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PR, 박지성도 레드납도 답이 되지 못했다
오늘 펼쳐진 EPL 15라운드 경기에서 QPR은 리그 첫승을 기대했습니다. 이번 시즌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아스톤 빌라, 레드납 감독의 부임에 의한 선수들의 각성효과, 홈경기라는 여러가지 이유들이 거론되면서 오늘 경기는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고, 이길 수 있을 것 같다는 예상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영국의 베팅업체에서는 정말 오래간만에 QPR의 승리가 더 높은 가능성의 배당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이겨야 하는 경기였습니다.
레드납감독은 상당히 칼같은 감독입니다. 한번 아니라고 생각을 하면 뒤돌아보지도 않고 선수를 전력에서 제외하는 감독이죠. 한번 정해진 베스트 11은 큰 이유가 없는 이상 바꾸지 않는 감독으로 알려져있기도 합니다. 전술적인 측면에서 강점을 갖는 감독이기보다는 선수단을 이끄는 머리보다는 가슴으로 선수들에게 믿음을 주는 감독입니다. 하지만 그 감독에게 '아니구나'라는 각인이 심어지면 팀에서 입지를 다지기가 힘듭니다.
레드납감독은 QPR감독으로 두번째 경기에 임했습니다. 그가 감독의 지휘봉을 잡은 선더랜드전에서부터 그의 마음을 사로잡은 선수와 그의 눈에 어긋난 선수가 있었습니다. 경기내내 성실한 플레이를 펼치던 제이미 마키는 감독의 눈에 들었고, 지난 선더랜드전에서 7개의 슛을 난사하고 1개의 슛만 유효슛팅을 기록했던 시세는 그의 눈에 벗어났죠. 그 결과 제이미 마키를 원톱으로 한 4-3-3 포메이션으로 이날 경기에 임했습니다.
박지성 선수는 선발명단에서 제외되었습니다. 여러가지 이유로 이 이유를 생각해볼 수 있는데, 일단은 타랍을 팀의 핵심자원으로 생각하는듯한 인상을 받았고, 중앙으로 투입하려고 생각을 해봤지만 지난 경기에서는 세명의 미드필더인 음비아, 그라네로, 디아키테로 좋은 효과를 보았기에 투입하지 않았습니다. 오른족윙으로 션 라이트 필립스가 나왔는데, 박지성 선수가 윙으로 기용되기 위해서는 이 선수와 경쟁을 펼쳐야할 것 같습니다.
경기는 1:1로 끝났습니다. 지난 경기처럼 의미있는 움직임을 보였냐하면 오히려 지난 경기보다 좋지 못한 경기력이었습니다. 휴즈 시절로 되돌아간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레드납감독은 EPL에서 정말 많은 시간을 보낸 베테랑 감독인데, 경기 막판에는 얼굴이 울그락불그락해지면서 자리에 앉지 못하는 모습마저 보였습니다. 그가 얼마나 경기에 불만족스러웠는지를 알 수있었습니다.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37분만에 중원의 핵심자원인 스테판 음비아가 잠시 의식을 잃는 큰 부상을 당하면서 숀 데리가 나왔습니다. 그리고 중원에서 그닥의 활약을 펼치던 그라네로를 박지성과 바로 교체를 했죠. 박지성의 교체가 상당히 잘 맞아 떨어지면서 여러번 슈팅찬스를 잡고, 찬스를 만들어 나갔지만 후반 24분 다른 중앙자원인 삼바 디아키테가 부상당하면서 주니어 호일렛이 나왔고, 경기력은 휴즈감독시절로 돌아왔습니다.
여러가지 문제를 노출했습니다. 일단 언급하고 싶은 선수는 숀 데리입니다. 후반 20분동안 박지성 선수와 중앙미드필더라인을 구성했던 숀 데리는 박지성 선수와 당연히 패스를 주고받으며 주도권을 가지고 와야할 선수입니다. 하지만 숀 데리는 박지성에게 패스하지 않았습니다. 선수 개인에 대한 사소한 감정이 의심되기도 했습니다. 패스를 해줘야하고 할수밖에 없는 장면에서도 볼을 끌면서 다른 선수들을 굳이 찾아 패스를 하더군요. 팀에서 오랜시간을 보냈던 숀 데리가 갑자기 들어와 주장자리를 차지한 박지성에게 악감정을 느끼고 있는게 아닌지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또 언급하고 있는 선수는 주니어 호일렛과 숀 라이트 필립스입니다. 호일렛은 평점을 주기도 아까운 최악의 플레이를 보였습니다. 공을 잡으면 무리한 드리블, 개인플레이를 연발했습니다. 아마도 또한번 레드납감독의 눈밖에 나게될 선수가 될 듯 싶습니다. 숀 라이트 필립스는 오늘 경기에서 골대를 맞추기도 하고 찬스를 만들기도 했지만, 그장면을 제외하고는 또한번 답답한 플레이를 펼쳤습니다. 후반 종료시간, 라이트 필립스에게 고래고래 화를 내는 레드납의 모습에서 그의 플레이가 어느정도였는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박지성 선수의 모습은 좋았다고 평할 수 있겠습니다. 박지성 선수는 비록 한번 결정적인 찬스를 놓치긴했습니다만, 후반전 내내 팀의 무너진 밸런스를 매꾸어 나갔습니다. 수차례의 명품태클로 상대의 공격을 끊었고, 다른 선수들이 개인 플레이에 매진하는 상황에서 팀의 균형을 맞추는 유일한 선수였습니다. 또 좋은 모습을 보여준 선수는 타랍인데, 자유로운 역할을 부여받으면서 QPR의 동력이 되었습니다. 개인플레이에 치중한 면도 없잖아 있지만, 개인 플레이가 효과를 발한 유일한 QPR선수였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박지성도, 레드납도 첫승을 이끌진 못했습니다. 좋은 경기를 보여준 선수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팀의 밸런스를 완전히 무너뜨려버린 몇몇선수가 있었기에 승리를 꿈꿀 수 없었습니다. 중원의 부상선수들이 언제쯤 돌아올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팀내의 분위기를 완벽하게 돌려놓지 않으면, QPR의 첫승은 아직도 멀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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