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거슨의 칼, 과연 나니를 내칠까

Posted by Soccerplus
2012. 11. 8. 10:00 축구이야기


이적시장이 두달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여름 이적시장에서 제대로 된 영입을 하지 못했거나, 예상밖의 부진을 겪고 있는 팀, 혹은 적당한 매물을 노리는 팀들의 움직임은 벌써부터 눈에 띄고 있습니다. 팀의 핵심선수들과의 불화를 겪은 팀들이나 잉여자원들을 정리하면서 이적자금을 벌려는 팀들도 있죠. 사실 겨울이적시장은 시즌의 중반이고, 거물급의 선수들이 움직이지는 않습니다. 시즌중반에 출혈이 큰 이적, 혹은 팀컬러를 바꾸어버릴 이적을 지양하는 것이 지배적입니다. 

특히 퍼거슨 감독의 맨유는 겨울이적시장에서 움직이는 경우가 많이 없습니다. 공수밸런스가 완전히 무너졌던 2005년을 제외하고는 딱히 거물급의 영입은 없었죠. 지난 시즌에도 사실상 잉여자원이었던 대런 깁슨을 에버튼에 팔았던 기억을 제외하고는 큰 변동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벌써부터 잡음이 들립니다. 호날두의 이적후 사실상 윙어진의 에이스로 활약했던 루이스 나니가 퍼거슨에게 버림을 받았다는 기사가 나오고 있습니다. 

박지성과 오랫동안 동료로 뛰었고, 많은 시간 박지성의 경쟁자로 뛰면서 국내팬들의 미움을 사기도 했었지만 박지성이 골을 넣으며 어깨를 들썩이는 봉산탈춤세레머니를 하면서 '봉산나니'라는 별명도 얻었던 나니죠. 나니는 지난 시즌 위험했던 맨유에서 에이스의 역할을 하면서 10골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2010-2011, 2011-2012 두시즌 연속으로 10골을 기록하면서 윙어들 가운데 가장 믿을만한 기량을 보유했고, 폭발력과 득점력, 그리고 킥력을 바탕으로한 그의 기량은 EPL 최고윙어의 칭호를 받기에 충분했습니다. 

하지만, 루이스 나니는 좋은 기량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에이스대우를 받지 못했던 현실과, 그가 팀내 전술에 녹아들지 못하면서 최근 전력에서 제외된 점에 대한 불만을 갖고 있었고, 최근 훈련장에서 2군선수인 다비드 페트루치를 폭행하고, 첼시전에서 무리한 드리블로 역전패의 원흉이 되면서 퍼거슨과의 사이가 급격히 나빠졌습니다. 퍼거슨감독은 나니에 대한 불편한 심경을 여과없이 인터뷰에 비치면서 그의 맨유에서의 미래를 어둡게 했고, 맨유는 쉽게 그에게 재계약제의를 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퍼거슨이 자신의 핵심선수를 내친 예가 있기에, 나니의 이적은 상상하지 못할 일이 아닙니다. 팀의 상징과도 같던 데이비드 베컴,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엿던 루드 반 니스텔루이는 퍼거슨과의 불화로 인해 팀에서 밀려났습니다. 두 선수는 지금 나니 이상의 비중을 갖고 있던 선수였고 현재 맨유는 루니와 반페르시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습니다. 나니의 기량이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퍼거슨이 한번 마음을 먹으면 이적은 빠르게 진행될 것입니다. 

지난 2009년 퍼거슨은 나니를 그의 살생부에 올렸습니다. 나니는 그 당시 상대방에게 박치기를 하며, 징계를 당하기도 했었고, 퍼거슨의 전술에 녹아들지 못하면서 발렌시아와 박지성에게 주전자리를 내어주기도 했죠. 하지만 퍼거슨의 강경책에 그는 개인플레이를 자제하며 이타적인 플레이를 시작했고, 두시즌 연속 10골을 넣으며 리그 최고 윙어로 발돋움했습니다. 하지만지난 3년전의 기억과 지금은 조금 달라보입니다. 3년전의 퍼거슨의 강경책이 정신 못차린 어린 유망주를 위한 채찍이었다면, 지금의 불화는 참다참다 못한 휴화산이 터진 느낌입니다. 

나니는 현재 맨유의 플랜에서 제외되었을 뿐, 이적시장에 나서면 단숨에 올 겨울 최고의 화두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수백억의 값어치를 갖고 있는 나니는 EPL로 이적한다면 맨유에게 커다란 위협이 될 것으로 생각이 되고, 타리그로 진출한다고 하더라도 빅팀에서 거대한 대우를 받을 것입니다. 밀란의 두팀이 그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어떤 팀에 가더라도 즉시전력감인 검증된 윙어를 놓칠리가 없죠. 

하지만 여전히 나니의 이적가능성이 100%에는 미치지 못한 이유는 맨유도 그의 기량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이적시장에서 박지성을 보냈고, 나니가 떠난다면 맨유의 윙어는 발렌시아와 애쉴리 영밖에 남질 않습니다. 카가와 신지가 포지션을 변경할 수 있지만 이미 그가 측면에서는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것은 널리알려진 사실이고, 4-4-2의 다이아몬드 전술보다 윙어진이 존재한 4-4-2 시스템이 맨유에는 더 잘어울린다는 것도 지난 몇경기를 통해 증명되었습니다. 나니와 같은 윙어를 다음 이적시장에서 데려올 수 있을지도 의문스럽죠. 

칼자루는 퍼거슨이 쥐고 있습니다. 지금의 전술색을 잘 맞춰 나니가 없이 지금의 성적이 가능하다는 판단이 서면 나니는 나갈 것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니가 필요하다고 생각이 든다면 이번 불화설은 또 한번의 해프닝에 지나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나니가 만약 이적시장에 나온다면, 이는 축구판을 또한번 뒤흔들 큰 사건이 될 수도 있습니다. 25세의 젊은 월드클래스윙어, 이적시장에서 얻기 힘든 자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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