전방으로 운반하는 역할이 필요없었습니다. 그를 받쳐주는 미드필더역시도 흘러나온 볼을 잡아주기에 용이한 선수들이었죠. 하지만 지금 QPR의 선수들의 색은 이타적인 색이라기보다는 욕심이 많은 성격이 강합니다. 타랍은 많이 조아지고 있지만 호일렛의 플레이는 정말로 끔찍할 정도입니다. 그런 선수들이 볼을 잡으면서 찬스를 놓치는 것보다는 박지성 선수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 플레이를 해야합니다.
31살, 수비와 공격을 모두 생각할 수 있는 체력이 아니다
31살, 축구선수로는 이제 황혼기를 바라보는 나이입니다. 두차례 큰 수술경력이 있는 박지성이기에 더욱 더 그러하죠. 그리고 그는 여전히 공격수의 포지션에서 플레이를 하고 있는 공격수입니다. 주장으로서의 책임감, 헌신적인 성격도 좋지만 이제는 박지성 선수가 공격의 중심으로 나서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공간침투, 2:1패스, 협력플레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팀이기에 박지성과 같은 선수의 존재는 정말로 큰 힘이 될 것인데, 정작 박지성선수는 수비본능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수비와 공격을 모두 잘하면 제일 좋은 선수가 되겠지만, 그 모든 것을 다하기엔 그의 체력이 받쳐주질 못합니다. 38세의 스콜스는 패스하나만으로도 여전히 세계최고의 팀의 주전으로 뛰고 있습니다. 박지성 선수도 본인이 가장 잘하는 것을 보여줘야 합니다. 그리고 그가 제일 잘하는 것은 경기를 읽는 영리한 플레이, 저돌적인 공간침투, 동료를 활용한 패스플레이지 수비는 부차적인 것입니다.
글이마음에들면추천↓한방! (로그인 불필요)블로그가마음에들면정기구독+ 해주세요szsoccerplus.co.kr 로 더 편하게 저의글을 읽으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