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분패 스완지, 분명한 약점 노출했다

Posted by Soccerplus
2012. 12. 9. 08:31 축구이야기

3:0으로 뒤지다가 3:2로 따라붙고, 다시 4:2로 추가골을 내어준 뒤에 후반 막판까지 최선을 다하며 로스타임에 4:3의 만회골을 터뜨린 경기를 보면서 어렵게 이긴 승리팀이나, 아쉽게 진 팀에게 모두 박수가 돌아가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이긴팀도, 진팀도 잘했고 보는 입장에서도 경기 막판까지 시선을 땔 수 없는 정말 좋은 경기였습니다. 제가 본 경기 중 올 시즌 최고의 경기를 노리치 시티와 스완지 시티가 펼쳤습니다. 

최근 6경기에서 무패행진을 벌였고 지난 경기에서 아스날을 격침시키면서 선수단의 분위기가 최고조에 이르른 스완지 시티는 이번 경기에서도 우세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습니다. 무엇보다도 라우드럽의 감독의 전술이 이제는 궤도에 오른 듯 보였고, 미구엘 미추의 골감각이 절정에 올라있기에 홈 어드밴티지를 등에 엎은 이번 경기에서 승리를 따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예상을 저도 마찬가지로 했습니다. 

점유율 축구vs롱볼축구의 대결

두 팀의 색깔은 확실하게 차이가 있습니다. 두 팀의 점유율만 봐도 그 차이를 쉽게 알 수 있죠. 스완지시티는 리그 전체 점유율 순위에서 55.6%로 첼시나 토트넘보다 앞선 리그 5위를 기록하고 있고, 패스 성공률에서는 86.5퍼센트로 아스날과 맨유에 이어 3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스완셀로나라는 별명으로 대표되는 전형적인 패스축구를 구사하는 팀이죠. 그에반해 노리치시티는 경기당 평균 42.5%의 점유율과 74.5%의 패스 성공률로 두 부문에서 모두 리그 18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주도권을 내주지만 한번의 선굵은 패스로 골을 노리는 타입의 팀입니다. 세트 피스 득점도 올시즌 8골로 리그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을 갖고 있습니다. 

세트피스에 무너진 스완지

그리고 이 두 팀의 맞대결은 시작부터 노리치의 파워가 스완지의 점유율을 압도하면서 쉽게 결판이 나는 듯 했습니다. 점유율을 계속해서 끌고가면서도 이렇다할 찬스를 만들어내지 못했던 스완지와는 달리 노리치는 한 두번의 찬스에서 위협적인 찬스를 만들어 냈습니다. 전반 16분만에 휘태커가 돌파 이후 멋진 슛으로 선제골을 넣었고, 40분과 44분에는 세트피스에서 바쏭과 홀트가 연속골을 넣었습니다. 키가 엄청나게 큰 팀도 아니지만 노리치는 선수들의 세트피스 전술과 단단한 피지컬을 앞세워 스완지를 위협했습니다. 전반 스코어 3:0 완전히 승부가 기울어진 상황이었죠. 

하지만 후반 6분만에 미추가, 그리고 후반 14분에 데 구즈만이 추격의 의지를 불사르는 골을 넣으면서 경기의 분위기가 순식간에 바뀌었습니다. 미추와 데 구즈만은 오늘 팀에서 가장 빛나는 활약을 보여주면서 쳐진 팀의 분위기를 살려냈습니다. 스완지는 계속해서 상대를 압박했고, 점유율은 8:2정도까지 기울었습니다. 2골을 내주며 위기의식이 생긴 노리치의 수비진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후반전, 3:2로 경기의 양상이 바뀐이후 분위기는 스완지가 마치 역전승이라도 할 것처럼 거세게 휘몰아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노리치시티는 상대가 공격에 치우치며 수비에 약점을 노출한 곳을 영리하게 공략했습니다. 역습찬스에서 롱 패스로 한번에 기회를 만들었고, 당황한 스완지시티는 파울로 이를 막아냈죠. 그리고 그 프리킥 찬스에서 스노드그라스가 왼발로 골문을 뒤흔들면서, 뜨거웠던 스완지의 분위기가 완전히 식어버렸습니다. 사실상 경기의 종지부를 찍는 골이었습니다. 스완지는 후반 종료직전 골을 넣으면서 어느정도 의욕이 살아날만한 장면을 만들었지만, 경기를 뒤집기에는 무리였습니다. 

