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더비, 맨유의 창이냐 맨시티의 방패냐

Posted by Soccerplus
2012. 12. 9. 08:00 해외 축구 리그 이야기

지난 시즌 두차례의 맨체스터 더비는 결과적으로 우승트로피의 향방을 가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맨시티는 라이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두번의 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따내면서 승점 6점을 벌었고, 맨유는 두 경기에서 한 경기도 이기지 못하면서 승점을 따내지 못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리그 최종 순위에서 두 팀의 승점차이는 없었고, 두 경기에서 한 경기라도 비겼다면 우승은 맨유의 것이 되었을 것입니다. 

두 팀모두 쾌조의 시작을 보이던 지난해 이맘때쯤, 맨유는 맨시티에게 올드트래포드에서 1:6으로 대패를 당했습니다. 다비드 실바가 완전히 빛났던 경기였고, 맨유의 충격은 엄청났습니다. 최대의 라이벌에게 대패를 당했었죠. 거기에 올드트래포드에서 홈 19연승을 달리던 맨유였고 2010/2011 시즌부터 홈 무패행진을 벌이던 맨유의 타격은 심했습니다. 그 이후 더 이상 맨유는 홈에서 극강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고, 이는 지난 시즌 우승경쟁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많은 빅클럽들과 거대한 투자를 하는 자본들이 들어와있는 EPL에도 양강구도가 서서히 수면위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바로 맨체스터의 불편한 이웃 두 팀이죠. 두 팀은 이번 시즌에도 15라운드까지 끝난 현재 나란히 1, 2위를 기록하면서 승점 3점차로 3위그룹을 승점 7점차이로 멀찌감치 벌리며 선두경쟁을 하고 있습니다. 이번 경기에서 맨시티가 이기면 1위가 맨시티로 바뀌게 되고, 이 경기결과는 시즌 중반 선두싸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만약 맨유가 이긴다면 두 팀의 승점차는 6점으로 벌어지면서, 맨유의 독주체제가 되겠죠. 

수비와 중원-맨시티의 강세

이번 경기는 맨체스터 시티의 홈구장인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벌어지는 만큼, 맨시티가 어느정도 우세한 입장에 있습니다. 맨시티는 역시나 야야 투레를 축으로 하는 중원에서 맨유에게 앞서 있습니다. 야야 투레와 하비 가르시아, 그리고 가레스 배리가 선발로 투입될 것으로 보이는 맨시티의 중원은 맨유보다는 더 단단하고 견고해보입니다. 최근 중원 선수들의 몸상태가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고 야야 투레도 지난 시즌만한 활약을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습니다만, 맨유라는 라이벌전에서는 다른 모습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야야 투레는 지난 시즌에도 캐릭-스콜스의 라인을 찢어놓은 적이 있고, 이번 시즌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안데르손의 부상도 맨시티에게는 호재입니다. 

이번 시즌 최소 실점의 단단한 수비는 맨시티의 강점입니다. 부상으로 결장이 예상되던 클리시의 출장 가능소식이 알려지면서, 맨시티의 수비진은 조금 더 안정감을 갖게 되었습니다. 콤파니가 건제하고 이를 받쳐주는 나스타시치(혹은 레스콧)의 수비벽도 높습니다. 리그 최소 실점에 홈 어드밴티지를 등에 엎은 맨시티는 이번 시즌 불안한 수비력을 보여주는 맨유보다는 훨씬 더 우위에 있습니다. 

루니-반페르시의 맨유, 공격에서 우위

맨유는 이를 뚫을 공격에 강점을 갖고 있습니다. 루니와 반 페르시의 라인은 이미 세계적으로도 손색없는 라인이고, 거기에 고비마다 결정을 지어주는 치차리토의 모습도 상당히 든든해 보입니다. 맨시티전에서 골을 기록한 기억이 있는 웰백도 있습니다. 비록 맨시티가 좋은 공격진을 보유하고 있지만 순간적인 결정력과 파괴력면에서는 맨유가 우위에 있습니다. 반 페르시와 루니에게 한 두번의 결정적인 찬스가 오게 된다면 맨시티에게는 치명적입니다. 

