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회패스-93%성공률 기성용, 경기를 지배하다

Posted by Soccerplus
2012. 11. 29. 09:32 해외파 이야기/기성용


축구에서 가장 빛이나는 장면은 누가뭐라해도 골이 터지는 장면입니다. 화려한 슛팅에 이은 골, 거기에 이어지는 골 세레모니까지, 무엇보다도 골이 터지지 않으면 승점을 따낼 수 없기에 축구는 골로 말하는 종목입니다. 다른 어느 포지션보다 공격수포지션의 선수들이 가장 인기가 많고, 가장 몸값도 비쌉니다. 

하지만, 경기를 보다보면 이렇게 골이나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않아도 영향력을 보여주는 선수가 있습니다. 어떤 선수는 지치지않는 체력으로 다른 선수들에게 도움을 주는 경우도 있고 한두차례의 센스있는 개인기로 그날 경기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을 만들어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방금전끝난 기성용 선수의 스완지시티와 웨스트브로미치와의 경기에서 기성용 선수의 조용한 영향력은 경기를 지배했습니다. 

기성용 선수는 풀타임을 뛰었고 환상적인 프리킥을 날리기도 했습니다만 하이라이트를 보신다면 그의 모습을 찾기는 힘들 것입니다. 그만큼 기성용 선수의 공격적인 움직임은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성용 선수의 플레이에 눈이 갈 수 밖에 없었던 것은 그의 안정적인 움직임이 스완지시티의 승리에 정말 큰 공헌을 했기 때문입니다. 볼 키핑과 패스, 그리고 볼 배급에 상대의 공격을 저지하는 움직임까지 어떤 면에서도 기성용 선수의 활약은 대단했습니다. 

데 구즈만 제외한 라우드럽의 변화

오늘 경기에서 라우드럽감독은 스타팅라인업에서 한가지 변화를 주었습니다. 바로 매경기 선발출장하면서 다소 이기적인 모습을 보여주던 조나단 데 구즈만이 선발명단에서 제외된 것입니다. 원톱자리에는 미구엘 미추가 나왔고, 그의 아래를 받치는 공격형 미드필더에는 데 구즈만대신, 파블로 에르난데스가 나왔습니다. 공격쪽으로 웨인 라우틀리지와 네이던 다이어가 나오면서 이들은 정해진 자리없이 무한 스위칭을 계속했습니다. 

그리고 데 구즈만을 뺀 라우드럽감독의 수는 적중했습니다. 라우틀리지가 2골을 넣었고, 다이어도 계속해서 빠른 움직임으로 위협적인 움직임을 연출했고 특히 고립되는 느낌이 강하던 미추의 움직임이 살아났습니다. 슛팅숫자 13:6으로 두배이상 기회를 만들었고 상대는 한골을 넣었을 때의 슛빼고는 유효슛팅을 기록하지 못했을만큼 일방적인 경기였습니다. 팀 전체의 패스 성공률이 91%에 달했을만큼 좋은 경기를 펼쳤고, 공격적으로 발이 맞는 선수들이 출장하자 공격수들의 좋은 패스들이 이어졌습니다. 미구엘 미츄의 패스성공률은 100%에 달했습니다. 

엄청난 스완지의 경기력

그리고 이 인상적인 모습의 경기력을 뒷받침한 선수는 단연 기성용 선수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데 구즈만 대신  파블로를 투입한 것은 사실 조금은 모험적인 선택이었습니다. 어느정도 공수의 밸런스가 있고 활동량도 많은 데 구즈만을 빼는 것은 미드필더지역에 많은 부담을 안기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기성용과 브리튼은 매경기 짝을 맞춰서 나오지만, 두명역시 수비적인 면에서 최고라고 말하기 어려운 선수이기에 조금은 걱정스러운 면도 있었습니다. 

라우드럽은 수비력보다는 점유율을 선택했습니다. 아예 공격을 할 기회를 주지 말자는 것이었죠. 안정적인 볼 배급과 공격선수들의 미드필드지역으로의 움직임을 통해 볼을 계속 소유하고 상대에게 기회조차 내주지 말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점유율은 65:35, 완벽한 경기였습니다. 

점유율 축구의 중심, 기성용

기성용 선수는 데뷔이후 가장 많은 볼터치횟수인 117회와 103회의 패스를 기록했습니다. 중요한건 성공률인데 그중 93퍼센트를 성공시키면서 대단한 성공률을 자랑했죠. 103회의 패스가 얼마나 대단한 것이냐 하면, 유럽전체 패스순위 1위인 바르셀로나의 사비의 평균 패스횟수가 100회입니다. 그 선수가 기록한 것보다 조금 더 많은 패스를 보냈다는 것입니다. 기성용선수는 경기내내 거의 포백라인 바로위에 위치하면서 패스는 물론이고 안정적인 볼점유를 하는데에 키역할을 했습니다. 

기성용이 평소경기보다 더 아래로 내려와 플레이를 하자, 상대팀의 이를 저지하기 위한 압박이 시도되었습니다. 하지만 기성용은 짧은 패스만 정확한게 아니었죠. 그럴때마다 전진패스와 롱패스를 넣으면서 압박을 쉽게 풀어냈죠. 이날 경기에서 기성용선수의 롱패스는 20개였습니다. 리그 1위 폴스콜스의 평균기록인 9.8개의 2배가 넘는 기록이었죠. 그중 19개를 정확히 동료의 발앞에 떨궜고, 이는 자연스럽게 스완지 승리의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이날 20개의 롱패스는 올시즌 최고 기록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제가 본 기억으로는 20개를 넘었던 선수가 없었는데 말이죠. 

기성용이 없었다면, 만약 이 자리에 데 구즈만이 나왔다면 과연 이런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었을까요. 절대 그렇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언론은 아마도 기성용선수의 후반전 아쉬운 프리킥을 대서특필하며 내보내겠지만, 오늘 경기에서는 한장면으로 말할수 없는 엄청난 안정감을 팀에 쏟아주었습니다. 패스면 패스, 키핑이면 키핑,  슛이면 슛, 수비면 수비, 모든 면에서 상대를 제압하면서 그의 영향력이 경기를 지배하도록 만들었습니다. 

지난 리버풀전에서 부상에서 회복된지 얼마 안되었는지 조금 불안한 모습을 보였지만, 이번 경기에서는 또 다시 기록에 남을만한 경기를 펼쳤습니다. 리그 10경기만에 팀의 주전은 물론이고 중심이 된 기성용선수의 모습이 너무나 자랑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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