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아 미안하다, 퍼거슨이 보낸 장문의 편지

Posted by Soccerplus
2012. 11. 3. 08:00 축구이야기


어제 저녁 언론 보도를 통해 마음찡한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바로 박지성 선수의 예전 구단이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퍼거슨 감독이 박지성 선수에게 전한 편지의 전문이 공개된 것이지요. 이적 당시에도 퍼거슨 감독이 박지성에게 미안함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 보도에 나오기도 했었지만, 퍼거슨 감독의 공식적인 멘트는 아주 짧은 것에 그쳤기에 박지성을 보내는 퍼거슨의 마음이 어떠하였는지를 알기는 힘들었습니다. 

맨유에서 7년간 뛰었고, 박지성 선수의 프로의식은 퍼거슨에게도 귀감이 되었던 부분이었습니다. 퍼거슨은 박지성 선수를 매우 신뢰했고, 중요 경기마다 선발로 나섰습니다. 지난 7년간 맨유는 5번의 시즌을 제패했고, 챔스결승에 3번을 나갔으며 그중 1번의 우승트로피를 차지했습니다. 그 가운데에 박지성 선수가 있었으며, 마지막 시즌에는 주장완장을 차고 올드트래포드를 누비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시즌 승점다툼과 경쟁선수들의 활약, 그리고 챔피언스리그에서 조기탈락하면서 박지성 선수는 자신이 설자리를 잃었다고 판단을 했고, 결국 퍼거슨 감독은 박지성 선수를 보내야했습니다. 박지성 선수는 리그 하위권팀인 QPR에서 새로운 축구 인생을 시작했고, 올시즌 그가 기다렸던 풀타임 주전으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박지성 선수는 맨유에서 7년을 뛰었고, 현지팬들과 전세계 팬들이 그의 기량을 인정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유독 아쉬운 평가를 많이 접해야했습니다. 박지성 위기설은 7년내내 따라다녔던 해외축구란의 단골기사였으며, 일부 몰상식한 국내팬들은 그에게 티셔츠 판매원이다 언제나 후보신세를 벗어나지 못한다며 평가절하했습니다. 박지성이 맨유를 떠나면서 그러한 일부팬들의 비난은 정당화되는듯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가 지난 시즌 막판 선발로 나서지 못했던것을 들먹이면서말입니다. 

어떤 선수가 다른 팀으로 이적을 할 때, 그 선수에게 미안함을 표시하면서 감독이 직접 편지를 쓰는 것은 정말 잘 일어나지 않는 일입니다. 그리고 그 편지의 주인공이 호랑이감독으로 소문난 퍼거슨 감독이라면 더더욱 놀라운 일입니다. 퍼거슨 감독이 직접, 그에게 시즌막판 기용하지 못한것에 대한 미안함을 밝히면서, 그리고 그가 박지성 선수의 무릎을 항상 신경써왔다는 것을 밝히면서 구구절절 미안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편지의 전문이 영상으로는 공개되었지만, 정확하게 모든 내용을 읽기에는 힘든정도였지만 영상을 반복해서 캡쳐한뒤 해석해본 전문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맨유에서의 충성심에 감사하고, 새로운 팀에서 행운을 빌며, 박지성을 보내야했던 이유를 담은 편지를 미리 보내지 못해 미안하다. 

박지성이 원한 출장 기회를 주지 않아 미안하고, 본인이 이에 대해 불만을 느꼈을 테지만, 사실이 아니다. 박지성처럼 신뢰를 한 선수는 없었으며 항상 무릎수술을 염두해두고 있었다. 본인에게는 수치스럽게 느껴졌지만 출장시키지 못했던 결정을 받아들이기 어려웟을 것이다. 박지성의 팬이었던 퍼거슨의 손자가 박지성의 이적을 결정한 후 자신과 이야기를 하지 않고 있다. 박지성을 보낼 수 밖에 없었던 결정을 이해해 달라. 

유나이티드의 모든 스태프는 박지성을 신뢰했고, 충성심과 프로정신, 예의바른 모습은 자랑스러웠다. 구단의 모든 사람들을 대표해 성공을 빈다. 

언제까지나 자신의 선수로 여길 것이고, 언제든지 자신의 도움이 필요하면 찾아 와라. 

내용을 읽어 본다면, 퍼거슨이 박지성 선수를 얼마나 신뢰하고 총애했는지를 느낄 수 있습니다. 그만큼 박지성 선수의 활약과 프로정신, 충성심은 대단한 것이었고 이는 세계 최고의 명장의 마음을 녹였던 것입니다. 

한편으로는 이렇게 자신을 아껴주고 본인을 믿어주는 팀과 감독을 떠나야 했던 박지성 선수의 마음이 어땠을런지를 생각해 보면, 마음이 아파오기도 합니다. 그러한 구단을 떠난다는 것은 본인에게도 쉽지 않은 결정이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새로운 도전을 위해 리그 하위권팀으로 이적한 박지성 선수의 선택은 정말로 용기있는 결단이었습니다. 

박지성 선수는 우리나라에서 축구로 가장 유명한 선수이고, 세계 축구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력을 갖고 있는 선수입니다. 그리고 화려한 개인기나 슛팅능력보다 헌신적인 플레이와 활동량이 돋보이는 그의 능력은 언제나 논쟁의 대상이었죠. 세계 최고의 감독인 퍼거슨 감독이 이렇게 인정하고 선수를 아꼈다는 사실이 밝혀진 지금 이 시점에서 저러한 논쟁은 의미가 없음을 느낍니다. 

지금도 올드트래포드에서 세계최고의 선수들과 함께 뛰는 박지성 선수의 모습이 그립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박지성 선수가 이러한 선수들과 어울려 최고의 팀을 이뤘고, 세계 최고의 감독에게 이러한 찬사와 신뢰를 받았다는 것이 너무나 자랑스럽습니다. 최고의 자리는 아니지만 늘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그의 모습에서 대단함과 존경심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감독이 선수에게 미안하다라고 할 정도로, 아쉬웠던 상황이 더욱 더 밉게만 느껴지지만 새로운 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이 편지에 대한 좋은 답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 어떤 선수가 퍼거슨에게 이런 편지를 받아볼 수 있을까요. 다시한번 박지성 선수의 대단함에 놀라는 날입니다. 비록 지금은 최하위팀의 주장이지만, 이 팀도 박지성 선수가 다시한번 살려낼 수 있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내일 밤 레딩과의 경기를 기대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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