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 을 보기가 불편한 이유

Posted by Soccerplus
2011. 5. 19. 11:18 텔레비젼 이야기
남녀가 서로 만나고 서로 애정을 느끼며 사랑하게 되는 것은 이 세상의 순리이며 이치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사랑에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은 어쩌면 사람으로써는 당연한일일 것입니다. 꼭 나의 사랑뿐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사랑에도 말이죠. 왜 다른 사람의 사랑에 관심을 갖게 되는지는 다분히 심리학적인 일이라 잘 모르겠습니다만, 어떤 사람을 알게 되었을 때 가장 흥미롭고 관심이 가는 것은 바로 그의 애정관계일 것입니다.

이러한 다른 사람의 사랑에 대한 관심은 텔레비전 프로그램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유명연예인들은 토크쇼에 나와 자신의 옛사랑이야기를 하며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고, 몇 년전까지만 해도 짝짓기 프로그램이 대유행을 했었죠. 강호동의 천생연분을 필두로 장미의 전쟁, 스친소, 각종 케이블 프로그램들까지 이러한 짝짓기 프로그램은 연예인들끼리의 짝짓기뿐아니라 연예인대 일반인 그리고 일반인끼리의 짝짓기까지 많은 인기를 얻었습니다. 또한 각종 다큐, 시사프로그램들도 이런 남녀간의 사랑에 대해 많이 다뤄왔었지요.



SBS에서 방영하는 '짝'도 이의 연장선상에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예전의 짝짓기프로그램에 비하여 다큐를 보듯 나레이션으로 진행이 되고 사회자의 관여가 떨어지는 것뿐, 원래는 SBS에서 3부작으로 짝이라는 사랑에 관한 다큐를 했는데 그 중 한 편이 이 포맷이었지요 그 때 시청자들의 반응이 좋아서 정규프로그램편성도 되었던 것이고요. 좋은 평을 받고 시작한 방송이기에 그만큼 시청자들의 관심도 많았습니다.

처음에는 흥미있었습니다. 짝짓기프로그램도 이러한 포맷을 쓸 수 있구나, 참신하고 그리고 솔직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들의 만남은 현실성이 떨어지는 연예인들의 짝짓기와는 달리 일주일간의 만남동안 진짜 인연을 얻어가려고 만나는 것이기 때문에 진실성까지도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진실성은 짝짓기프로그램이 가지고 있는 호기심이라는 기본적인 매력과 합쳐져 더욱 빛을 발했죠.



하지만 몇주간 관심있게 지켜보는데 조금씩 반감이 가는 면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시작은 이들의 캐스팅에서 비롯됩니다. 쇼핑몰CEO, 아버지가 재력가이거나 대기업은 기본이고 집안이 좋거나 명문대학교학생등 누가봐도 좋은 조건의 출연자들이 즐비합니다. 담당PD는 이에 대하여 초반 출연자들에 대한 이슈를 만들어 많은 이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계획이라고 하지만 몇주째 이러한 출연자들은 바뀔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도대체 아버지의 직업이나 위치가 왜 출연자의 프로필에 포함되어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웃긴건 이 많은 여자 출연자들 가운데 얼굴이 이쁜 한두명만 주목이 받는 공주가 되고 나머지 출연자들은 들러리격으로 아무의 선택도 받지 못합니다. 그리고 선택받지 못한 이들은 서로를 위로하며 '내가 안이쁜가?'라는 말을 뱉어냅니다. 또한 항상 이벤트가 있을 때 주가 되는 건 남성이고 여성출연자들은 이러한 이벤트를 받기만 합니다. 처음부터 한회한회가 계속 될 수록 남자는 능력이고 여자는 얼굴이다? 라는 느낌을 계속 상기시켜주는 것만 같습니다.

기획의도에서도 볼 수 있듯 연출자들은 순수하고 황홀한 짝을 보고 싶고 짝의 탄생을 지켜보며 짝에대한 희생과 배려 그리고 사랑을 돌아보는 것이 프로그램의 존재의 이유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능력있는 남자의 이벤트가 진정한 희생과 배려일까요 조건과 외모를 내세운 첫만남이 바로 이 순수하고 황홀한 짝의 처음일까요?

남자는 능력, 여자는 외모인 이 프로그램에서의 모습은 우리가 살고있는 세계를 일면 반영해주는 것은 사실입니다. 물론 이러한 조건들이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중요한 요건이라는 것은 저도 인정을 하는 바이지만, 또 PD의 의도가 요즘 남녀간의 연애는 이렇다! 라고 보여주고 싶다라면 할말이 없습니다만 파급력이 크고 보는이들이 많은 공중파 방송에서 능력과 외모같은 외적인 면을 더 부각시키고 있는 것 같아서 안타깝습니다. 꼭 능력이 좋은 사람들만 이곳에 출연을 시켜야합니까, 아니면 예쁜 여성출연자들을 출연시켜 외모지상주의의 현실을 더 까발려야겠습니까. 능력이되지 않거나 혹은 외모에 컴플렉스가 있는 많은 시청자들은 이 방송을 보며 알지모를 열등감을 느끼고, 또 외모와 능력위주의 사회구조를 다시한번 재생산 시키고 있습니다.

서로의 직업이나 능력을 알지 못한채 만난다면, 혹은 서로의 얼굴을 보지 못한채 만난다면 이것도 진정한 사랑이라고 볼 수는 없을 것입니다. 분명 우리 하나하나를 구별짓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방송에서까지 이러한 면을 부각시킬 필요는 없다는 생각입니다. 재벌의 아들이나 모델출신의 출연자가 나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꼭 이것이 그 사람의 모든 매력은 아닐 것입니다. 일주일이라는 긴 시간동안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을 통해 남녀의 심리를 알고싶은 것이 시청자의 마음이지 어떤 재벌아들이 누구를 택하고 그 여자의 반응이 어떤 지를 알고 싶은 것은 아닐 것입니다. 분명 신선하고 좋은 프로그램 포맷이기에 이러한 프로그램의 정착이 더더욱 아쉽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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