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없는 라우드럽의 이적정책, 그 비밀은 무엇일까

Posted by Soccerplus
2013. 1. 19. 08:00 축구이야기

팀마다 다른 이적정책

어떤 팀의 전력이 곧바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이적시장은 제2의 전쟁터가 됩니다. 매시즌, 많은 돈을 가진 갑부팀들이 힘을 발휘하는 것 같지만, 그 와중에도 자신의 팀색깔과 전술에 맞는 선수들을 영입하려는 팀들의 움직임과 눈치싸움을 보는 것은 축구를 좋아하는 팬들의 즐거움입니다. 이 선수가 내가 좋아하는 팀에 와서 어떤 활약을 보여줄까라는 상상을 하면서 전술에 대입시켜보기도 하고, 그 이후의 일들을 예측해보기도 하죠. 

각 팀마다 이적시장에 나서는 전략은 다릅니다. 어쩌면 전통적인 팀컬러가 이적시장에도 묻어나오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정말 오랜시간동안 선수에 대한 관심을 보인 뒤, 적당한 가격에 선수를 영입하는 맨유나 이적시장마다 엄청난 자금력으로 큰 힘을 발휘하는 맨시티와 파리 생제르맹, 어린 선수들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아스날이나 선수에 대한 좋은 대우와 비전으로, 때로는 파격적인 이적료로 사람들을 놀래키게 만드는 첼시, 프랑스 선수들에 대한 관심이 큰 뉴캐슬등등, 팀의 색깔은 이런 곳에서 부터 시작되는 듯 합니다. 

감독부터 핵심선수까지, 많은 부분을 잃었던 스완지

그리고 지난 시즌 스완셀로나라는 별명을 부여받으며 패스플레이로 팀을 중위권에 안착시켰던 스완지시티는 많은 선수들과 감독까지 빼앗겼습니다. 숏패스를 주된 전술로 사용했던 브랜든 로저스는 리버풀로 이적을 했으며, 그의 주요 선수들또한 이적을 했습니다. 로저스와 함께 조 앨런이 리버풀로 이적을 했고, 질피 시구르드손은 임대에서 복귀하며 토트넘행을 선택했습니다. 스티븐 코커도 임대에서 복귀를 했고, 주력윙어 스캇 싱클레어까지 이적을 했습니다. 순식간에 4명의 주전 선수들이 팀을 떠난 것입니다. 

스완지는 지체하지 않고 라우드럽감독의 영입을 선언했습니다. 비단 로저스감독의 성향이 아니라 팀의 전통적인 성향이 숏패스를 지향하는 스타일이었던 스완지는 라리가에서 잔뼈가 굵은 라우드럽감독이 자신의 팀에 잘 맞다는 판단이 섰던 것이죠. 

스페인 출신 라우드럽감독의 '버킷리스트'

그리고 라우드럽감독은 주머니에 숨겨두었던 영입리스트들을 꺼내기 시작합니다. 그가 선택한 카드들은 스페인 선수들을 중심으로 한 것이었습니다. 스완지에 부임하기전 헤타페와 라요 바예카노에서 선수들을 지휘했고, 본인도 레알 마드리드에서 선수생활을 하면서 스페인시장에 대해서는 잔뼈가 굵었죠. 상대적으로 거품이 적은 라리가 선수들을 중심으로 선수영입을 시작했고, 이는 이번 시즌 최고의 이적성과를 거두게 됩니다. 

미추, 치코, 데 구즈만, 파블로

일단 최고의 성과라고 할 수 있는 것은 미구엘 미추의 영입입니다. 미구엘 미추를 2.5m 파운드에 영입을 했고, 이는 단숨에 이번 시즌 최고의 이적으로 찬사를 받게 됩니다. 이적한지 반시즌만에 리그 21경기에서 13골, 팀 전체경기에서는 16골을 넣으며 득점왕 경쟁에 뛰어들었고 이 골행진이 아스날, 첼시, 맨유와 같은 강팀을 상대로 했기에 더욱 더 빛이 납니다. 이런 선수를 과연 다음 시즌에 스완지 시티가 지킬 수 있을지가 의문이지만, 최저의 금액으로 최고의 이적을 만들어낸 라우드럽의 명작임을 인정하지 않는 팬들은 아무도 없습니다. 

