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납 데뷔전, QPR 빛과 그림자를 보다
마크 휴즈 감독이 경질되면서 지난 경기를 감독 대행체제로 치뤘고, 이번 경기야 말로 레드납 감독의 데뷔전이었습니다. 상대는 역시 올시즌 16위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선더랜드였죠. 원정경기에서 그리 좋은 기억을 가져본적이 없기에, QPR의 이번 경기도 예전과 비슷했겠지만, 그렇기에 밤을 새서 이 경기를 보는일은 매우 어려운 일이 되겠지만, 감독이 바뀌었고, 박지성 선수의 복귀전이 되는 경기기에 마음을 잡고 경기를 시청했습니다.
아무리 꼴찌팀이라고 하더라도 QPR의 선수들의 면면은 그렇게 밀리는 편이 아니라고 생각을 하고, 좋은 감독이 시간을 갖고 조련을 한다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리고 박지성 선수에게 어떤 임무가 부여될지도 굉장히 궁금했습니다. 한간에는 박지성 선수가 주장자리를 보전하기도 힘들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습니다만, 박지성 선수의 주장자리에는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한달이상을 쉬었기에 박지성 선수가 선발로 나올 것이라는 예상은 하지 않았습니다만, 교체로라도 나올 수 있다면 박지성 선수의 몸상태와 전술적인 역할을 체크해보고 싶었습니다. 레드납감독은 이번 경기에서 중원에 상당히 신경을 써서 나왔습니다. 중원에 음비아, 그라네로, 디아키테를 집어넣으면서 중앙미드필더성향의 선수들을 세명을 배치했고, 마키와 타랍을 양쪽윙어로 기용하는 느낌이었지만 두 선수의 활동범위는 측면보다는 중앙쪽으로 집중되었습니다. 마키는 거의 시세와 투톱으로 기용되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음비아와 그라네로 그리고 디아키테의 중앙조합은 상당히 긍정적이었습니다. 중앙수비수로 나오던 음비아를 중앙미드필더로 올리면서 중원의 무게감이 한결올라온 모습이었습니다. 피지컬과 스피드를 겸비한 음비아는 많은 활동량을 커버해주면서 그라네로와 디아키테의 뒤를 받쳐주었습니다. 이번 경기에서 가장 큰 변화는 음비아의 전진배치라고 할 수 있겠고, 어느정도 가능성을 보았다고 생각합니다.
수비가 어느정도 안정이 되니, 공격에서도 여러가지 패턴의 방법이 등장했습니다. 과거 휴즈감독체제에서는 호일렛과 타랍에 의존하는 경향이 매우 컷었다면, 이번 경기에서는 그라네로와 디아키테를 이용한 중앙공격이나 측면의 트라오레와 보싱와를 이용한 크로스공격도 많이 선보였습니다. 물론 골을 기록하거나 승점3점을 획득하지는 못했지만, 이번 경기는 QPR이 이번 시즌 펼쳤던 경기중에서도 손에 꼽힐 좋은 움직임을 보인 경기였습니다. 휴즈감독시절에는 드리블을 일삼고 이기적인 플레이를 하던 마키의 변화도 놀라웠습니다. 상당히 헌신적인 모습으로 많은 활동량을 커버해주면서, 선수가 이렇게 변할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을 들게 하더군요.
하지만 여전히 한계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한계를 느끼게 한 것은 지브릴 시세, 그리고 아델 타랍이었습니다. 경쟁 공격수들의 줄부상속에 공격수로 선발출장한 지브릴 시세는 기회가 날때마다 무조건 슛팅을 시도했습니다. 다른 선수들의 좋은 기회가 있음에도 패스를 하지 않고, 그냥 골대만 보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원래 실력이 이런건지, 아니면 폼이 떨어진 것인지는 몰라도 시세는 혼자서 7개의 슛팅을 시도했는데, 그중 골문으로 향한 것은 단 1개밖에 없었습니다. 여러번의 슛을 시도했습니다만, 위협적인 것은 한차례밖에 없었습니다. 원정경기에서 어렵사리 기회를 만들면 시세가 허공으로 마무리짓는 패턴의 공격이 이어졌습니다.
아델 타랍은 역시나 QPR 공격진 가운데 가장 좋은 기량을 지녔습니다. 볼을 다루는 기술과 킥력은 한두차례만 봐도 급이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죠. 하지만 그의 이기적인 모습은 오늘도 여러번 거슬렸습니다. 패스를 해야할 타이밍에서도 볼터치를 계속하면서 타이밍을 놓쳐버리고, 역습찬스에서 전개는 쉽게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문제는 타랍이 없으면 이렇게라도 해줄 선수가 없다는 것이죠.
박지성 선수는 후반 19분교체되어 들어와 약 30분간 뛰면서 데뷔전을 치뤘습니다. 37일만의 데뷔전이었고, 무릎통증은 만성적으로 따라오는 것이기에 쉽게 컨디션이 올라올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습니다. 박지성 선수는 디아키테와 교체되어 들어오면서 중앙미드필더에서 역할을 소화했습니다. 수비와 공격, 어디에도 치우치지 않으면서 밸런스를 유지하는 역할을 했고, 들어오자마자 좋은 움직임으로 파울을 만들어내기도 했습니다. 하루아침에 폼이 올라오지는 않겠지만, 한두차례의 좋은 모습은 인상깊었습니다.
QPR에서도 주전경쟁에 밀리는 구나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만, 오늘 교체투입된 것을 생각해보면 레드납감독이 그를 중용할 것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골키퍼의 부상으로 한장의 카드를 썻고, 0:0 백중세의 상황에서 첫번째 교체카드로 박지성 선수를 투입한 것은 그만큼 박지성 선수의 신뢰도가 높다는 증거입니다. 호일렛은 교체명단에 들었습니다만 출전조차하지 못했고, 라이트필립스가 교체되어 들어와 한차례 슛을 날렸습니다. 오늘 경기의 교체출장은 박지성 선수의 폼을 올리기 위한 레드납감독의 배려라고 생각합니다.
중원에서의 움직임과 공격패턴의 다양화라는 빛을 보여주었지만, 공격수들의 결정력과 팀플레이가 살아나지 않는 이상, 골을 넣을 수 없다는 그림자를 동시에 본 경기였습니다. 앞으로 서너경기 QPR의 플레이가 더 좋아지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겨울이적시장의 타겟은 이로써 확실해진 듯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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