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에서 설자리를 잃어가는 카가와 신지
어제 새벽 맨유는 아스톤빌라를 상대로 정말 대단한 경기를 펼쳤습니다. 전반전내내 활로를 뚫지 못하며 어려운 경기를 펼쳤고, 상대의 수비블록에 반페르시와 루니의 투톱이 제대로 된 경기를 펼쳐나가지 못했고, 오히려 역습을 허용하며 실점을 했습니다. 후반전 시작하자마자 추가골을 내줬고, 0:2로 뒤졌던 그 때, 맨유의 구세주가 등장했습니다. 치차리토가 혼자서 세골을 모두 만들어 내면서, 팀의 기적과 같은 역전승을 만들어냈고 치차리토는 혼자서 2골을 넣고, 자책골이 된 팀의 두번째골을 만들어내며 경기의 영웅이 되었습니다.
루니와 반 페르시가 선발로 출장한 경기에서 7경기 7승을 거두는 순간이었고, 지난 시즌에는 쉽게 포기할만한 경기였음에도 이번 시즌에는 어렵지 않게 경기를 뒤집는 경기를 자주보게 되었습니다. 일단은 반 페르시의 가세가 맨유 공격진에 정말 엄청난 힘을 실어준 듯 보이고, 나니가 감독과의 불화속에 제폼을 찾지 못하고 있지만 애쉴리 영과 발렌시아, 그리고 웰백과 치차리토라는 훌륭한 공격자원들이 자신의 입지를 확고하게 다지고 있습니다.
시즌 초 카가와, 반 페르시, 루니를 모두 기용하면서 다이아몬드전술을 사용했습니다만, 최근 카가와의 부상과 루니-반페르시 투톱의 엄청난 파트너쉽으로 인해 다이아몬드전술은 개점휴업상태입니다. 맨유는 퍼거슨감독이 부임초기부터 갈고닦은 4-4-2시스템을 다시 주포메이션으로 사용하고 있고, 이 결과는 첼시, 아스날, 아스톤 빌라를 상대로 최고의 파괴력을 보여주었습니다. 맨유는 프리미어리그가 출범한 이래로 시즌초 10라운드에서 1위를 기록한 적이 단 세번밖에 없을 정도로 슬로우 스타터의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이번시즌은 10라운드만에 1위에 등극했고, 당분간 이 기세는 계속이어질 예정입니다. (10라운드에서 1위를 차지한 세시즌모두 우승에 성공했습니다)
이제 관심을 갖고 싶은건 바로 카가와입니다. 이렇게 맨유가 승승장구로 잘 나가고, 리그와 챔스리그 모두에서 역대 최고의 성적을 거두며 순항하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카가와가 설 수 있을만한 자리가 있느냐의 여부죠. 반 페르시의 영입은 카가와의 입지뿐만아니라 맨유의 전술을 다시 4-4-2로 돌아갈 수 밖에 없도록 만들엇습니다. 카가와가 들어올때까지만 해도 루니를 최전방에, 그리고 카가와를 그 아래자리에 놓는 4-2-3-1을 시험대에 올렸습니다만, 루니가 처진 스트라이커, 반페르시가 좀 더 깊숙한 위치에 놓는 투톱전술로 맨유는 정착을 한듯한 느낌입니다.
카가와를 살리기 위해 퍼거슨은 4-4-2 다이아몬드전술을 시험했습니다. 루니와 반 페르시를 투톱에 놓거나, 혹은 루니를 그 아래의 위치에 내리고, 그아래에 활동량이 많은 플레쳐, 클레벌리와 함께 카가와를 넣으면서 전술을 시험했습니다만 실패로 그쳤습니다. 애쉴리 영이 부상이었고, 나니도 제정상이 아니었기에 윙어들을 버리는 과감한 실험을 했던 것이죠. 하지만 토트넘전의 패배, 브라가전에서의 고전등은 이러한에 의문만 더하게 만들었습니다.
사실 다이아몬드 전술에서도 카가와의 능력은 그리 빛나지 않았습니다. 자신의 위치를 찾지 못하며 좋지 못한 움직임과 함께, 전술에 녹아드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독일에서의 그의 능력은 의심할 여지가 없는 것이지만, 맨유에서는 자국언론도 쉽사리 쉴드를 치지 못할정도로 아쉬운 활약이었죠.
카가와의 부상, 그리고 다이아몬드를 구사하기위한 선수층의 빈곤등 여러가지이유로 다이아몬드는 더이상 보지 못하고, 맨유는 루니를 처진스트라이커로 기용하고 애쉴리 영과 발렌시아를 양쪽윙어자리에 기용하는 4-4-2를 가동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전술을 사용한 경기에서 전승을 기록하면서 엄청난 능력을 보여주고 있죠. 중요한 것은 루니와 반 페르시의 호흡이 굉장히 좋고, 그의 서브자원인 치차리토의 몸상태가 굉장히 좋다는 것이죠.
카가와가 이 맨유의 4-4-2에 자신의 자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여러가지가 필요합니다. 일단 몸싸움에서 밀리는 그를 4-4-2의 중앙 미드필더로 쓰기에는 부족한점이 많죠. 경기장을 넓게 읽는 시야와 패싱력을 보유해야하는 자리이고, 그와 동시에 수비력까지 갖춰야 하지만 카가와에게 그러한 능력은 부족합니다. 혹은 좌측윙어로 뛰는 것을 고려해볼수도 있겠지만, 그 자리에 굳이 카가와를 기용할 이유를 못느끼는 동시에 그를 측면으로 돌렸을때의 경기력은 이미 알려져있는 바입니다.
그가 이적을 하던 당시는 이적시장이 열리기도 전에 미리 결정을 한 것이었고, 그 아무도 그해 여름에 일어날 일들을 예측할 수는 없었습니다. 반 페르시가 이적 성명을 발표했고, 그가 여러구단의 구애를 뿌리치고 맨유를 선택했죠. 결국 반 페르시가 들어오면서 카가와의 입지가 매우 애매해졌고, 세계 최고의 투톱을 보유한 맨유는 카가와의 공백을 잊은채 승승장구를 하고 있습니다.
글쎄요, 지금은 아무리 생각해도 그의 자리가 보이지 않습니다. 꽤나 많은 금액을 받고 이적을 했던 카가와이지만 맨유의 주전자리는 매우 어려워보입니다. 어찌보면 한국팬들에게는 기다렸던 소식이 아닐수없습니다. 맨유라는 빅클럽에서 과연 이 위기를 헤쳐나갈 수 있을지, 그의 역량을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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