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를 변화시킨 기성용, 스완지의 구세주였다

Posted by Soccerplus
2012. 12. 13. 10:12 해외파 이야기/기성용

영국 1부리그 EPL의 팀들이 리그컵의 우승을 열망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우승까지 가는길이 생각보다 험난하기도 하지만, 그 명성과 메리트가 들이는 노력에 비해 높지않은 대회죠. 잉글랜드의 세미프로부터 모든 팀들이 참여하는 FA컵과는 또 다른 컵입니다. 우리가 흔히아는 빅클럽들은 이런 대회에서 로테이션을 가동하면서 유망주들에게 기회를 주고, 혹시 이 선수들이 패한다고 하더라도 큰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습니다. 

주전을 기용했던 스완지, 기성용에게는 휴식을 주다

하지만 스완지시티의 라우드럽감독은 이 대회에 대한 열망이 남다릅니다. 지난 16강전에서 승리했을 때도, (스완지와 같은)낮은 명성의 팀들이 단기간에 명성을 높일 수 있는 것이 바로 컵대회라며 컵대회우승컵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거기에 이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면 내년시즌 유로파리그에 진출할 수 있기에 스완지시티가 이 경기에 대하는 자세는 다른 클럽들과는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열망을 반영이나 하듯, 지난 경기에서 체력적인 열세를 노출하며 패배했던 주전선수들을 대부분 다시 선발출장하면서 스완지시티는 우승컵을 향한 의지를 보였습니다. 치코 플로레스, 벤 데이비스, 레온 브리튼, 미구엘 미추, 조나단 데 구즈만, 웨인 라우틀리지, 네이선 다이어등 주전선수들이 모두 선발로 나왔습니다. 애쉴리 윌리엄스는 경고 누적으로 나오지 못했죠. 하지만 최근 체력적인 문제가 커보였던 기성용선수와 앙헬 랑헬은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습니다. 라우드럽감독의 배려가 엿보이는 장면이었습니다. 

답답한 스완지, 기성용의 공백 느껴져

팀에서 가장 패스를 많이 하는 선수 1,2위인 기성용과 랑헬이 빠지자 스완지시티는 매우 답답한 경기를 계속했습니다. 주전 선수들이 무려 7명이나 선발로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경기력은 최근 5경기에서 3승 1무 1패를 기록했던 그 스완지의 경기력보다 한참이나 모자랐습니다. 브리튼과 데 구즈만이 중원에 나왔고, 미추가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왔지만 이를 연결해줄 선수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오늘 미들스브로와의 전반전은 올시즌 보여준 스완지시티의 경기가운데 가장 답답하고 무기력한 시간이었습니다. 스완지시티 특유의 패스플레이는 실종되었고, 수비진에서 볼을 돌리다가 빼앗기고, 다시 볼을 앞으로 전개시키지만 상대에게 차단되는 답답한 경기를 계속했습니다. 이날 경기에서 스완지가 때린 슛팅이 4개였을정도로 공격에서 날카로운 모습이 없었습니다. 

후반전에도 이러한 경기력이 이어지자 감독은 공격수인 이타이 셰크터를 빼고 루크 무어를 투입했지만 이마저도 효과를 보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라우드럽감독은 경기의 결과를 바꾸어놓을 선택을 합니다. 바로 윙어인 웨인 라우틀리지를 빼고 중앙 미드필더인 기성용선수를 투입한 것입니다. 주전들을 대거 투입한 경기에서 이 답답한 경기를 계속해서 이어나간다면 체력부담이 큰 연장승부를 해야되는 것을 알면서도, 공격수를 빼고 미드필더를 투입했습니다. 기성용에 대한 믿음이 엿보이는 장면이었습니다. 

기성용의 투입, 경기의 흐름을 바꾸다

기성용이 투입되자마자 경기의 분위기는 180도 바뀌었습니다. 기성용 선수는 후반 22분경 교체되어 약 30분동안 뛰었습니다. 늘 풀타임을 뛰었던 기성용선수가 체력의 부담을 내려놓자 그의 활동량과 패스웍이 더욱 더 빛났습니다. 오늘 경기에서는 후방에서 볼을 잡아 빌드업을 하기보다는 직접 미드필더에서 공격진까지 드리블을 치고 나오면서 경기를 바꿔주는 플레이에 집중을 했습니다. 미드필더와 공격진의 사이가 꽤나 벌어져 있었던 스완지에게는 큰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등장하자마자 드리블과 패스로 여러차례의 찬스를 만들어냈습니다. 이 날 경기는 기성용이 들어오기 전과 들어오고 난 뒤로 구분지을 수 있을정도로 스완지의 플레이에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갑자기 답답하던 선수들의 플레이에 빛이나기 시작했고, 스완지는 다시 하나의 팀으로써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져 수비, 미드필더, 공격의 간격이 매우 벌어져있었습니다만, 기성용이 들어오면서 이 간격을 좁히고, 넓은 공간을 이용하기 시작했습니다. 

기성용이 골 장면에는 관여하지 않았고, 또 골장면도 상대편의 실수에 의한 자책골이지만, 경기력이 뒤바뀐 스완지에게는 충분히 골을 넣을만한 자격이 있었습니다. 단판승부인 경기에서 후반 10분을 남기고 결승골을 넣으면서 스완지는 올렸던 경기템포를 조금씩 내리면서 경기운영을 했고, 이 중심에 기성용 선수가 있었음은 경기를 보지 않아도 충분히 상상가능한 일입니다. 

현지 언론의 극찬

기성용 선수의 오늘 교체투입은 그가 어느정도의 입지를 구축하고 있고,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게 해주는 것이었습니다. 현지의 유력언론사인 인디펜던트지와 골닷컴은 단 30분을 출장한 기성용 선수를 경기 MVP에 선정하였습니다. 그의 활약이 어느정도인지를 알 수 있게 만드는 장면이었죠. 인디펜던트지는 기사를 통해 기성용 선수의 활약상을 자세히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However, it was the introduction of Ki on 65 minutes that brought Swansea to life.( 하지만 스완지에 생명력을 불어넣은 것은 65분에 기성용을 투입한 것이었다)

The South Korean international breached the gap between the midfield intricacy and their attackers, driving at Middlesbrough and putting the red shirts on to the back foot. (이 한국 국가대표 미드필더는 미드필더와 정돈되지않는 미드필더와 공격수사이의 갭을 줄였고, 미들스브로의 진영으로 치고 들어가 그들을 뒷걸음치게 만들었다, 매우 의역...)

오늘 경기는 기성용 선수의 존재감과 라우드럽의 신뢰도를 알 수 있게 만드는 경기였습니다. 기성용의 체력을 아끼기위해 많은 주력 선수들을 선발로 내는 상황에서도 그에게 휴식을 주었고, 팀의 상황이 더 이상 어렵게 되자 결국 가장 신뢰하는 그를 투입했습니다. 그리고 기성용은 이 신뢰에 결과와 경기력으로 보답하였고 스완지시티의 팬들은 그에게 'gamechanger'라는 새로운 별명을 지어주기도 했습니다. 한선수의 투입으로 경기력이 급변하는 것이 스완지 입장에서는 기쁜일이 아니지만 그 주인공이 기성용이니 매우 기분이 좋은 아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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