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의 수비력,스완지 승리의 숨은 조력자였다

Posted by Soccerplus
2013. 1. 10. 08:27 해외파 이야기/기성용

 

스완지의 돌풍을 이끌고 있는 라우드럽 감독은 이번 시즌 캐피탈원컵에 남다른 관심을 나타냈습니다. 중소규모의 팀이 한번에 큰 성과를 올리는 방법중 하나가 컵대회에서 우승하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리그나 FA컵보다 그 규모와 명성이 작은 캐피탈 원컵에서 우승하겠다는 의지를 숨기지 않았습니다. 리버풀과 같은 강호를 만났습니다만 4강까지 올랐고, 4강에서도 첼시를 만났지만 이러한 의지는 변하지 않았습니다. 거기에 캐피탈원컵에서 우승을 한다면 유로파리그 진출권까지 따낼 수 있기에 4강까지 올라온 스완지는 험난한 일정에도 불구하고 물러날 수 없는 한판을 치뤘습니다.

걱정스러웠던 스완지의 체력

박싱데이 이후, 험난한 일정이 계속되면서 스완지 선수들의 체력에 큰 문제가 생겼습니다. 주전 공격수 미추가 부상으로 결장한 경기도 있었고, 기성용 선수의 컨디션도 말이아니었죠. 팀의 규모가 작은 스완지이기에, 이러한 체력누적은 큰 문제로 작용했습니다. 최근 몇 경기에서 후반전 선수들의 체력이 빨리 떨어지는 장면에서 스완지의 체력문제는 앞으로의 시즌에 영향을 줄정도로 심각하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스완지의 라우드럽감독은 이번 경기에서 베스트11을 기용했습니다. 주말에 풀타임을 뛰었던 기성용선수도 선발이었고, 교체멤버로 출장하며 골을 넣었던 미추도 선발출장했습니다. 브리튼, 기성용, 데구즈, 미추, 라우틀리지등 베스트멤버가 모두 나왔습니다. 첼시도 이에 밀리지 않겠다는 각오를 분명히했습니다. 지난 주말에 FA컵 대승의 기세를 이어가려는 듯 마타, 아자르, 하미레즈, 루이스등 주요 선수들이 나왔습니다. 선발 공격수는 뎀바 바가 아닌 페르난도 토레스였습니다.

밀어붙였지만 효과 없었던 첼시의 공격, 오히려 미추의 한방에 당하다

전반부터 첼시가 강하게 밀어붙이는 경기가 계속되었습니다. 첼시는 루이즈와 하미레스가 중원에서 많은 움직임을 보여주면서 경기의 주도권을 가져왔고, 찬스가 마타에게 많이 돌아왔습니다. 스완지 선수들은 체력에 문제가 있는듯 이렇다할 공격찬스를 잡지 못했습니다. 마타에게 한두차례의 찬스가 돌아왔습니다만 이를 살리지 못했고, 오히려 선제골을 넣은 것은 스완지였습니다. 전반 38분, 이바노비치의 결정적인 패스미스가 미추의 찬스로 이어졌고, 미추는 침착하게 수비수를 한명제친 뒤 골대의 비어있는 곳으로 골을 밀어넣었습니다.

전반전 우세한 점유율에도 불구하고 리드를 허용한 첼시는 더 조급해졌습니다. 캐피탈 원컵 4강전은 단판 경기가 아닌 홈앤드 어웨이로 치뤄집니다. 자신의 홈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한다면 결승진출이 어려워질 것을 알기때문에 후반 시작하자마자 더 강한 공세로 상대를 몰아붙였습니다. 하지만 토레스는 거의 경기에서 뛴 것을 모를정도로 경기에 관여를 하지 못했고, 후반에 투입된 뎀바 바도 찬스를 놓치며 첼시팬들을 아쉽게 만들었습니다.

라우드럽 감독의 전술적 역량이 빛났던 경기

스완지의 라우드럽 감독의 전술적인 역량이 빛났던 경기였습니다. 이번 경기는 스완지의 원정경기였고, 선수단의 규모나 최근 일정으로 보았을 때 체력적인 부분에서 열세인 것을 알았던 라우드럽 감독은 그들의 특기인 점유율을 포기하고 수비를 우선시하는 전략을 썼습니다. 첼시의 주된 공격패턴을 읽었으며, 슛팅을 24개나 허용하긴 했습니다만 대부분이 중거리 슛이었습니다. 첼시의 주된 공격패턴은 오스카, 아자르, 마타와 같이 좋은 기량의 공격형 미드필더들의 2선침투지만, 이번 경기에서는 이러한 점을 보기 어려웠습니다. 마치 스완지 선수들이 첼시가 어떻게 나올지를 알고 있는 듯 보였습니다.

전술적인 역량은 이뿐만 아니라 교체카드에서도 드러났는데, 그가 교체투입한 대니 그래엄이 2번째 골을 넣었습니다. 그래엄은 후반 종료직전 이바노비치가 백패스할 것을 읽고 골키퍼앞까지 미리 달려가서 이바노비치의 실수를 유도했고, 그 공을 빼앗아 소중한 추가골을 넣었습니다. 토레스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못하고 교체타이밍을 늦게 가져왔던 베니테즈감독과는 비교되는 장면이었습니다.

공격포인트 없어도 충분히 빛났던 기성용 

오늘 경기, 미추와 그래엄이 골을 넣었습니다만, 저는 기성용 선수의 활약에도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그간 기성용 선수의 스완지에서의 역할은 수비보다는 패스와 공격쪽에 기울어있던 것이 사실입니다. 수비력에도 어느정도 의문부호가 달려져있던 것이 사실이죠. 하지만 오늘 경기에서는 기성용 선수의 수비력이 빛났습니다. 컵대회라서 정확한 통계수치를 구하긴 어렵습니다만 첼시를 상대로 수차례의 컷팅과 상대의 침투를 차단하며 상대의 공격을 끊어냈습니다. 그의 정확한 패스와 안정된 볼키핑은 여전히 유지한 채 수비력이 매우 돋보이는 경기였습니다.

기성용의 수비력은 오늘 경기에서 상당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습니다. 오늘 경기는 점유율을 가져오면서 시종일관 상대를 밀어붙이는 그들의 주특기가 아니라, 선수비 후역습을 채택하면서 쉴새없이 몰아칠 첼시선수들의 공세를 막아내는 것이 스완지의 승리를 위한 가장큰 과제였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주된 과제를 위해 중원에서 상대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것이 상당히 중요했죠. 그런 상황에서 기성용 선수가 상대의 공격을 쉴새없이 끊어내면서, 상대가 유리한 점유율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못하게 만들었습니다. 공격적으로 빛나지도 않았고,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도 못했지만 기성용 선수는 오늘 경기에서 숨은 공로를 인정받을만한 경기력을 펼쳤습니다.

수비력이 자신의 불안요소임을 본인도 잘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알고 있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수비력이 발전하기란 힘들지만, 오늘 경기에서의 기성용 선수의 발전상은 놀라웠습니다. 마치 '나 이정도 수비 잘하는데 너희들이 몰랐던 것이야'라고 비웃는 듯 정말 좋은 경기를 보여주었습니다. 첼시원정을 2:0으로 가져오면서 승리를 따낸 스완지는 결승진출이 유력해졌습니다. 에미레이츠, 안필드 원정을 따낸 스완지가 스탬포드 브릿지 원정까지 따내면서 강호킬러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습니다. 앞으로의 경기에서도 좋은 경기력과 기성용 선수의 활약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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