점유율, 패스, 슛팅수 모든 것을 앞도한 스완지, 하지만 

오늘 경기에서 두 팀의 슛팅 숫자의 차이는 20:9, 두배가 넘개 차이가 났습니다. 패스횟수는 709대 347개로 이역시도 2배이상 차이가 났죠. 점유율도 67:33으로 수치만 본다면 스완지가 압도하는 경기였습니다. 하지만 노리치시티가 4:3으로 승리를 했습니다. 패스가 계속이어지는 아름다운 경기를 하지만, 노리치 시티의 선굵은 축구에 실리를 빼앗겨 버린 느낌이었습니다. 

패스 숫자는 350개 이상이 차이났지만 노리치시티는 롱패스를 80개이상 날리면서 그들의 컨셉을 확실하게 드러냈습니다. 미드필더가 밀리는 것을 알고 수비 뒷공간부터 긴 패스로 공격진에게 한번에 떨궈주는 플레이를 했죠. 이는 적절하게 주효했습니다. 그리고 우월한 세트피스에서의 공격력은 경기를 뒤바꿔버린 장면이었는데, 노리치는 2번째와 3번째 골을 세트피스장면에서 만들어냈습니다. 

피지컬이 좋은 팀에게 밀리는 분명한 약점

그리고 스완지시티의 약점은 오늘에서야 분명해졌습니다. 아니 오늘경기가 또한번 증명을 했습니다. 같이 점유율싸움을 하는 팀에게는 강점을 보이지만 점유율을 포기하고 선수들의 피지컬을 이용한 높이축구를 하는 팀에게 약점을 보인다는 것이죠. 스토크 시티에게도 2:0으로 패했고, 공격진의 피지컬이 유달리 빛났던 사우스햄튼에게도 졸전끝에 겨우 1:1무승부를 거뒀습니다. 그리고 오늘 노리치시티에게도 패했습니다.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비슷한 점이 많은 패배였습니다. 스토크시티에게 진 경기에서도 크라우치에게 두골을 허용하며 졸전을 펼쳤던 기억이 있죠. 

중원에서 우위를 가져오지만, 패스의 횟수나 점유율이 꼭 경기의 결과로 이어지지는 않는 다는 것을 다시한번 확인했습니다. 애쉴리 윌리엄스와 치코 플로레스가 제공권에서 그리 뛰어난 편이아니며, 경기에 나서는 선수들이 헤딩에는 그렇게 뛰어난 편이 아니기에 높이에 대한 불안감은 이번 시즌 내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분명하게 약점을 노출한 것이죠. 

높이가 자신이 없기에 양쪽 측면돌파에 이은 크로스를 노리기보다는 중앙돌파를 택했습니다. 데 구즈만과 미추가 좋은 활약을 보였고, 심지어 3골모두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에 의해 골이 터진 것이지만 공격패턴은 계속해서 중앙을 향했습니다. 서로의 장단점이 분명하게 엇갈리는 팀들과의 경기에서 스완지시티는 어려운 경기를 했고, 오늘 경기에서도 패하며 좋은 분위기를 망쳐버렸습니다. 

기성용의 체력이 걱정된다

기성용 선수는 오늘 경기에서 본인의 최다인 111개의 패스를 뿌렸고, 94%의 패스성공률을 기록했습니다. 롱패스를 14개나 날리면서, 팀의 빌드업과정에서 확실한 영향력을 발휘했습니다. 하지만, 후반전 체력이 떨어져보이는 모습을 보이면서 몇차례 실수를 하기도 했습니다. 비단 이번경기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요즘 몇경기에서 후반전 체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는데, 올림픽으로 인해 여름 휴식도 없었고, 매경기 풀타임으로 나오면서 체력이 많이 쳐져있다는 판단이 듭니다. 설상가상으로 이번주에는 주중경기가 있습니다. 리그컵에서도 베스트멤버를 기용하는 감독의 성향을 보았을 때, 기성용 선수의 체력이 매우 우려됩니다. 

약점을 분명히 알게 된 만큼, 이제는 그 부분을 보완하는 것에서도 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리그 컵을 치룬 뒤 쳐진 체력으로 토트넘 원정을 떠나고, 그 다음에는 맨유와의 경기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자칫 잘못하면 리그에서 연패로 이어질 수 있는 대진입니다. 이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해서 다음 경기부터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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