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 버라이어티 전성시대가 남긴 것

Posted by Soccerplus
2011. 5. 19. 08:30 텔레비젼 이야기



무한도전, 1박2일, 우리결혼했어요, 남자의 자격, 영웅호걸등등등 요즘의 예능을 보자면 가히 리얼버라이어티의 전성시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지난 1월 1일 무한도전 연말정산특집에서 어느 패널이 했던 말처럼 대한민국 예능은 무도 이전과 무도 이후로 나뉜다는 말에 모두들 많이 공감하셨는데요. 그 이면에는 리얼버라이어티라는 새로운 영역의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 나온 것이지요. 이러한 리얼버라이어티프로그램에서는 잘 짜여진 PD의 계획대로 차근차근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촬영장그자체, 그리고 촬영과정 그리고 출연진들의 모든 것들이 다 예능의 소재로 쓰입니다.


시청자들은 그동안의 잘짜여진 스튜디오에서 녹화된 프로그램에서 이제는 뭔가 실제적이고 리얼한걸 좋아하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리얼버라이어티고 아니고의 차이를 나누기는 참 애매하다고 생각합니다. 대본대로 움직이면 그것은 리얼이 아니다? 라고 하기엔 아직도 모든 프로그램이 어느정도의 대본은 갖추고 있고요, 스튜디오에서 촬영하면 그것은 리얼이 아니다? 라고 말하기에는 리얼버라이어티의 시초인 무도도 스튜디오 촬영을 많이 합니다.


저는 리얼버라이어티를 구분짓는 중요한 잣대중 하나가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리얼버라이어티에서는 대본에 쓰여진대로 그들의 캐릭터를 구분짓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에서 나오는 대화로 혹은 어떤 상황에서 겪는 사람의 반응으로 그들의 자연스러운 캐릭터를 나오게끔 유발하는 것이죠. 또한 기존에 처음부터 끝까지 PD의 의도대로 짜여졌던 프로그램이 사람에 더욱더 중심을 갖고 진행되다보니 이런저런 뜻밖의 암초를 만나기도 하고 어떤 미션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팀원들간의 갈등이나 혹은 그들사이에서의 의도치 않은 에피소드들이 프로그램의 주를 이루게 되는 것 같습니다. 예전 <패밀리가 떳다>역시 리얼버라이어티를 표방했지만, 그들의 대본이 유출되어 잘나가던 기세는 꺽여버리고 말았습니다. 우리가 보고 있는 예능인들의 모습이 실제상황이 아닌 가공된 모습이라는 것을 느끼자 시청자들은 더이상 공감하지 못하고 실증이 나버린 것이죠.

그만큼 리얼버라이티가 가져온 큰 변화는 바로 브라운관에 나오는 스타들과 시청자들의 거리가 가까워졌다는 것입니다. 과거의 미디어는 일방향적이었지만 더이상 미디어와 대중은 일방향적인 관계가 아닙니다. 그래서 시청자들과 프로그램간의 소통, 혹은 시청자들과 진행자들의 소통이 늘어났습니다.   시청자들은 더 이상 우리가 보고있는 스타들이 우리네 세상에서 어딘가 살고 있을 법한 사람으로 인식을 한다는 것이죠. 그리고 그 캐릭터들은 마치 우리의 친구와 같아서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와 좋아하지 않는 캐릭터가 있고, 또한 그런 캐릭터가 또 진화를 합니다. 그래서 매주매주 가깝지만 새로운 느낌의 친구를 만나는 듯한 느낌을 주는 것이지요. 그런 캐릭터의 변화가 가장 탁월한 프로그램이 바로 무한도전이고요. 이러한 캐릭터는 그렇지만 한번에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수차례의 방송을 통해 발견되는 그 진행자만의 특징이 캐릭터가 되는 것이지요. 그래서 '공감이 안가는 캐릭터'나 '급조된 캐릭터'혹은 'PD에 의해 만들어진 캐릭터'는 시청자들의 호감을 받기가 쉽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정말 중요한건 이제 예능에서 '좋은 사람'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사람 좋은 사람', '훌륭한 멘탈이 있는 사람' , '시청자의 공감이 가는 친숙한 사람'을 사람들이 좋아하게 되는 것이죠. 그렇게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사람이 바로 '유재석'과 '이승기'입니다. 누구에게나 친숙하고, 최고의 멘탈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이들의 예능인으로써의 능력역시 최강이죠. 특히 유재석은 다른 사람들의 캐릭터를 뽑는데 탁월한 재주를 가지고 있어서 무한도전이 몇년째 최고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으며, 그의 새로운 도전인 런닝맨역시도 어느정도 궤도에 진입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스타의 성격을 중요시하게 됩니다. 그동안 연출에 의해 잘 포장된 스타의 이미지가 가능했다면 리얼버라이어티에서는 더이상 이런 포장이 불가능 합니다. 어떻게든 시청자들은 작은 화면에서도 그 스타의 일거수일투족을 파악하고 그리고 그들이 파악한 것은 바로 인터넷에 올려져 공론화되어버리는 것입니다. 그래서 타고난 성격이 중요한 요소로 파악되게 됩니다. 얼마전 무한도전의 길씨는 잠깐 조정 보트를 드는데 혼자 들지 않았던 것으로 호되게 욕을 먹었고, 나는 가수다의 김제동씨는 그간의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는 발언으로 엄청난 실망을 샀습니다. 혹은 사석에서 했던 행동들이 대중에게 알려져 하루아침에 '개념연예인', '무개념연예인'이 되기도 합니다.

스타들의 일상마저 예능화가 되니 이제는 조심스러웠던 열애설이나 결별같은 이야기들도 개그소재로 쓰이고, 예전에는 볼 수 없었던 지난 방송후 반응이라든지, 혹은 자신들의 활약도 (예를 들면 정형돈)까지도 개그가 됩니다. 시청자들의 취향이 이렇게 변해버리니 우리세대를 살아가는 예능인들은 그만큼 사생활도 참 많이 신경을써야하는 것 같습니다. 스타는 대중의 기대와 취향에 맞춰야하는 것이기에 우리의 스타들은 이러한 것들도 다 감수를 하면서 살아가나 봅니다. 참으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드는 한편, 리얼이 주는 재미의 이면에 있는 이러한 스타들의 고통도 한번쯤은 생각해 봐야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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