하지만 발렌시아의 부상은 맨유에게는 큰 타격입니다. 여전히 제정신을 못차리고 있는 애쉴리 영밖에 이제는 윙어 자원이 없는 상황입니다. 웰백이나 루니를 측면으로 돌릴 수 있다고하지만 이 두 선수모두 왼쪽에서 뛰는 것이 훨씬 더 자연스러운 선수들입니다. 중원에서 볼을 운반해줄 선수인 안데르손이 없다는 것도 상당히 슬픕니다. 한가지 위안 거리는 중원에서 수비적으로 임해줄 수 있는 플레쳐가 정상컨디션으로 돌아왔다는 점입니다. 야야 투레에게 피지컬적으로 완전히 밀렸던 지난 5월의 기억은 플레쳐의 존재로 인해 어느정도 상쇄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윙어가 부족한 맨유, 전술 변화 시도할까?

윙어가 부족한 상황에서 과연 퍼거슨 감독이 어떤 전술을 꺼내들지도 기대가 됩니다. 이번 시즌 윙어를 두지 않는 다이아 몬드 전술, 혹은 4-3-1-2의 전술을 시험해 본적이 있는 퍼거슨감독입니다. 하지만 이번 시즌 중요한 경기에서 윙어를 두지 않는 전술을 사용하지 않았던 퍼거슨 감독이 맨시티와의 라이벌전에서 모험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을런지 모르겠습니다. 플래쳐, 캐릭, 스콜스는 건재하기에 이 세 선수를 중앙 미드필더로 둘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최고의 창과 최고의 방패가 만나는 경기입니다. 어찌되었던 맨유의 입장에서는 불안한 수비진을 상쇄하면서 공격진에서 찬스가 날 때마다 골을 넣어주느냐가 승부의 관건이 될 것이고, 맨시티는 우월한 중원을 이용해 상대를 피지컬적으로 압박하면서 아예 찬스를 내어주지 않는 것이 승부의 관건이 될 것입니다.  테베즈, 아게로, 발로텔리, 제코등 우수한 자원들이 있지만 이번 시즌 그 어떤 선수도 확실하게 좋은 활약은 보여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오늘 밤 경기의 영웅이 누가 될지도 매우 궁금합니다. 비디치의 부상으로 맨유의 수비는 매우 허약한 상황이고, 매경기마다 골을 내어주고 있습니다. 

의외의 변수들을 조심하라

맨유가 맨시티에게 당한 1:6대패의 원인은 에반스의 퇴장이었습니다. 0:1로 뒤졌던 후반 2분만에 에반스가 퇴장당하면서 맨유는 무려 5골을 실점했죠. 그리고 2달 반 뒤에 벌어졌던 FA컵 경기에서는 수비수 콤파니가 전반 12분만에 퇴장을 당했습니다. 맨유는 전반전에만 순식간에 3골을 넣으면서 승부를 갈랐죠. 엄청난 긴장감과 라이벌의식이 온몸을 옥죄는 경기에서, 한 선수의 결정적인 실수나 퇴장이라는 변수는 경기를 쉽게 결정내어버릴 수 있습니다. 

맨유는 이번 시즌 무승부가 없고(12승 3패) 맨시티는 이번시즌 패가 없습니다(9승 6무).  비긴다면 맨유는 시즌 첫 무승부를, 맨유가 이긴다면 맨시티는 이번 시즌 첫 패배를 기록하게 되네요. 과연 90분이 끝난뒤, 웃고 있는 팀이 누가 될지가 궁금합니다. 대결 그 이상의 의미가 있는 맨체스터 더비는 이번 시즌 중반 선두경쟁의 분위기를 완전히 바꿔놓아버릴 수 있습니다. 그런 것을 선수도, 감독도, 팬들도 모두 알기에 그 어느때보다 치열한 대결이 될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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