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 제라드와 두번째 맞대결 어땠나

Posted by Soccerplus
2012. 11. 26. 10:01 해외파 이야기/기성용


한 사람이 자신이 평생을 우상으로 삼은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매우 영광스럽고 기억에 남는 일일 것입니다. 그리고 그 우상으로 삼은 사람을 상대로 싸운다는 것은 만감이 교차하는 기억에 남을 수 밖에 없는 순간이겠죠. 우리나라에서는 기라드라는 별명을 갖고 있고, 한국의 제라드로 매우 유명한 기성용 선수와 '진짜'제라드와의 만남이 어제 밤 펼쳐졌습니다. 기성용 선수와 제라드는 어제 저녁 잉글리쉬 프리미어 리그 13라운드, 스완지시티와 리버풀에서 상대로 두번째 만남을 가졌습니다. 

지난 캐피털원컵대회에서 기성용 선수와 제라드 선수는 첫번째 만남을 가졌습니다. 기성용 선수는 그날 정말 좋은 활약을 펼치며 현지 팬들에게 포스트 제라드의 자격을 인정받았던 기억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긴장감이 조금 떨어지는 리그 컵대회였기에 현지에서 많은 주목을 받지 못했고, 그렇기에 이번 리그경기가 더욱 더 의미있게 느껴졌습니다.  

기라드 vs 제라드, 스완지 vs 로저스

우리나라에서는 기라드와 제라드의 대결로 주목을 받았지만 현지에서는 브랜든 로저스감독의 친정팀인 스완지시티와 현재 리버풀 사령탑을 맡고 있는 로저스 감독의 대결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지금의 스완지시티의 색깔과 현재 선수들의 면면을 바삭하게 알고 있는 로저스감독이 과연 스완지원정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가 궁금했습니다. 로저스가 떠났지만 여전히 그의 전술색을 이어가고 있는 스완지와, 새롭게 그의 색을 맞춰가고 있는 리버풀의 대결은 매우 관심을 끄는 대결이었습니다. 

지지난 사우스햄튼전에서 기성용선수는 풀타임을 출장하고 막판 햄스트링부상을 당하면서 2주간 부상을 당했습니다. 그간 한국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다시 재충전을 했지만 아직 부상회복이 완전치 않은 느낌도 없잖아 있었고, 12라운드 뉴캐슬과의 경기에서 셰흐터를 센터포워드로 선발출장시키면서 뉴캐슬원정을 따낸 경험이 있기에 라우드럽감독은 기성용을 제외하고 4-2-3-1시스템을 가동했습니다. 셰흐터를 원톱에 놓았지만 미드필더싸움을 많이 주문하면서 제로톱에 가까운 전술을 내세웠습니다. 

기성용대신 셰흐터카드 사용한 스완지

전반전은 양팀이 공격적으로 치고 받으면서 매우 흥미진진하게 전개되었습니다. 전반은 스완지보다는 리버풀이 우위를 가져왔다고 말할 수 있는데, 두 팀모두 짧은 패스로 점유율을 높여가면서 상대방의 공간을 파고드는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로저스 감독의 전술이 빛을 발한 전반이었는데 양쪽 풀백인 글렌 존슨과 스튜어트 다우닝을 미드필더지역에서 최전방사이까지 올리면서 미드필더싸움에서 숫적인 우위를 가져왔습니다. 두 풀백은 측면돌파를 고집하기보다는 중앙을 택하면서 기성용이 없는 중원을 헤집고 다녔죠. 풀백을 보던 엔리케를 윙으로 투입시키고, 다우닝을 풀백으로 투입시킬만큼 공격적인 포지션이었습니다. 브리튼과 데 구즈만이 선발출장했지만 수비력이 매우 뛰어나다고는 말할 수 없기에 이 방법은 매우 훌륭하게 들어맞았습니다. 

