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PR의 내분, 박지성 커리어의 치명타될수도

Posted by Soccerplus
2012. 12. 12. 09:27 해외파 이야기/박지성

제가 처음에 이 블로그에서 글을 쓰고 싶다고 생각이 들었던 이유는 바로 쉴새없이 쏟아내는 박지성 선수의 위기설 때문이었습니다. 분명히 당시의 맨유에서의 그에대한 신뢰와 입지는 문제가 없어보였고, 경기에 나와서도 별탈없는 경기력을 보여주었고, 오히려 2011년에는 최고의 한시즌을 치뤘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사시사철 위기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새로운 선수가 들어오면 새로운 선수때문에 위기였고, 팀이 지면 져서 위기, 이기면 이겨서 위기였습니다. 최고 인기스타를 이용한 조회수 공략이 기자들의 목표였죠. 

그리고 박지성 선수는 새로운 목표를 위해 QPR로 이적을 했고, 팀에서 주장완장을 받았으며 에이스의 등번호인 7번이 새겨진 셔츠를 입었습니다. 팀 역사상 가장 거대한 선수의 영입이었고, 박지성 선수에 대한 기대는 엄청났습니다. 하지만, 모두들 아시다시피 팀은 최악의 부진으로 리그 최하위에 내려와있고 16경기동안 승리를 거두지못하면서 팀은 리그의 반도 치루지 않은 지금도 강등이 가장 유력한 팀으로 뽑힙니다. 마크 휴즈가 경질되었고 레드냅감독이 새로운 지휘봉을 잡았지만, 경기력은 그렇게 쉽게 나아질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박지성 선수는 지난 경기에서 의문스러운 결장을 했습니다. 부상에서 벗어났고 두 경기를 교체출장했던 박지성 선수지만 지난 경기에서는 아예 명단 제외를 당했습니다. 현지 소스로는 박지성 선수가 컨디션 난조를 보이며 부상예방차원의 제외라고는 하지만 매우 찝찝한 구석이 많은 결장이었습니다. 팀의 주장이고, 누가 뭐라해도 팀에서 가장 뛰어난 기량을 갖고 있는 선수입니다. 컨디션 난조, 부상 예방이라는 이유가 있었습니다만, 너문나 찝찝함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현지의 기사들을 살펴보면 현재 좋지 않은 QPR의 상황에 겹쳐, 팀의 내분이 일어났다는 이야기가 보도되고 있습니다. 2년전 팀을 프리미어리그로 승격시켰던 선수들이 새로운 선수들이 들어오자마자 팀의 핵심을 맡는것에 대한 반감이 있다는 보도입니다. 그라네로, 박지성, 호일렛등 비교적 최근에 영입한 선수가 생각나는 이야기이며, 이 선수들은 레드냅이 사령탑을 잡고 나서 주전에서 제외된 명단과도 일치합니다. 

레드냅감독은 팀에 11명의 제이미 마키와 같은 선수들이 필요하다는 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마키는 인터뷰에서 고액연봉자들에 대해(빅클럽 출신들에 대해) 어디서 왔던 과거를 잊고 네임밸류를 모두 잊고 열심히 뛰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죠. 거기에 bbc의 가십란을 통해 로버트 그린과 클린트 힐이 무분별한 영입으로 팀내 스쿼드를 갈아치우는 것에 대해 반감을 표시하기도 했습니다. 팀이 2부리그에서 상위리그로 진출하면서 가장 큰 공을 세웠던 타랍의 태도도 그리 좋지 않아보입니다. 

어떻게 생각해보면 그들의 입장도 이해가 갑니다. 지난 시즌까지 하부리그에서 팀의 대들보와 같은 활약을 펼치던 선수들이 갑자기 이번 여름 새로운 선수들이 줄지어 영입되면서 자신들의 자리를 잃었습니다. 팀에는 역사와 전통이 있는 것이고, 선수들은 자신의 입지를 잃었습니다. 설상가상 팀의 성적은 좋지 못했고, 팬들은 강등이 확정적이던 지난 시즌이 아닌, 강등권다툼을 하던 지난 시즌을 그리워하기 시작했습니다. 

레드냅감독은 그라네로, 박지성, 호일렛등을 제외하고 힐, 데리, 마키등 과거의 영광을 가져왔던 선수들을 중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최근 세경기동안 보았던 팀의 선발명단을 보면 그 의도는 분명해 보입니다. 여기에 겨울 이적시장 레드냅 본인의 입맛에 맛는 선수들의 영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어쩌면 박지성 선수의 입지는 이러한 팀의 변화의 상징이 될수도 있습니다. 등번호 7번을 받았고, 새로운 구단에 오면서 바로 주장자리에 내정되었습니다. '굴러온 돌'의 가장 대표격이라고 할 수 있으며, 뒤 이은 선수들의 영입에도 박차를 가하게 만들었던 선수입니다. 박지성 선수의 주장임명은 레드냅의 결정이 아닌 전임감독 마크 휴즈와 토니 페르난데스의 입김이 거셌습니다. 그런 박지성을 제외하면서 레드냅감독은 팀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오고자 하는 의욕을 보이고 있고, 3경기에서 패하지 않으면서 최소한의 명분을 얻어가고 있습니다. 

팀과 융화되지 못하는 새로운 얼굴에게 강한 수싸움을 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저는 이상황이 긍정적이기보다는 부정적인 면이 훨씬 더 많다고 생각합니다. 레드냅에게 중요한 것은 한 시즌을 길게 보면서 선수들을 구슬리는 것 보다는, 당장 다음 게임, 그 다음게임을 이겨서 승점 3점을 얻는 것이고, 그러한 급박한 상황속에서 주요 선수들을 후보로 내리면서 승부수를 두고 있다는 것입니다. 

레드냅부임이후 2경기를 교체출장했고 지난 경기에서는 아예 명단에서 제외되었습니다. 팀의 경기력은 비슷하지만 나빠졌다고 말할수는 없는 상황이고 한번 베스트 11을 결정하면 쉽게 바꾸지 않는 레드냅감독의 특성상 앞으로도 최근의 베스트 11을 계속 밀고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늘 위기설에 휩쌓이지만 이번만큼은 맨유에서 8경기연속으로 결장했을 때 보다 더 큰 위기라고 생각합니다. 리그 최하위팀에서 선발 출장을 하지 못하는 선수에게 관심을 보일 팀은 없습니다. 내년 시즌이면 32세의 나이에, 무릎부상경력이 있으며, 고액 연봉을 부담해야하는데 과연 이 선수를 어디서 데려갈수 있을지도 의문입니다. 맨유에서 밀리면 또 다른 탈출구가 있었지만, 이곳에서 밀리면 유럽에서의 자리는 멀어져가는 것입니다. 

일본 교토 퍼플상가시절부터 아인트호벤, 그리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대표팀 생활, 그의 커리어는 화려한 성공의 역사였습니다. 그리고 아마도 선수인생의 마지막이라고 생각을 했고, 주장완장까지 받아든 그입니다. 하지만 그의 주장완장에는 팀의 내분과 그에 따른 아쉬운 상황들은 선수생활의 말년을 위태롭게 만드는 치명타가 될수도 있습니다. 

늘 수많은 위기에도 현명하게 변화와 발전을 꾀하면서 위기를 벗어났던 박지성 선수입니다. 하지만 지금 제가 우려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 지금 처한 상황은 생각보다 훨씬 더 심각할지 모릅니다. 부디, 이 걱정이 기우에 그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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