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심마저 복선이 된 명불허전 맨체스터 극장
어제, 스완지시티와 노리치 시티와의 경기를 보면서 이번 시즌 최고의 경기가 아닌가라는 평을 내린적이 있었는데, 불과 하루만에, 올시즌 최고의 경기가 바뀌어버렸습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맨체스터 시티의 더비 경기였고, 이날 경기는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맨시티의 홈팬들의 일방적인 환호속에 펼쳐졌고 경기는 역대 맨체스터 더비중에서도 손꼽힐 만큼 엄청난 열기속에 펼쳐졌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날 경기를 보셨을 것이고, 경기는 맨유가 맨시티를 3:2의 펠레스코어로 끝내면서 역사의 한 페이지를 다시한번 장식했습니다.
맨시티가 엄청난 영입으로 EPL의 다크호스로 부상했고, 급기야 지난 시즌에는 맨시티가 맨유와의 맞대결에서 더블을 하고 골득실차로 우승을 차지하면서, 두 팀의 올시즌 맞대결은 매우 치열할 것이라는 예상을 했었습니다. 두 팀은 중위권이 탄탄해지면서 강호들이 좋지 못한 경기력을 보여주는 EPL에서도 리그 순위 1,2위를 차지하면서 올 시즌도 맨체스터의 양강구도가 짙어지고 있는 상황이었죠. 이러한 가운데에서 두 팀이 맞대결을 펼친다는 것은 단순히 자존심의 문제가 아니라, 올 시즌 초반 선두레이스의 명암을 가를 수 있는 중요한 경기였습니다. 맨시티가 이긴다면 맨유를 골득실차로 제치고 1위를 차지하게 되는 것이었고, 맨유가 이긴다면 맨시티를 승점 6점차로 따돌리며 여유있는 선두를 차지하게 되는 것이었죠.
맨유, 양쪽 윙 활용한 4-4-2 들고 나왔다
당초 부상으로 나오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보였던 안토니오 발렌시아가 선발로 나오면서 맨유는 발렌시아와 영을 양쪽윙으로 하고, 중원에 캐릭과 클레버리를 배치했습니다. 투톱에는 루니와 반 페르시가 나왔죠. 에브라, 퍼디난드, 에반스, 하파엘이 수비를 그리고 골키퍼에는 데 헤아가 나왔습니다. 맨시티는 조 하트 골키퍼, 클리시, 콤파니, 나스타시치, 사발레타의 포백, 그리고 야야 투레, 배리, 나스리, 실바가 미드필더에, 발로텔리와 아게로가 공격진에 배치되었습니다. 윙어들이 줄부상을 당하면서 새로운 포메이션을 구동할 것으로 예측했던 전문지들도 많았지만 결국 퍼거슨 감독은 발렌시아를 기용하면서 윙어들을 살리는 전술을 구사했습니다.
루니의 두 차례 결정력 빛난 전반전
전반전 양팀은 시작부터 거세게 맞부딪혔습니다. 양팀의 몸싸움은 대단했고, 치열한 몸싸움은 양팀의 핵심 센터백인 콤파니와 에반스의 부상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발로텔리가 시작하자마자 두차례 슛을 시도했지만 의미없는 슛으로 끝났습니다. 양팀의 공방이 이어지던 전반 16분 역습상황에서 애쉴리 영이 루니에게 패스를 연결했고, 루니는 조 하트가 읽어낼 수 없는 방향으로 슛을 때리면서 골을 넣었습니다. 정말로 완벽한 골이었죠.
하나의 골로 경기의 분위기가 달아올랐습니다. 맨시티는 따라잡아야 겠다는 집념이 있었고, 맨유는 이 맨시티의 빈자리를 역습으로 계속해서 공략하면서 유효한 찬스들을 얻어냈습니다. 맨시티는 공격라인으로 공격수들을 올렸지만 이는 오히려 수비라인과 간격이 벌어지면서 중원에서 소유권을 내어주었고, 맨유는 이를 이용해 두번째 골을 연결했습니다. 오른쪽 측면에서 발렌시아와 하파엘이 찬스를 만들었고, 하파엘의 크로스를 정확하게 루니가 때려넣어 두번째 골을 넣은 것이지요. 전반 20분만에 교체되어버린 콤파니의 빈자리가 느껴지는 장면이었습니다.
두번째 골을 넣으면서, 맨유는 조금 천천히 템포를 늦췄고, 맨시티는 뒤질새라 실바와 아게로를 이용해 공격을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맨유는 캐릭과 클레버리가 중원에서 야야 투레에게 밀리지 않는 경기를 펼치면서 전반전을 2:0으로 마치는데에 성공했습니다.
