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의 위험했던 90분, 결과는 해피엔딩

Posted by Soccerplus
2012. 12. 2. 08:00 해외파 이야기/기성용

일주일에 한경기씩 매주주말마다 경기를 치루는 리그에서 갑자기 주중경기를 뛰게 되면 컨디션을 유지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체력적인 부분도 당연하고, 몸의 밸런스를 유지하는 부분에서도 당연히 어렵기 마련입니다. 기성용 선수는 부상으로 2주를 쉰뒤, 바로 지난 주중경기에서 풀타임을 뛰었고, 오늘 열린 아스날과의 원정경기에서도 풀타임으로 경기를 뛰었습니다. 기록상으로는 나쁘지 않은 활약을 보였습니다만, 지금껏 뛰었던 EPL경기 가운데에서 가장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경기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이날 경기는 여러모로 관심이 가는 경기였습니다. EPL전체에서 패스성공률 1위와 5위를 달리고 있는 미켈 아르테타와 기성용의 대결이었고, 점유율축구를 전면에 내세우는 아스날과 이쪽 부분에서 신흥강호로 떠오르고 있는 스완지시티의 자존심대결이 있기도 했습니다. 지난 시즌에는 1승 1패로 백중세를 보였고, 이번 경기에서는 또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가 굉장히 기대가 가는 경기였습니다. 

패스마스터 기성용 vs 아르테타의 대결

챔피언스리그와 프리미어리그를 병행하면서도 미드필더라인에 적당한 교체자원이 없는 아스날의 미드필더진이었습니다만, 윌셔-카솔라-아르테타로 구성된 세명의 미드필더는 EPL최고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런 선수들을 상대로 기성용선수가 다시한번 시험대에 오르는 경기였기에 매우 흥미롭게 지켜봤습니다. 

전반전, 기성용-스완지의 기세 좋았다

전반전은 완전히 스완지의 페이스였고, 덩달아 기성용선수의 경기력도 좋았습니다. 상대 미드필더들이 상당히 부진하면서 경기를 풀어나가지 못했던 반면 기성용선수는 포백바로 앞에 위치하기도 하고, 때에 따라서는 미드필더진의 최전방까지 나오면서 공격에 가담하기도 했습니다. 경기를 풀어주고 양사이드로 볼을 적절하게 벌리면서 상대를 압도했습니다. 화려한 양발 드리블로 아르테타를 순식간에 제쳐내기도 했습니다. 전반전에만 패스 44개를 기록했고, 그중 롱패스가 무려 10개였습니다. 상대가 조밀하게 미드필더를 구성하자 기성용의 롱패스는 경기를 풀어나가는 쉬운 도구가 되었죠.

스완지는 전반전내내 아스날을 압도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아스날 선수들의 몸이 전체적으로 무거워보였고, 공격진에서 월콧, 포돌스키, 제르비뉴가 어떠한 찬스도 만들어내지 못했습니다. 간간히 공을 잡았던 윌셔만이 아스날에서 유일한 위협이었습니다. 스완지는 점유율이나 공격빈도면에서 상대를 앞서나갔지만, 한두차례 기회를 빼고는 골을 넣는데 실패했습니다. 

후반전, 아스날의 반격, 점유율을 내어주다

하지만 후반전 시작하자마자 반전이 시작되었습니다. 카솔라를 중심으로 한 미드필더 플레이가 살아나면서 후반전 초중반은 완전히 아스날의 페이스였습니다. 마치 아스날의 선수들이 후반전에 승부를 보기위해 전반전에 체력을 비축한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선수들이 패스웍이 살아나면서 후반 중반 점유율이 7:3정도로 기울어지기도 했습니다. 이에 반해 스완지시티는 전반전의 경기력을 후반까지 이어나가지 못하면서 상대에게 주도권을 내어주고 말았죠. 

기성용, 결정적인 실수로 실점위기 자초하다

기성용 선수도 후반전에 부진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2주간의 부상후 다시 복귀한 경기에서 풀타임, 그리고 다시 선발출장했기때문에 기성용 선수의 체력은 정상이 아니어보였습니다. 전반과 후반의 뛰는 모습이 확연하게 달랐고, 패스의 숫자도 확연하게 달라졌습니다. 상대방이 주도권을 잡았고, 압박을 강하게 하면서 기성용에게도 패스할 공간과 여유가 매우 적었고, 후반에는 단 30개의 패스, 그리고 1차례의 롱패스시도에 그쳤습니다.

그리고 후반 중반에는 정말 결정적인 실수를 했습니다. 물론 상대방의 압박과 그 전의 부정확한 패스가 기성용에게 어느정도 영향을 미쳤지만, 기성용은 백패스를 하는 과정에서 상대방에게 완벽한 1:1찬스를 내어줄뻔한 패스미스를 했습니다. 운이 좋게도 동료인 치코 플로레스가 깔끔한 태클로 이 위기를 모면했지만, 정말로 위험한 실수였고, 경기의 분위기를 완전히 바꿀수도 있었습니다.

이러한 위기를 잘 버텨낸 스완지는 후반 막판 서로 치고받는 분위기로 반전을 하는데 성공을 했고, 후반종료 5분전, 에이스 미구엘 미추가 골을 터뜨리며 승기를 잡았고, 곧이어 후반 로스타임에는 젠킨슨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미추가 2번째 골을 넣으면서 아스날전 원정승을 거두는데 성공했습니다. 미추는 이날 경기로 득점랭킹 선두에 올랐고, 팀도 최근 4경기 3승 1무의 호성적을 이어가면서 리그 7위의 성적을 마크했습니다. 

기성용에게 큰 의미가 될 경기였다

기성용에게는 매우 시사한바가 컸던 경기라고 생각합니다. 패스성공률이나 롱패스 횟수와 같은 기록적인 면에서는 리그에서 세손가락안에드는 기록을 갖고 있지만, 분명 오늘 경기에서도 다른 탑 랭커인 카솔라나 아르테타보다는 아직 미치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주중경기를 치룬 뒤의 피로가 이해가지만, 이를 적절하게 배분하면서 90분내내 체력을 유지하는 것도 프로선수에게는 중요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전반보다 후반에 폼을 끌어올려 위협적인 모습을 보였던 아르테타와 카솔라의 모습은 두고두고 기억해야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기성용이 실수했던 장면에서 실점을 했다면 이날 경기은 아스날의 승리로 끝이 났을 것입니다. 승점 3점을 좌지우지할 위험천만한 패스미스였죠. 기성용의 포지션이 그렇습니다. 가장 안정적으로 경기를 이끌어야하고, 실수의 대가도 그만큼 큰 포지션이죠. 긍정적이게도 오늘의 실수는 막판터진 골로 인해 사람들의 기억에 크게 자리하지 않을 것입니다. 기성용과 스완지에게는 해피엔딩이죠. 오늘 경기를 바탕으로 매경기 더욱 더 성숙한 경기력을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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