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휴즈 경질,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정말 늦었다

Posted by Soccerplus
2012. 11. 22. 09:09 축구이야기


지난 주말 QPR은 치명적인 패배를 당했습니다. 리그 19위와 20위팀 시즌 후반 강등권경쟁을 치룰것으로 유력해보이는 사우스햄튼과의 대결에서 3:1로 패하면서 리그 12경기동안 승점 4점의 굳건한 꼴찌자리를 유지했고 20개팀중에 유일하게 승리를 거두지 못한팀이라는 기록을 이어갔습니다. 사우스햄튼은 스완지에게 무승부, QPR에게 승리를 거두며 2경기에서 승점4점을 획득하며 QPR이 12경기동안 얻은 승점을 2경기만에 간단히 얻어냈습니다. 

사실 지난 경기가 시작되기전 많은 현지언론들은 사우스햄튼전에서 QPR이 패한다면 마크 휴즈감독이 경질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마크 휴즈 감독이 패하면서 경질설이 그 어느때보다 휘몰아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경기가 끝난 다음 날 마크 휴즈가 팀 훈련에 불참하고 구단 운영진들과 면담을 가진다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실제로 구자철선수의 친정구단인 볼프스부르크의 마가트감독이 그러한 과정을 통해 경질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마크 휴즈는 끝내 경질되지 않았고, QPR은 그를 조금 더 믿어보기로 한 듯 보입니다.

글쎄요, 조금 더 기다려서 좋은 결과가 나올수도 있습니다만, 그리 좋은 선택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다음 경기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원정경기를 승리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보았을 때, 이 경기가 신임 감독에게 선수들의 기량과 전술을 구상하는 평가전정도의 의미를 줄 수 있는 절호의 타이밍이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그 다음 경기인 선더랜드, 아스톤 빌라, 위건과의 경기에서 치고 나올 기회가 있습니다만, 지금의 전술로는 완전히 무리라고 생각이 듭니다. 

사실 운이 좋지 않았다고 생각을 할 수도 있습니다. 지난 시즌 맹활약했던 공격수들의 폼이 좋지 못하고, 선수들의 줄부상이 이어졌으며 야심차게 많은 영입을 했기에 선수들이 손발을 맞추는데도 시간이 걸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즌이 개막한지 어언 4개월이 되어가고 시즌은 벌써 3분의 1이 흘렀습니다. 

선수단의 개인 기량만 놓고보면 QPR은 절대로 이정도의 자리에 있어야할 팀이 아닙니다. 훌리우 세자르, 박지성, 에스테반 그라네로, 스테판 음비아등 기량면에서는 빅클럽을 위협하는 선수들이 공격, 수비, 미드필더, 골키퍼의 포지션에 모두 존재하고 지난 시즌 좋은 활약을 보였던 시세, 호일렛, 디아키테와 같은 선수들에 수비진에서 잔뼈가 굵은 라이언 넬슨, 조세 보싱와등 좋은 선수들이 즐비합니다. 

하지만, 일단 마크 휴즈감독은 선수단장악에 실패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스완지시티와의 시즌 개막전에서 타랍, 호일렛, 마키가 모두 자신이 에이스라도 되는양 공을 몰다가 0:5로 참패를 당했던 상징적인 사건은 이번 시즌 내내 QPR을 괴롭히는 부진의 주범입니다. 타랍은 몇경기 나오지 못하더니 좋아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여전히 이해하기 힘든 패스들이 많고, 최근 국내팬들의 머리를 아프게 하는 호일렛의 이기적인 플레이는 QPR의 경기만 되면 채널을 돌리고 싶게 만드는 욕구를 불러일으킵니다. 최근에는 신구선수들의 불화설까지 터져나오고 있으니, 처치가 불가한 상황까지 만들고 있습니다. 

전술적으로도 휴즈감독은 윙어들의 크로스를 많이 요구하는 감독으로 알려져있습니다. 하지만 크로스를 만들기위해 드리블을 하고 나가는 과정이 중요한 것이아니라, 중앙에서 힘을 잃고 있습니다. 선수들이 혼자 고립되기 일쑤이며 그럴때마다 드리블을치거나 백패스를 하면서 다시한번 공격을 원점으로 만듭니다. 본인이 공을 잡아야 경기가 풀린다는 생각이기에 공간을 만드는 플레이는 보이지 않고, 공격수들도 공간을 만들기보다는 크로스를 받아야하기에 창의적인 플레이를 생각할 수 없습니다. 

휴즈 감독이 EPL에서 검증된 명장이라면 모르겠으나 이러한 멤버들을 가지고 12경기동안 승리를 못한다라고 하면 과거의 어떤 기억을 떠올려도 만회하기 힘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블랙번시절에는 페데르센과 벤틀리, 산타 크루즈와 같이 그의 전술색에 잘 맞는 선수들이 있었기에 4년간 롱런을 할 수 있었습니다만, 전폭적인 투자가 시작되었던 맨시티시절과 여전히 EPL에서 무시할 수 없는 팀인 풀럼시절 그의 별명은 '마크 휴무'였습니다. 무승부를 많이 만든다는 의미의 비꼬는 별명이었고, 실제로 이겨야할 경기에서 이기지 못하며 두 팀모두 두시즌이상을 맡지 못했습니다. 

12경기에서 승점 4점, 경기당 0.33점의 승점입니다. 이기세로 38라운드를 치룬다면 12.54점이라는 어이없는 승점이 나옵니다. 보통 강등권승점경쟁이 30점 이상부터 시작되는데, 정말 이상태로라면 강등권탈출경쟁이 아닌  안정적 강등팀이라는 오명을 갖게 됩니다. EPL 최하승점기록은 07/08시즌의 더비 카운티인데, 1승 8무 29패로 승점 11점을 기록했습니다. 이대로라면, QPR은 그 거대한 기록에 도전장을 낼수도 있게 됩니다. 두 팀을 이루고 있는 선수들의 면면은 비교도 안될만큼 차이가 크다는 것은 마크 휴즈감독의 '그날'이 얼른 오기를 기대할 수 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진짜 정말로 늦었다. 방송에서 박명수씨가 자주하는 말이죠. 하지만 실패를 거듭해도 다시한번 반전의 기회가 주어지는 인생처럼, 프로리그는 녹록치 않습니다. 단 38경기의 성적을 통해 강등싸움을 해야하고, 만약 강등이 된다면 스타급주전선수들은 모두 팀을 떠날 것입니다. 지금의 QPR의 연봉구조는 챔피언쉽에서는 상상도 못할 수준입니다. 그렇게 되면 다시한번 선수단을 갈아엎어야하는데, QPR의 프리미어리그 시절은 전설적인 과거의 일로만 남을 가능성도 적지 않습니다. 

해리 레드납과 같은 감독이 QPR행에 긍정적인 코멘트를 남기기도 했고, 믿을 순 없지만 라파엘 베니테즈감독이 연결되기도 했습니다(물론 지금은 첼시의 임시감독으로 내정되었지만....). 레드납감독도 우크라이나 감독직에 연결되고 있다고 합니다. 지금이라도 빨리 마크 휴즈 감독의 대체자를 물색해 결정을 내려야할 시기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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