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해외파비교가 의미없는 이유

Posted by Soccerplus
2012. 10. 31. 08:00 축구이야기

언제나 우리나라축구와 가장 비교가 되는 것은 일본축구입니다. 일년에 한번남짓펼쳐지는 메이저대회에서의 한일전은 최고의 흥행카드이고 지난 런던올림픽 동메달결정전에서는 엄청난 감동을 가져다 준것도 바로 한일전이었습니다. 양국의 축구가 전면전으로 붙었던 지난 8월 올림픽 이후 양국은 간접적인 자존심대결을 하고 있습니다. 바로 유럽축구에서의 자국선수들의 활약상에 대한 비교와 은근한 경계심입니다.

지난 7년간 우리는 이러한 자존심대결에서 한번도 뒤쳐진 적이 없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박지성 선수의 존재덕분이었지요. 세계 최고 클럽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박지성 선수는 7년간 200경기를 넘게 뛰면서 수없이 많은 명장면들을 만들었습니다. 지금 동아시아선수들의 유럽진출이 수월해진것도 박지성 선수의 덕택이 없었다면 생각할 수 없는 일입니다.

가끔가다 기사를 보면 정말 생각없이 조회수만을 고려하고 글을 썼다는 생각이 드는 글들이 자주 보입니다. 특히 어제 나온 '한국, 어쩌다 EPL서도 일본에 밀리고 있나' 라는 제목의 글은 너무나 어이가 없는 글이었습니다. EPL에서 활약하는 수가 적어져 일본에 밀리게 된다는 글이었습니다. 다분히 조회수를 노린 글이라 반박하는 것도 어이가 없다고 생각이 들지만, 이런 글을 볼 때마다 조금 더 기자들이 생각하고 공부를 하고 글을 쓰기를 원하는 바람에 글을 써봅니다.

4명의 EPL 일본인 선수, 빚좋은 개살구일뿐

현재 일본국적으로 EPL에 소속되어있는 선수는 4명입니다. 카가와 신지, 요시다 마야, 미야이치 료, 리 타다나리가 그에 해당하는 선수들이죠. 이가운데 카가와 신지를 빼놓고는 제대로 활약을 보여준 선수는 없습니다. 카가와 신지 마저도 맨유에서 적응에 어려움을 보이면서 주전경쟁에 밀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최근에는 4주짜리 부상을 당하면서 전력에서 제외가 되었습니다. 맨유의 공격진은 점점 호흡을 맞춰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루니와 반페르시로 이루어진 투톱라인에서 카가와 신지의 앞날은 그리 밝지 않습니다.

남은 세선수의 활약상은 언급하기도 미미합니다. 요시다 마야는 사우스 햄튼에서 6경기를 뛰었는데, 정말 나오는 경기마다 최악의 플레이를 연달아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난 토트넘전에서는 그의 실수로 하이라이트가 나왔을 정도이고, 그를 쓰는 이유를 모를정도로 최악의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거기에 리 타다나리는 한경기도 나오지 못했고, 위건으로 임대온 미야이치 료는 올 시즌 3경기에 교체되어 나왔을 뿐입니다.

지동원선수야 할말이 없는 부분이지만, 박지성 선수와 기성용 선수는 출장이 가능한 모든 경기에 선발출장을 했습니다. 한 팀의 주장을 맡고 있는 박지성 선수와 이적해오자마자 팀내 패스순위, 패스성공률, 볼터치횟수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기성용선수의 입지와는 비교조차도 안됩니다. 그런데 단순히 숫자로 두 나라의 축구를 비교한다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일본선수의 독일진출이 활발한 이유

일본은 한가지 믿을 구석이 있습니다. 바로 분데스리가지요. 10명내외의 선수가 분데스리가에서 뛰고 있습니다. 기요타케는 9경기에 나와 1골 4어시스트, 타카시 이누이도 9경기, 우사미도 9경기에 나와 2골을 넣었고, 우치다, 사카이 고토쿠도 각각 6경기 7경기에 나와 준주전으로 활약중입니다. 하지만 하세베, 오카자키, 호소가이, 사카이 히로키는 주전 경쟁에서 밀린 상황입니다. 지난 시즌 이적했던 오츠유키는 주전자리에 밀리며 네덜란드로 떠났고, 야노 키쇼도 자국으로 돌아갔습니다.

많은 선수가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습니다만, 우리나라 해외파들은 독일에서 특별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득점랭킹 3위에 올라있는 손흥민 선수는 지난 경기에서 5호골을 넣었고, 그 경기를 해설하던 해설자는 독일에 많은 일본선수가 있지만, 손흥민이 정말 뛰어나다는 코멘트를 하기도 했습니다. 부상으로 한경기에 나오는데 그쳤지만 구자철선수는 이미 팀내에서 핵심선수로 간주되고 있습니다.

손흥민과 구자철이라는 질적으로 정말 뛰어난 선수들이 우리나라에 있지만, 양적으로는 비교가 되지 않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헐값에 분데스리가에 진출을 하고 있는 일본축구는 위태롭기만 합니다. 일본 J리그와 독일 분데스리가는 서로 업무조약을 맺고 상호간의 선수데이터를 공유하기 시작했죠. 하지만 독일리그에서 뛰던 선수가 일본으로 갈리는 없고, J리그 선수가 독일로 헐값에 이적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일본선수의 분데스리가 최고 이적료는 우치다의 이적때 발생한 20억인데 이는 정말 말도 안되는 가격입니다. 지난 시즌 지동원선수가 선더랜드로 이적했던 이적료와 그 시즌 모든 일본선수의 분데스리가 이적료를 모두 합해도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K리그와 J리그의 비교는 왜 없나

독일로 나가는 것은 어찌보면 부러운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국 리그의 좋은 선수들을 이렇게 말도 안되는 가격에 내어주게 되고, 자국 선수들도 분데스리가에 뛰는 선수들을 보며 독일러시를 시작하면서 자국리그의 뿌리가 무너지고 있습니다. 좋은 용병선수들과 자국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으로 발전을 거듭하던 J리그는 얼마전부터 그 기세가 많이 꺾였습니다. 이는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도 볼 수 있는 부분인데, 2010년에는 16강전에서 감바 오사카와 가시마 앤틀러스가 성남과 포항에게 완패를 당했습니다. 2011년에도 가시마, 나고야, 세레소 오사카가 우리나라와 토너먼트에 만나 탈락했으며, 올해도 세팀이 16강에 올라 모두 패배했습니다.

일본의 축구가 발전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기사에서 말한 것처럼 양적인 비교는 전혀 의미가 없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양적으로 부풀려지게된 이유를 잘 알아볼 필요도 있습니다. 인프라가 좋은 일본축구라지만 아직 그 성과를 제대로 내어본적이 없고, 자국리그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도 않은 지금 상황에서 헐값으로 좋은 선수들을 독일에 보내는 것은 그리 희망적인 일이 아닙니다.

한심한 기사, 이제는 그만 양산하길

자국리그를 우선시하는 독일과, 세계인의 안방을 점령했지만 정작 자국선수들이 설자리를 잃은 잉글랜드의 메이저대회에서의 활약을 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유럽이 아국가들가운데 메이저대회에서 좋은 활약을 보이는 브라질, 아르헨티나, 멕시코도 단단한 자국리그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단순히 해외선수들로만 두 나라의 축구를 비교한다는 것은 참 멍청하고 답답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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