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완지, 아스날전 석패 통해 드러난 '빛과 그림자'
90분내내 이렇게 긴장감있게 경기를 지켜본 적은 이번 시즌들어 처음인 것도 같습니다. 그 경기가 양팀이 치고 받는 경기가 아닌, 한 팀이 일방적으로 몰아치는 경기였고 스코어도 1:0이었습니다만, 마치 월드컵 경기를 보는듯 경기는 흥미진진했습니다. 두 팀모두 더이상 물러설 수 없는 단판승부였고, 지난주 경기에서 이미 두 팀은 공방전끝에 무승부를 기록한 적이 있기에 이 경기를 임하는 분위기도 남달랐습니다.
1:0, 내용은 아스날의 일방적인 경기
경기는 아스날이 1:0으로 스완지를 물리쳤습니다. 그리고 후반전에는 거의 일방적인 경기가 펼쳐졌습니다. 스완지는 애쉴리 윌리엄스, 기성용, 미구엘 미추, 앙헬 랑헬, 벤 데이비스등 5명의 주전선수들이 선발로 투입되지 않았습니다. 지난 박싱데이부터 주중경기를 매경기치룬 스완지이기에 선수들의 체력적인 문제가 심각했기 때문이죠. 이번시즌 강팀을 상대로 3승 4무 1패라는 호성적을 남겼고, 아스날을 상대로 1승 1무의 좋은 기록을 갖고 있기에 기대가 되기도 했습니다만 이번 경기는 주전 선수들의 힘이 떨어진 모습이 눈에 보였습니다.
강팀 킬러 스완지, 체력의 약점을 노출하다
스완지는 강팀들을 상대로하는 그들만의 방식이 있습니다. 점유율을 일부분 포기하고 수비적으로 경기에 임하다가 한방의 역습으로 가능성을 열어나가는 것이죠. 수비라인을 내리고 상대의 공격루트를 미리 차단하면서 공격보다는 수비에 치중합니다. 후반 새로운 선수의 투입으로 분위기 반전을 노리고 후반 막판 골을 넣으면서 경기를 따냅니다. 지난주주중 첼시전이 이를 잘 보여준 경기였습니다.
하지만 오늘 경기는 패했습니다. 후반전에는 공격지역에서 점유율을 완전히 내어줬고, 공격수들의 의미있는 움직임도 없었습니다. 슛팅숫자는 26:6이었고 유효슛팅은 무려 16:1이었습니다. 전반전에 카일 바틀리의 헤딩슛과 후반전의 기성용의 중거리 슛이 유일한 찬스였습니다. 상대는 경기내내 위협적인 찬스를 만들어 내면서 스완지의 골문을 공략했습니다. 미셸 봄의 환상적인 선방이 이어졌고, 치코와 그래엄이 몸을 날려 골을 막았으며, 골대도 스완지에게 도움을 주었습니다.
후반 종료 5분전 윌셔의 극적인 골이 아니었다면 미셸 봄과 수비진들의 희망고문의 시간은 더욱 더 늘어났을 것입니다. 사망을 눈앞에 둔 환자의 호흡기를 떼는 것 처럼 윌셔의 골은 보는이들의 긴장감을 해소시켜주었고, 안쓰러웠던 미셸 봄의 선방릴레이도 끝이 났습니다. 그리고 이번 경기를 통해 스완지가 보유한 강점과 약점을 모두 드러내면서 FA컵 64강 재경기는 마감되었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어떤 팀을 상대로도 해볼만 하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이번 경기를 통해 스완지는 어떤 상황에서든 상대와 해볼 수 있다는 자신감과 승부욕을 얻었습니다. 사실 이기기 어려운 경기였죠. 주전들이 5명이나 제외되었고, 최근 11일동안 4경기를 치뤘습니다. 한달동안 거의 10경기를 치뤘는데, 이런 상황에서도 강호 아스날을 상대로 경기를 무리없이 이어나갔습니다. 비록 승리를 거두지는 못하더라도 강팀들과의 승부를 대등하게 이어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여주었죠.
미셸 봄과 치코 플로레스의 활약은 단연 인상적이었습니다. 16개의 유효슛팅을 단 1실점으로 막아냈고, 나머지 10개의 슛팅을 몸을 던저 막아낸 치코 플로레스와 다른 수비수들의 활약은 정말 눈부셨습니다. 이번 경기를 만약에 스완지가 이겼더라면 정말 역사적인 경기가 되었을 것입니다. 닐 테일러가 시즌 초반 시즌 아웃을 당했습니다만 벤 데이비스가 이를 잘 메웠고, 체력누적이 계속되자 오늘 경기에서는 티엔달리와 애쉴리 리차즈가 풀백으로 나섰습니다. 좋은 활약을 보여주었고 친정팀을 향한 카일 바틀리의 활약도 눈부셨습니다. 수비진의 풍부한 자원들을 확인할수도 있는 경기였습니다.
크나큰 문제, 체력
하지만, 크나큰 문제점은 역시나 미드필드진의 체력이 많이 떨어져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수비진부터 빌드업자체를 실패하면서 소유권을 내어주기 일쑤였고, 상대의 압박에 공을 쉽게 내어줬습니다. 최근 3경기를 풀타임을 소화하고 후보로 나섰습니다만 기성용이 출전할 수 밖에 없었고, 데 구즈만, 브리튼등 주전들의 컨디션이 많이 쳐져있었습니다. 전체적인 선수들의 체력이 70분이후 급격히 하락했고, 이런 부분은 최근 많은 경기에서 반복되고 있습니다.
공격진의 부진, 미추가 없었다면
거기에 미추가 빠질 경우 공격진을 대체할 만한 자원이 없다는 점입니다. 대니 그래엄이 선발로 나섰지만 미드필드진과의 연계에 문제점을 지녔습니다. 라우틀리지와 다이어의 양쪽 윙어진들이 공간활용과 드리블로 상대를 뚫어내야 했습니다만 쉽지 않았고, 후반전 투입된 파블로 에르난데스는 부상이후 폼이 많이 떨어져있습니다. 마치 벤치에 있는 미추를 기다리고 있는양 선수들의 플레이는 기대이하였습니다. 풀백과의 호흡문제도 있었지만 이는 선수들의 경기경험이 적기때문에 어쩔 수 없는 문제였죠. 윙어진들이 무너지니 풀백의 수비부담도 늘어났고, 이를 다시 막아내기 위한 윙어들의 수비가담의 악순환이 계속되었습니다.
확실한 문제는 역시나 체력에서 기인합니다. 선수들이 모두가 철강왕이 아니고, 경기마다 컨디션의 고저가 있죠. 하지만 전체적인 선수단의 체력이 떨어져 있고, 앞으로도 이런 일정이 계속됩니다. 최소한 다다음주까지는 이런 경기가 이어질 것인데, 이러한 위기를 어떻게 막아내고 새로운 동력을 가져올지를 기대해봐야겠습니다. 임대영입한 라마의 활약이 어느정도일지는 확신할 수 없으나 라우드럽의 혜안을 믿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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