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즈 후임 레드납, QPR과 박지성에게 단비될까
어제, 마크 휴즈감독이 감독자리에서 경질되었습니다. 그리고 여러 현지언론은 후임 감독직으로 해리 레드납 전 토트넘감독이 내정되었다는 보도를 날리고 있습니다. 아직 취임식과 오피셜은 뜨지 않았습니다만, 현지에서 가장 공신력있는 언론중하나인 스카이스포츠에서 이미 레드납이 감독직을 수락했고, 다음 경기인 오늘 새벽 맨유전은 수석코치의 대행체제로 갈 것이고, 그 다음 경기부터 레드납체제로 이어질 것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는 확정적입니다.
그간 마크 휴즈감독의 전술적인 실수와 선수단 장악의 문제점에서 벗어나, 이제는 새로운 감독체제에 돌입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해리 레드납 감독은 마크 휴즈와는 비교할 수 없는 명장입니다.
해리 레드납감독은 중위권의 토트넘을 안정적으로 중상위권, 혹은 빅6로 만들어낸 감독으로 유명합니다. 지난시즌 말미에 대표팀감독에 욕심을 보이면서 잡음을 내기는 했지만, 첼시가 챔스 우승을 하지 못했다면 토트넘을 다시한번 챔스권으로 올릴 수 있었던 순위인 4위로 시즌을 마감했습니다. 거기에 지지난 시즌챔피언스리그에서는 16강에서 AC밀란을 꺾고 8강에 진출하는 괴력을 발휘하기도 했으며, 포츠머스 시절에는 팀을 FA컵우승으로 만들어놓기도 했습니다.
레드납감독은 일단 플랫한 4-4-2 포메이션을 주로 이용합니다. 과연 QPR에 토트넘에서 뛰었던 선수들만큼 좋은 자원이 있는지는 의문이지만, 일단은 포메이션에서 선수들의 변화보다는 안정을 꾀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토트넘시절에도 한번 베스트 11을 정하면 거의 변화를 주지 않는 감독의 스타일이 있기 때문입니다. 공격적에는 수비적으로 스쿼드의 강점이 있는 QPR이니만큼, 레드납감독의 영입과 동시에 겨울 이적시장에서 더 많은 선수들의 영입을 생각해볼 수도 있습니다.
상당히 단호한 성격으로 선수단을 장악하는 스타일로 알려져 있는 레드납감독의 부임은 공격진의 기강을 세우는데 매우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호일렛, 타랍, 시세와 같은 공격수들의 움직임을 제한하면서 조금 더 팀플레이를 강요하게되겠죠. 한번 감독에게 미운털이 박히면 베스트11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면, 공격선수들이 섣불리 개인플레이를 일삼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로테이션을 구사하지 않는다는 단점이 토트넘시절 지적되었습니다만, QPR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기본적으로 QPR과 토트넘의 경기수는 다릅니다. 유럽대회와 컵대회까지 병행했던 토트넘과는 달리 리그에서만 집중을하면 되고, FA컵은 모든 팀이 참가하는 대회기에 적당한 휴식시간이 주어집니다. 그렇기에 매경기 베스트멤버로 집중을 할 수 있는 QPR은 레드납에게 상당히 잘 맞아보입니다. 평소 중위권이나 중하위권팀을 지도한 경험도 매우 많고 실적도 확실했습니다.
박지성선수에게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레드납감독은 과거 인터뷰에서 박지성선수를 EPL 탑윙어로 뽑았을 정도로 박지성선수의 역할을 매우 높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박지성선수를 방송에서 언급했던 기억이 여러번 있었을만큼, 박지성선수를 어떻게 사용하는지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감독입니다. 중앙미드필더를 두명을 두기에 자연스럽게 중앙보다는 윙어로 그를 사용할 것이 유력시됩니다.
최근 부상으로 경기에 나오지못했지만, 박지성선수를 전술의 중심으로, 박지성 선수중심으로 전술을 재편할 가능성도 없지 않습니다. 마크 휴즈감독시절 다른 선수들의 무너진 밸런스를 메꾸는 역할로 특유의 공격본능을 발휘하지 못했던 박지성선수라면, 레드납감독의 전술하에서는 조금 더 자신이 잘하는, 그리고 자신이 잘 맡는 전술에서 본인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여집니다.
이렇다할 전술색을 보여주지 못하던 마크 휴즈보다는 경험이나 감독의 역량적인 면에서 훨씬 더 뛰어난 감독이 왔습니다. 비록 지금 QPR의 상황은 매우 좋지 못하고, 오늘밤에서 승리를 예상하기는 어렵습니다만, 해볼만한 상대가 몰려있는 다음 4연전에서 레드납의 전술이 빛을 발하기를, 그리고 박지성에게도 유럽시절 또 다른 은사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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