테베즈 교체, 맨시티의 템포를 바꿨다
후반전이 시작하자마자 전반부터 계속해서 불편을 느꼈던 에반스가 부상으로 교체되었습니다. 이 자리에 스몰링이 들어갔고, 맨시티는 이부분을 계속해서 공략을 했습니다. 만치니 감독은 후반 7분만에 발로텔리 대신 테베즈를 투입하며 승부수를 띄웠습니다. 발로텔리의 한방보다는 테베즈의 스피드와 결정력을 믿은 것이죠. 그리고 이 교체는 5분만에 효과를 발휘했습니다. 테베즈는 스몰링의 뒷공간을 2:1패스로 치고 나오면서 슛을 날렸고, 이 볼을 리바운드해 야야 투레에게 기회를 만들어주었습니다. 이게 골로 연결되면서 2:1이 되었죠.
결정적 오심, 경기는 과열 분위기로
사실 이 골 바로 전 장면에서 상당히 아쉬운 오심이 나왔습니다. 반 페르시가 패널티박스 바로 바깥에서 오른발슛을 날렸고, 이게 골대를 맞고 나오면서 애쉴리 영의 발앞에 떨어졌습니다. 애쉴리 영은 이를 골로 연결했습니다만, 아쉽게도 오프사이드가 선언되었죠. 하지만 카메라 판독결과 이는 명백한 오심이었습니다. 사발레타가 발 하나정도는 뒤에 서있어서 오프사이드를 선언할 수 없는 상황이었죠.
2:2 원점, 아무도 예측 못했던 최후의 4분
3:0이 될 경기가 2:1로 변해버리면서, 경기는 엄청나게 불이 붙기 시작합니다. 맨시티가 주도권을 잡으면서 계속해서 공격적으로 밀어붙였고, 맨유는 수비에만 치중했죠. 루니와 반 페르시마저 수비진 깊숙히 내려오면서 수비에 집중을 했습니다. 맨시티는 기회를 여러차례 만들었습니다만 다비드 실바의 슛이 골대를 맞는 불운에 울어야했습니다. 에딘 제코까지 투입하면서 아게로, 테베즈, 제코, 실바, 나스리등 엄청나게 공격적으로 경기에 임했습니다. 그리고 후반 종료 4분전 오프사이드 오심의 빌미를 제공했던 사발레타가 코너킥에서 흘러나온 볼을 골로 연결시켰습니다. 2:2, 경기는 원점으로 돌아왔고 분위기는 맨시티의 역전으로 흘러가는 듯 했습니다.
반 페르시의 프리킥, 맨체스터 극장의 종지부를 찍다
대기심은 4분의 로스타임을 선언했지만, 아무도 이 4분이 조용히 흘러갈 것이라는 예상은 하지 않았습니다. 누구든 골이 터지면 이 경기는 다시한번 역사에 기록될 더비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하며, 맨유팬들과 맨시티팬 모두 그 역사에 웃음을 짓는 것이 자신쪽임을 간절히 바랬습니다. 그리고 마치 드라마마냥 이 4분만에 균형이 깨져버렸습니다. 반 페르시가 프리킥을 시도했고, 이는 나스리의 발에 맞고 굴절되면서 골대로 빨려들어간 것이죠. 골키퍼 정면으로 갈 법했던 프리킥이 나스리의 뒷발에 맞으며 회전을 잃고 그대로 골대로 향해버린 것입니다.
2:0에서 2:2, 그리고 다시 인저리타임에 3:2 역전을 하면서, 두 팀의 분위기는 엄청나게 험악하게 돌아갔습니다. 테베즈가 필 존스를 걷어 차는 장면도 있었고, 맨 시티의 팬이 던진 동전에 퍼디난드의 얼굴에 피가 나기도 했습니다. 경기는 2분이상 지연이 될 정도로 골 넌 이후의 분위기가 험악했고, 관중이 난동을 부리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엄청난 흥분속에서 진행된 경기였고, 마이클 오웬이 인저리 타임에 4:3 역전골을 넣은 경기만큼이나 짜릿한 승부였습니다.
2:1이 아닌, 3:0이었다면
2:0으로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 맨유 애쉴리 영의 골이 정상으로 골 선언이 되었다면, 아마 이 날 경기는 그저 압도적인 경기로 끝났을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운명의 장난인지, 이 오프사이드 선언 이후 바로 맨시티가 골을 기록했고, 2:1의 승부가 되면서 경기가 엄청나게 치열해졌습니다. 오프사이드 오심의 주범이었던 사발레타가 2번째 골을 기록했고, 오프사이드를 불기 전 슛을 때렸던 반 페르시는 극적인 결승골을 기록하며 오늘 경기의 영웅이 되었습니다. 결국 이 오심이 새로운 영웅탄생과 이 역사적인 경기의 복선이 된 셈입니다.
그리고 이 경기의 여파는 적지 않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일단 두 팀의 승점차이가 6점으로 벌어지면서 맨유는 중반 선두 레이스의 독주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이 되고, 반대로 맨시티의 만치니 감독은 성적압박에 더욱 더 시달리게 되었습니다. 팬이 동전을 던지면서 맨시티에게 어떤 징계가 주어질 것으로 보이고, 내년에 벌어질 올드트래포드에서의 두번째 맨더비가 더욱 흥미진진해 질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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