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의 비중, 상대방의 견제에서 느껴진다

Posted by Soccerplus
2012. 12. 28. 10:00 해외파 이야기/기성용

K리그도 겨울 휴식기에 들어갔으며, 분데스리가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도 잠시 휴식기에 들어갔고, 국가대표팀 경기를 찾아보려면 아직 2개월이 넘는 시간을 기다려야 합니다. 하지만 영국은 오히려 박싱데이기간에 더 험난한 일정이 이어지고 있고, 팀들간의 순위경쟁역시도 치열합니다. 박지성 선수가 부상으로 나오지 못하고 있어 볼만한 경기가 다소 사라진 느낌이지만 매경기 출장하면서 흐뭇한 마음을 갖게 하는 기성용 선수의 존재감은 우리나라에서 대단히 큽니다. 

이번시즌 이적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티내에서 잘 적응하고 있고, 팀에서 핵심선수의 위치를 공고히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 언론에서는 동료선수인 케미 아구스틴 선수와의 주전 경쟁이 시작되었다는 이야기가 나오지만 두 선수의 팀내비중은 비교도 할 수 없습니다. 박싱데이와 떨어진 기성용의 체력을 위한 감독의 배려차원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기성용을 전담마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최근 몇 경기에서 기성용 선수의 입지를 명확하게 알 수 있는 변화가 포착되었습니다. 바로 상대팀들이 수비시에 기성용 선수를 전담마크하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기성용 선수에게 강한 압박을 가하면서 볼을 소유하지 못하게 하거나, 혹은 맘놓고 패스하도록 놔두지를 않습니다. 기성용이 볼을 잡기도 전에 바로 옆에 수비선수가 달라붙거나, 혹은 패스를 받자마자 바로 패스를 주지 못하게끔 강하게 프레싱을 걸고 있습니다. 그렇게 되자 기성용 선수에게 볼이 가는 횟수가 줄어들었고, 최근 체력누적과 겹쳐 부진한 기색을 보이고 있죠. 

사실 포백라인의 바로 위에 위치하면서 자신의 진영에서 패스를 많이 받는 기성용 선수를 견제한다는 것은 상대편에게도 부담스러운 일입니다. 상대편 공격수나 공격형 미드필더가 수비시에도 기성용 선수를 계속해서 따라다니고 있고, 기성용 선수가 볼을 오래잡으면서 공격의 조율을 하는 것을 막아내고 있습니다. 그로인해 기성용 선수의 볼터치횟수가 줄었고, 팀내에서 단연 1위를 기록하던 패스횟수도 최근 경기에서는 상당히 떨어진 것을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기록으로도 알 수 있는 기성용에 대한 견제

매 경기 100회내외의 볼터치와 그에 준하는 패스를 뿌렸던 기성용 선수는 팀내에서도 가장 많은 평균 패스횟수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레딩전에서는 82회의 패스를 기록하면서 수비수인 치코 플로레스(102회)와 애쉴리 윌리엄스(102회)보다 더 적은 패스를 기록했죠. 패스성공률도 종전의 기록보다 소폭 하락했습니다. 

스완지의 경기패턴은 두 센터백이 기성용에게 볼을 주고, 기성용이 다른 미드필더와 볼을 주고 받으면서 공격을 전개하는 방식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성용에 대한 견제가 시작되면서 두 수비수에서 바로 공격이 전개되는 경향을 볼 수 있습니다. 한경기에 3~4개의 롱패스만 기록했던 치코 플로레스와 애쉴리 윌리엄스는 레딩전에서 28개의 롱패스를 시도했습니다. 기성용에게 볼이 잘 가지않음을 명확하게 드러내는 장면입니다. 상대가 리그 최약체인 레딩이라 결과가 나쁘지는 않았습니다만 최근 몇몇경기의 부진과 연결짓지 않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과제에 직면하다

중원에서 볼을 잡은 뒤 바로 다시 패스를 주거나 한두번 터치를 한 뒤 볼을 건내주던 기성용 선수는 압박이 들어오자 원터치로 다시 백패스를 하거나 혹은 수비가 따라오지 않는 깊은 위치에서 볼을 잡기 시작했습니다. 경기 중반 레온 브리튼을 빼고 아구스틴이 들어가면서 아구스틴이 수비쪽에 치우치면서 좀 더 자유롭게 움직였고, 후반전에는 골찬스까지 만들어내며 좋은 모습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압박이 들어왔을 때 경기력은 예전만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EPL에서 중앙 미드필더부터 강한 압박을 준다는 것은 흔치 않은 일입니다. 특히 수비라인까지 깊숙하게 내려와 플레이하는 수비형 미드필더에게 마크를 한다는 것은 그 예를 찾기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런 기성용 선수를 심하게 압박한다는 것은 기성용이 팀에 차지하는 비중이 어느정도인지를 쉽게 알 수 있는 부분입니다. 이런 선수의 입지를 고민한다는 것은 쓸데없는 걱정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리고 이런 부분은 기성용 선수에게도 크나큰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패스의 질이 떨어지고, 롱패스의 성공률이 다른 경기에 비해 떨어지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상대의 압박을 이겨낼 수 있는 탈압박능력을 갖춰야 하는 것은 세계적인 미드필더로 성공하기위한 필수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말처럼 쉬운일은 아닌것이지만 기성용 선수는 충분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고, 지금껏 잘 성장해 왔습니다. 더 좋은 위치를 찾아 움직이면서 새로운 진화를 시도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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