전반전에만 무려 13개의 슛팅을 기록했고, 오프사이드로 한개의 골을 놓치고 결정적인 찬스를 만들었으나 트레멜콜키퍼의 선방쇼가 이어졌습니다. 우측풀백인 글렌존슨이 좌측면에서 1:1찬스름 나들었지만 트레멜의 선방에 막혔죠. 무엇보다 기성용을 대신한 카드였던 셰흐터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고, 수비적으로 불안한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선수들을 공격적으로 올리며 미드필더와 수비사이에 많은 공간을 노출했던 리버풀이지만 이 위치를 공략해줄 선수가 없었습니다. 

실패한 셰흐터 카드, 후반 시작과 함께 기성용 투입

그리고 후반전 시작하자마자 기성용선수를 셰흐터와 교체해주면서 라우드럽감독은 조금 더 안정적인 변화를 꾀하게 됩니다. 기성용이 들어가자마자 경기의 양상은 변했습니다. 일단 수비적으로 내려와서 공간을 막아버린탓에 양쪽풀백의 공격이 무뎌졌고, 스완지시티의 점유율이 많이 올라왔습니다. 공격수를 한명 빼고 미드필더를 넣은 스완지나, 스완지의 변화에 공격의 길이 막혀버린 리버풀이나 활로를 찾지 못한채 미드필더싸움을 계속하게 되었습니다.

기성용선수는 제라드와 계속해서 마주치면서 미드필더싸움을 벌였습니다. 조 알렌이 뒤를 받친 제라드는 조금 더 공격적으로 포지션을 잡았고, 기성용 선수는 미드필더선수들 가운데 가장 아래에 위치했죠. 하지만 제라드의 몸상태가 좋지 않아보였고, 기성용 선수도 부상에서 회복한지 얼마되지 않아서 몸이 100% 올라오지 않은 듯, 후반중반이후에는 두 선수모두 좋지 못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기성용 선수는 수비에서 걷어내는 과정에서 수아레즈에게 결정적인 패스를 해버리면서 위험일발의 실수를 하기도 했습니다. 

기라드 vs 제라드, 두 선수모두 아쉬운 모습

후반 40분, 데 구즈만이 빠지고 케미 아구스틴이 들어오면서 기성용 선수는 공격형 미드필더의 역할을 하게 되었습니다. 후반 막판 기성용 선수의 공격력을 믿어보자는 것이었죠. 기성용 선수는 매우 좋은 찬스에서 슛팅을 허공으로 보내버리면서 또 아쉬움을 샀죠. 강한 압박과 수비라인을 끌어올리면서 체력적인 소모가 많았던 두 팀은 후반으로 가면갈수록 체력이 떨어졌고, 두 팀은 무승부에 만족한듯 아쉬운 0:0승부로 경기를 끝냈습니다. 

제라드와의 대결이었기에 매우 기대를 모았던 기성용선수는 전체적으로 100%폼은 아닌듯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만, 92%의 패스성공률이 말해주듯 한두차례 실수를 빼고는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제라드역시도 기성용과 많이 마주치게 되면서 흥미로운 장면을 많이 연출했지만 그의 전매특허인 중거리슛이 골대로 향하지 못했고, 특유의 킬패스도 보여주지 못하며 두 선수의 두번째 대결은 아쉬움속에 무승부로 끝나게 되었습니다. 

아쉬웠지만, 기성용의 신뢰도 확인할 수 있었던 경기

지난 뉴캐슬전에서 셰흐터카드가 통하면서 라우드럽감독이 그를 조금 더 시험해보겠다는 말을 했습니다만, 이번 경기는 오히려 기성용선수에 대한 신뢰를 볼 수 있었습니다. 후반 시작하자마자 기성용을 투입했다는 것은, 그만큼 기성용선수를 신뢰하고 있다는 증거이고, 후반전 막판 공격형미드필더로의 기용역시도 그의 기량을 전적으로 신뢰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스완지의 전술적변화로 기성용선수의 입지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라는 걱정이 있었습니다만,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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