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득점1위 미추의 200만파운드의 역설

Posted by Soccerplus
2012. 12. 25. 08:00 축구이야기

현재 EPL 리그 테이블을 보면 다들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대충 예상했던 팀들이 리그의 상위권에 올라있고, 시즌전 맨유, 맨시티의 2파전에 첼시의 도전양상이 될 것이라는 예상도 들어맞고 있습니다. 강등권에 내려와있는 QPR은 예상밖이지만 레딩이나 위건, 사우스햄튼등 리그 강등권을 해매고 있는 팀들의 전력도 예상과 비슷한 모양입니다. 맨유, 맨시티, 첼시, 아스날등 상위권 4팀과 그 뒤를 잇는 팀들을 보면 시즌시작전의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반환점 앞둔 EPL 득점 1위, 미추 

하지만 개인 타이틀 가운데에서 가장 주목이 가는 타이틀인 득점랭킹을 보면 매우 놀라운 선수가 1위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EPL의 내로라 하는 강팀의 세계적인 선수가 아닌, 올시즌 EPL에 데뷔하면서 스완지시티에서 공격수가 아닌 공격형 미드필더로 주로 활약했던 미구엘 미추가 1위에 올라와있는 것입니다. 18경기에서 13골을 넣는 놀라운 득점력을 보여주면서 스완지의 돌풍을 이끌고 있습니다. 

매시즌마다 새로운 선수들이 영입되어 자신의 가치를 높이고 팀을 위한 활약을 보여주지만 유난히 득점랭킹은 EPL에서 잔뼈가 굵은 세계적인 선수들의 각축장이었습니다. 지난 시즌에는 로빈 반 페르시가 1위, 루니가 2위였고 2010/2011 시즌에는 테베즈와 베르바토프의 각축이었죠. 그전 시즌에는 드록바와 호날두의 경쟁이었을 정도로 EPL의 득점랭킹은 세계적인 선수들이 명불허전이라는 사자성어를 각인시키는 자리였습니다. 빅클럽출신을 제외한 선수가 득점랭킹 탑3에 든 기억은 최근 5년간 09/10시즌의 선더랜드의 대런 벤트가 유일합니다. 

미추의 득점 1위,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그런 상황에서 미구엘 미추의 깜짝 등장은 매우 의미가 큽니다. 일단 EPL경험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골행진을 벌이고 있고, 팀도 리그 11위를 전전긍긍하며 상위권에 오르는데에 힘이 드는 추세에 있기에 굉장히 놀랍습니다. 아스날을 상대로 2골, 맨유를 상대로 한 골을 넣었을 정도로 빅클럽을 상대로도 전혀 밀리지 않는 공격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번 시즌 그가 라요 바예카노에서 스완지시티로 옮기면서 지불된 이적료는 200만 파운드입니다. 200만 파운드, 우리나라돈으로 30억남짓한 돈이죠. 저에게는 평생 열심히 살아도 만져보지 못할 크나큰 돈이겠지만, 한 선수의 몸값이 수백억을 호가하는 빅리그에서는 매우 저렴한 영입이었습니다. 

한 선수의 기량과 팀에 미치는 영향력이 바로 몸값으로 드러나는 잔혹한 프로의 세계에서 이렇게 저렴한 금액으로 영입한 선수가 맹활약을 보여주는 것은 또 한가지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선수의 실력을 몸값으로 정확하게 평가하기란 어려운 일이며, 프로리그역시도 사람이 하는 일이기에 주변 환경에 큰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지요. 

라우드럽의 혜안이 돋보였다 

스페인 리그에서 잔뼈가 굵은 라우드럽감독이 감독으로 부임하자마자 공을 들여 영입했던 선수가 미구엘 미추이고, 그의 눈은 매우 정확해보입니다. 지난 시즌 팀의 에이스로 활약했던 질피 시구르드손의 공백을 메우고도 남는 활약을 보여주고 있고, 공격수인 대니 그라함의 부진을 상쇄시키며 팀을 살려내고 있습니다. 이러한 활약을 통해 미추는 스페인 국가대표팀의 승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으며 그 역시도 빅클럽과의 이적설에 연결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18라운드를 치뤘고, 이번주가 지나면 EPL을 비롯한 유럽의 빅리그들은 중간 반환점을 돌게됩니다. 그리고 그중 최고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선수들 가운데 당당히 한명으로, 아니 어쩌면 최고의 선수일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들인 돈에 비한 활약을 논하게 된다면, 아마도 전 유럽가운데에서 미추를 따라올 선수는 없을 것입니다. 

200만 파운드의 이적료, 프로는 돈으로만 말하는 것이 아니다

라요 바예카노에서 15골을 넣으며 득점랭킹 10위권에 들었습니다만, 그는 그리 유명세를 타지 못했습니다. 그보다 리그에서 득점을 더 많이 넣었던 스페인 선수는 솔다도, 네그레도, 루벤 카스트로 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스페인 대표팀의 부름은 당연히 받지 못했으며, 리그에서도 인기가 떨어지는 소속팀탓에 주목을 받지 못했죠. 그의 이적료 200만 파운드가 그를 대변하는 수치입니다. 

많은 선수들가운데 진정한 옥석을 가려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그리고 어느정도 뛰어난 능력을 보여주면 천문학적인 몸값이 따라오죠. 잉글랜드에는 자국 선수에 대한 프리미엄이 있으며, 첼시에서 후보 공격수를 면치 못하고 있는 다니엘 스터리지의 몸값이 최소 1200만 파운드라고 합니다. 2년전 앤디캐롤은 3500만 파운드에 팀을 옮겼으며, 세계 최고의 스타 토레스의 몸값은 5000만 파운드였죠. 많은 선수들이 고액의 이적료를 받으며 이적을 하지만, 적은 이적료를 받고 고액의 이적료를 받는 선수들보다 더 좋은 활약을 펼치는 이적생들은 당연히 주목을 받게 되고, 능력의 재평가가 이루어집니다.

미추의 성공사례, 타 팀에게도 귀감이 될 것 

라우드럽의 수완이 돋보이는 영입입니다. 아무리 주목을 받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팀에 꼭 맞는 자원을 잘 영입했다고 봅니다. 공격수라는 자리에도 수많은 이적의 가능성들이 있지만, 자신의 팀에 잘 맞는 선수를 데려와 최고의 효율을 발휘하는 것만큼 알찬 영입도 없는 것 같습니다. 많은 돈을 주고 영입한 선수가 그 몸값에 맞는 활약을 보여주는 것도 감사한 일이지만, 저비용 고효율 이적생만큼 기쁜일도 없습니다. 

꼭 돈이 중요한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미추의 활약은 다른 팀에게도 큰 귀감이 될 것입니다. 잉글랜드 내부가 될 수도 있고, 타리그에서 빛을 보지 못하는 선수들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리고 내년 이맘쯤에는  K리그에서 뛰는 수많은 옥석들도 이런 고평가를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윤석영선수에 대한 기대가 개인적으로는 무척 크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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