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은 왜 맨유전에 교체출장을 했을까

Posted by Soccerplus
2012. 12. 24. 08:00 해외파 이야기/기성용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라는 클럽은 한국인들에게는 매우 뜻깊은 클럽입니다. 우리나라의 박지성 선수가 7년동안 선수를 하면서 국민들에게 많은 기쁨을 가져다 준 클럽이며 '국민클럽'에 등극했던 매우 의미가 있는 클럽이죠. 그런 맨유와의 대결에서 기성용선수가 골을 넣거나 좋은 활약을 보여준다면 이 경기는 또 다른 의미로 다가올수도 있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쉬웠던 맨유전 선발제외, 그 안에 큰 뜻이 있었다

맨유의 중원의 핵심인 마이클 캐릭과 비교되면서 오늘 경기에서 선발 출장이 당연시 되었던 기성용 선수였습니다. 저역시도 일요일 저녁 약속을 모두 접고, 당연히 선발출장이라고 믿었던 기성용 선수의 경기를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선발명단이 나오자 조금 황당했습니다. 가능한 모든 자원들이 선발로 나왔습니다만, 단 한자리, 기성용 선수의 자리만 후보 선수인 아구스틴으로 바껴있었습니다. 기성용 선수는 벤치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주말내내 이시간을 기다리며 설레었던 저는 매우 실망스러웠습니다. 

하지만 여러가지 정황들과 기성용 선수의 상태를 생각해보니, 이는 어쩌면 기성용 선수에 대한 신뢰와 전술적인 활용도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성용 선수가 최근 폼이 좋지 않아서라거나 혹은 주전에서 밀렸다라고는 절대 생각이 들지 않고, 여러가지로 감독이 기성용 선수를 생각해주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체력문제가 심한 기성용에 대한 배려

라우드럽감독이 얼마전 인터뷰에서 선수들의 체력문제, 특히 문제가 되고 있었던 기성용을 겨냥한 질문에서 이런 대답을 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리그컵 8강전을 앞두고 선수들의 체력을 걱정하는 질문이었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다음 토트넘전에서는 선발로 나오고 그 다음부터는 로테이션을 가동할 것이라는 대답이었죠. 리그컵에서 1:0 신승을 거뒀지만 그 피로누적으로 인해 토트넘전에서는 최악의 경기를 펼치면서 체력에 대한 문제가 큰 이슈로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시즌 전 올림픽을 소화하면서 다른 선수들보다 체력 문제가 심했고, 시즌 중간에 월드컵 최종예선을 위해 두차례 아랍원정을 나오면서 기성용 선수는 경기 후반 체력이 많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팀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컸기에 기성용 선수가 선발로 내보낸 경기에서는 단 한번을 제외하고는 모든 경기를 풀타임으로 뛰게 했죠. 시즌 초반 완벽한 모습에서 조금 페이스가 쳐지자 라우드럽감독은 지난 주중 미들스브로전과 오늘 맨유전에서 벤치에 앉히면서 휴식을 준것이죠. 

라우드럽 감독의 전술적 히든 카드 기성용

하지만 기성용 선수에게 완벽한 한 경기의 휴식을 주었다기보다는 벤치에 그를 앉히면서 눈치싸움을 벌였습니다. 기성용 선수의 자리에 수비형 미드필더인 아우구스틴을 투입하면서 전반전에는 수비에 치중하다가, 후반전 승부수를 띄울 시기에 기성용을 투입하자는 의도였습니다. 상대는 맨유였고, 리그 최고의 공격력을 자랑하는 팀이기에, 만약 팀이 많은 점수를 허용하며 패색이 짙어지면 기성용을 아예 투입시키지 않겠다는 생각이었고, 팽팽하게 경기가 이어지면서 한방으로 승점을 따낼 수 있다면 기성용을 투입시키겠다는 생각이었죠. 

약속된 시간 '60 분' 

전반 초중반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곧바로 동점골을 넣었고 경기가 백중세로 가자 라우드럽감독은 경기의 분위기를 바꿀 교체카드를 준비합니다. 정확히 60분이 지났을 무렵, 기성용 선수가 투입된 것이었죠. 마치 약속이나 한듯 60분이라는 시간이 지나자마자 기성용이 나왔는데, 이는 라우드럽감독이 그의 출장시간을 조절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지난 리그컵 미들스브로전에서 경기의 분위기를 바꿨던 교체투입처럼, 기성용의 투입으로 인해 거함 맨유를 무너뜨리고자하는 의지가 보였던 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기성용 선수는 오늘 경기에서도 그닥 좋은 활약을 보여주지는 못했습니다. 일단 맨유의 공격이 워낙 거세서 스완지시티는 공격의 주도권을 완전히 내줬습니다. 후반 30분, 애쉴리 윌리엄스가 엎어진 반 페르시를 향해 공을 걷어차면서 맨유 선수들의 태도가 맹렬하게 변했습니다. 골대를 맞기도했고, 수비수의 몸에 맞기도 했으며,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면서 골을 넣지 못했습니다. 스완지시티는 1:1로 경기를 마감하는데 만족하는 듯 보였으며, 기성용 선수도 막판에는 수비에 치중하면서 무리한 시도를 하지 않았습니다. 

박싱데이, 그리고 험난한 일정 앞으로도 이런일 잦을 것

정말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기성용 선수의 입지와 관련된 제목으로 포털 메인이 장식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기성용 선수의 체력문제를 염려한 라우드럽감독의 배려이며, 기성용 선수의 교체투입을 경기시작부터 염두해둔 전술적인 선발 제외였습니다. 

리그컵 준결승전에 진출하면서 스완지의 경기 스케쥴이 매우 빡빡해졌습니다. 4일의 휴식을 갖고 레딩과 경기를 갖습니다. 그리고 다시 3일 뒤에는 풀럼원정이 기다리고 있고, 다시 3일 뒤에 아스톤 빌라, 4일 뒤에는 아스날과의 FA, 다시 첼시와의 준결승전등, 주중에 휴식을 취하려면 지금부터 3주이상을 기다려야 합니다. 1월말까지 9경기가 기다리고 있는데, 선수단이 얇은 스완지에게는 매우 부담스러운 일정입니다. 이와중에서 가장먼저 휴식을 준 선수가 기성용 선수입니다. 체력적 문제가 가장 심했던 기성용 선수고, 매 경기 풀타임으로 뛰었던데다가 부상까지 있었던 그를 아끼고 있는 라우드럽의 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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