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터진 박지성 비판론, 그 어이없음에 대하여
해외축구의 단골 메뉴 '박지성 위기'
'박지성 위기' 박지성선수가 맨유진출이후 정말 많이 들어왔던 이야기입니다. 윙어 포지션의 박지성은 항상 위기였습니다. 부상으로 위기였고, 경쟁 선수들의 영입이 위기였으며, 국가대표팀 경기에 대한 부담도 위기였고, 경기마다 나오는 평점이 위기였습니다. 공격수가 모든 찬스를 살릴 수 없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유독 박지성에게 오는 찬스에 대한 평가는 엄격했습니다. 모든 것이 위기였고, 그런 위기속에서도 7년을 버텼습니다.
생각해보면 7년중 위기인 적은 맨유에서 마지막시즌정도 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언제나 퍼거슨의 전술적인 키였고, 200경기를 넘게 뛰었습니다. 윙어덕후로도 불리던 퍼거슨아래에서 7시즌동안 윙어로 뛰었습니다. 지금의 애쉴리 영이나 카가와가 6년뒤에도 맨유에 있을까라고 물어본다면 선뜻 답하기 어렵습니다. 이게 얼마나 대단한 일입니까. 호날두, 나니, 긱스, 발렌시아와 함께 윙어진에서 뛰었고 테베즈, 루니와도 환상적인 호흡을 보였습니다. 우리가 상상하는 그 이상으로 박지성 선수의 위엄은 대단한 것입니다.
생각만큼 순탄치 않았던 QPR
그리고 박지성 선수는 QPR로 이적했습니다. 주장완장을 받았고 등번호 7번을 받았습니다. 좋은 선수들이 영입되면서 이번 시즌 QPR은 새로운 돌풍의 핵으로 자리매김하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기존 선수들의 폼이 심상치 않았고, 마크 휴즈 감독이 팀을 장악하는데에 실패하며 역대 최악의 팀 가운데 한 팀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새로운 감독이 들어왔고 주장 자리가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박지성은 새로운 감독이 온 시간의 대부분을 부상으로 보냈고, 최근에서야 돌아왔습니다.
토트넘과의 리그 선발 복귀전, 냉담했던 언론의 반응
리그풀타임을 정말 오래간만에 소화한 경기가 지난 토트넘전이었습니다. 그 전주에는 웨스트브로미치와의 FA컵 경기에서 풀타임을 소화하기도 했죠. 박지성 선수는 윙어가 아닌 중앙 미드필더로 출장했고, 골이나 중요한 찬스를 만들어내지는 못했습니다. 현지의 평가가 그리 좋지는 못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평가는 그대로 우리나라 기사에 이어졌고, 박지성의 시대가 끝났다는둥, 더 큰 위기가 몰려온다는 둥 언론사들은 제각기 박지성에 관한 비판론을 들고 나섰습니다. 음비아보다 공격력이 못하다는 현지의 평가가 우리나라 포털 메인에 실리기도 했습니다.
박지성 선수의 역할이 바뀌었습니다. 중앙 미드필더라고 말하기에도 힘든, 수비형 미드필더의 포지션입니다. 공격시에는 상대팀 박스앞까지 가서 공격을 돕습니다만, 그보다도 수비가 우선시 되는 역할입니다. 부상복귀후 두경기를 풀타임으로 뛰었고, 방금전 끝난 웨스트 브로미치와의 경기에서도 선발로 출장을 했습니다. 이정도 되면 박지성선수의 주전여부에 대해서는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듯합니다. 부상복귀후 3경기를 선발로 출장했으니 말이죠.
'수비형 미드필더' 박지성의 역할 변화
그리고 언론의 비판은 이곳에서 시작됩니다. '공격수'혹은 '윙어'인 박지성 선수가 공격적인 모습을 하나도 보여주지 못했으며, 공격의 활로를 뚫기는 커녕 뒤로 물러서기에 급급했다는 것이죠. 공격은 타랍이나 마키가 주도를 했고, 스테판 음비아도 중앙 돌파를 시도했습니다만 큰 효험을 거두지는 못했습니다. 이에 반해 박지성 선수는 공격적인 드리블을 자제하면서 후방을 지키는데에 급급했죠. 여기에 대한 비판이 매우 큽니다.
수비형 미드필더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보여주었던 박지성
하지만 우리가 기성용 선수의 공격포인트가 없다고 해서 그를 비판하지 않듯, 박지성 선수에게도 당연한 평가가 이뤄져야 합니다. 오히려 박지성 선수의 역할은 기성용 선수보다 더 수비적이었고, QPR은 토트넘을 상대로 비기는 것이 목표인 태도로 경기에 나섰습니다. 3명의 중앙 미드필더를 내세웠지만 션 데리는 중앙선을 거의 넘지 않았고, 음비아가 박스투 박스형태로 공격에 간헐적인 가담을 했습니다.
오히려 박지성 선수는 지난 토트넘과의 리그 경기에서 레드냅감독의 전술적인 키플레이어 역할을 했다고 봅니다. 상대의 빠른 윙어들을 상대로 두겹의 수비를 쌓는데에 일조하였고, 수비시에 정해진 위치에서 방어를 하는 것이 아니라 자유롭게 공을 따라다니면서 상대를 밀어냈습니다. 이렇다할 찬스가 없었습니다만 박지성 선수는 수비적인 역할로 최선을 다했고, 강팀을 상대로 승점 1점을 쌓고자 하는 레드냅감독의 의지가 엿보였습니다.
과정보다 결과를 향한 레드냅의 의지, 박지성을 통해 드러나다
레드냅감독의 의지는 확실합니다. 강팀을 상대로는 승점 1점을 쌓고, 만만한 팀들과의 경기에서 승리를 하자는 것이죠. 그러기 위해서는 두터운 수비진을 쌓아야하고, 박지성 선수의 수비적인 이동은 팀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죠. 그러다보면 첼시와 같은 팀을 상대로 깜짝승을 거두는 기회도 생기고, 토트넘과의 경기에서도 비기면서 나름 성공적으로 경기를 마친 것입니다.
만약 박지성 선수의 플레이에 대한 비판이 나오거든, 그전에 그렇게 플레이를 하도록 지시한 레드냅에 대한 비판이 먼저 이뤄져야합니다. 하지만 리그 20위 최하위 팀이 살아나기 위해서는 지극히도 실리적인 축구를 구사해야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박지성 선수의 희생이 필요하다는 것이 레드냅의 생각인 듯 보입니다. 골이 없다고 , 공격 포인트가 없다고 무턱대고 비판을 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는 인력낭비라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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