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등록금시위와 초호화축제 모순적인 대학생의 이면

Posted by Soccerplus
2011. 5. 17. 07:00 텔레비젼 이야기/세상 이야기




저는 대학교를 다니는 대학생입니다. 그리고 매년 5월은 축제의 계절, 중간고사가 끝나고 어린이날이 끝날 즈음이면 대학생들의 화두는 올해는 축제에 어떤 가수가 올까, 얼마나 재미있을까입니다. 그리고 각종 대학교의 포탈사이트에서도 올해는 우리 학생회가 누구를 데려왔으면 좋겠다, 그리고 누가 온단다 누가 온단다 이런저런 추측과 협상설이 난무하죠. 그리고 라인업이 발표되면 또 한번 대학포털의 게시판은 난리가 납니다. 자신들이 원하는 가수가 오면 참 좋은 것이지만, 자신들이 원하는 가수가 오지 않거나 혹은 비인기인 가수들이 오면 축제에 돈을 쓰지 않는 학교와 학생회에게 불만을 토로합니다.

이러한 축제의 가수섭외현황은 다른 학교학생에게도 매우 예민한 것이어서 나와 라이벌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대학교가 우리학교보다 더 좋은,  더 인지도 높고 더 재미있고 더 유명한 가수가 오면 알게모르게 묘한 경쟁심리와 열등감이 느껴집니다.

젊음의 절정을 만끽할 대학생의 시절, 또 계절의 젊음을 만끽할 수 있는 계절의 왕 5월에 이 젊은 사람들과 젊은 계절이 만나 그들의 젊음을 폭발시켜줄 가수들과 함께 그들의 열정을 불태우는 것, 참으로 멋진일입니다. 그리고 이를 바라보는 부모님들과 어르신들의 시선역시 부러운 시선을 보냅니다. '나도 너희 나이였으면' 저희어머니도 이런소리를 자주하십니다.  그래서 그럴까요? 이러한 젊은이들의 젊음을 만끽하는 축제에 이들의 열정을 더욱더 증폭시켜줄 가수들을 섭외하는데 1억, 혹은 그 이상이 든다고 합니다. 단지 가수섭외비용에만 1억이지요.

학교에서 지원해주는 돈으로는 어림도 없는 돈, 1억, 그래서 학생회들은 이리 저리 스폰서를 구합니다. 그리고 축제기간에는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들어서 자신들이 놀 공간 대신 기업들이 만든 부스가 자리하고 학생들은 협찬기업이 주는 이벤트와 상품에 또 기뻐합니다. 이 어찌 좋은 일입니까 기업에서 가수부를 돈도 대주고 거기다 학생들을 위해 상품과 이벤트를 준비한다니요.

저도 배움의 깊이가 그다지 깊지도 않고 아는 것도 별로 없지만, 한번 생각을 해봅니다. 사실 저도 할말은 없습니다. 지난주에 학교에서 하는 축제에 다녀왔고 수많은 가수들이 왔던 축제에 만족스러운 하룻밤을 보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하루가 지나고 생각을 해보면 사실 축제의 주체는 우리 학생인데 언젠가부터 가수나 기업이 되어버린 것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우리의 축제이니 우리가 부른 게스트들이 우리를 놀아주는 것이니 주체성을 갖고 있는듯 보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대중문화에 물들고 기업의 상업화의 물든 우리의 축제가 언젠가 부터 가수의 홍보무대가 되고 기업의 홍보무대가 되어버린것같다는 생각과 함께, 1억짜리 호화판 무대를 보는 우리들의 함성이 꼭 1억짜리 무대가 아니면 나올 수 없을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조금 더 주체적이고 젊음을 만끽할 수있는 축제, 꼭 돈을 들이지 않고라도 술을 먹지 않더라도 진정한 축제의 문화, 세계어딜가도 찾아보기 힘든 우리나라만의 축제의 문화, 자랑스럽다고 말하기에는 어딘가 조금 민망한 우리가 가지고 있는 축제의 문화, 이 역시 한순가의 유행으로 치부해 버린다면 할말이 없겠지만 이러한 세태는 점점 심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같은 시간 영화배우 김여진씨의 '반값등록금' 1인 시위에 대학생들은 열광합니다. 김여진씨는 반값등록금 시위로 하루아침에 '개념연예인'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연예인들의 '반값등록금시위'에 열광하는 대학생들이지만 이를 바꾸기 위한 노력은 학생회로 이름지어진 그들의  대표자들만의 이야기가 아닌지 반성이됩니다. 저부터 반성을 해야겠습니다. 아니, 사실 이런 반성을 해도 내년 축제를 한다면 또 한번 기대하고 가수 라인업을 보고 또 축제에 갈 것같은 제자신임을 알지만, 대학축제에 이러한 호화판 축제에 관심을 갖는 만큼이라도 좀 더 다른 부분에도 관심을 가져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성인의 요람인 대학, 요즘은 고등학교까지 이르는 입시기간동안 '대학가면 놀자'라는 마음으로 정말 꾹꾹참고 공부를 하는 아이들의 욕망이 터져버리는 시기로 변해버린듯하여 걱정입니다. 이마저도 대학 1학년부터 스펙이니 취업이니 걱정하는 아이들이 많아졌다고 하니.. 언젠가부터 부모님과 선생님들의 '대학가서 놀아'라는 말은 고등학생들에게 귀에 가시가 박히도록 듣는 말이 되어버렸습니다. 무언가 대학가서 놀아라는 말과 호화판 축제의 연관관계를 찾을 수 있을 것도 같습니다.

저도 대학생으로서 그리고 지성인들의 요람이라는 대학에 다니는 사람으로서 대학을 다니면서 정말 중요한게 무엇인지 다시한번 생각해 보아야 할 것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