또한 이탈리아 제노아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며 지난 시즌 라요 바예카노로 임대되왔던 치코 플로레스를 데려옵니다. 스티븐 코커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함이었죠. 치코 플로레스는 이적하자마자 데뷔골을 넣었고 정말 매경기 견실한 활약을 보여주면서 팀의 수비진을 두텁게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거기에 데 구즈만을 저렴한 가격에 임대영입하면서, 미드필드진의 활력을 찾았습니다. 많은 활동량과 정확한 킥력을 겸비한 데 구즈만은 국내팬들에게는 욕심쟁이로 낙인찍히기는 했지만, 그가 없었다면 이같은 성적은 힘들었을 것입니다. 발렌시아에서 활약한 파블로 에르난데스를 구단 이적 레코드를 세우며 영입했습니다만, 그의 실력을 놓고보면 헐값이나 마찬가지죠. 부상때문에 폼이 올라오지 못했으나 시즌 초중반 폼이 올라온 그의 모습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저비용 고효율의 라리가 출신 선수들을 주목하다

이적시장의 마법사, 라우드럽이 성사시킨 이적들의 조건들이 어느정도 나오는 듯 합니다. 스페인에 많은 정보통을 두고 있고, 직접 선수생활과 감독생활을 했기에 누구보다 스페인 선수들을 잘알죠. 그런 경험을 토대로 비교적 적은 이적료로 데려올 수 있는 선수들을 골라서 영입했습니다. 구단 재정이 거대하지 않은 스완지에게는 매우 안성맞춤인 셈이죠. 팀에서 자리를 잡지 못했지만 실력이 뛰어난 선수이거나 좋은 활약에도 많이 알려지지 않은 선수들의 영입을 앞서서 해냈습니다. 

선수몸값에 거품이 많고 자국 선수들에게는 프리미엄으로 더 많은 가격을 지불해야하는 현지분위기를 파악하고, 스카우터의 눈을 해외로 돌렸습니다. 영국 선수인 조 앨런을 15m파운드에 팔았지만 이 가격으로 스페인 4인방을 데려올 수 있었습니다. 충분히 수긍이 가는 이적이며 핵심선수를 빼앗겼음에도 더 알찬 보강을 할 수 있었습니다. 최근 라리가 선수들의 EPL러시가 이어지고 있는데, 이 이유에는 라리가 선수들의 저렴한 이적료가 한몫을 하는 듯 보입니다. 라리가의 중위권이하팀들은 팀의 재정적 규모가 많이 크지 않기에 가능한 일이죠. 

기존의 전술에 꼭 맞는 선수들의 영입, 기성용도 그 연장선

거기에 더 중요한 것은 팀의 전술에 잘 맞는 선수들을 데려왔다는 것입니다. 기존의 팀의 분위기를 깨지 않으면서도 충분히 빈자리를 메꿔줄 수 있는 선수들의 영입이 이어졌습니다. 질피 시구르드손의 자리를 메꾸기 위한 미추의 영입은 이번 시즌 최고의 히트상품이 되었고, 시티븐 코커의 자리를 치코 플로레스가, 싱클레어의 빈자리를 파블로 에르난데스가 맡고 있습니다. 

기성용 선수의 영입은 스페인과는 전혀 무관합니다만, 기존의 조 앨런의 자리를 메우기 위한 영입이었습니다. 패스가 뛰어나고 경기를 읽는 능력이 좋은 기성용 선수의 영입으로 인해 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던 조 앨런의 빈자리를 느끼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기성용과 조 앨런의 이적료는 무려 3배차이입니다. 스완지와 같은 작은 클럽이 어떤식으로 클럽운영을 해야하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합니다. 기성용 선수가 입단하며 머나먼 한국의 스폰서도 여럿 체결했으니 이쯤되면 라우드럽의 수완은 가히 마법사라는 칭호를 줄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라우드럽의 매직, 한번더?

이번 겨울 이적시장에서 라우드럽감독은 오사수나의 롤랑 라마를 임대영입했습니다. 벨기에 선수지만 라리가에서 뛰었던 선수라는 점과 계약만료를 앞둔 선수기에 이적료가 적다는 점에서 이 영입은 다시한번 라우드럽 매직의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과연 라마가 체력문제에 놓인 스완지 공격을 살릴 수 있을지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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