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완지의 영리한 경기운영, 첼시를 멘붕시키다
2골의 차이에도 양팀 모두 베스트11기용
스완지시티와 첼시의 리그컵 4강전 2차전이 열린 리버티 스타디움, 후반 종료 10분을 남기고 첼시의 간판스타 에당 아자르는 공을 잡으려는 볼보이를 걷어찼습니다. 어떤 의도에서든, 그리고 고의성이 있었든 없었든, 스포츠맨쉽이 먼저인 운동장에서 세계적인 선수가 그런일을 벌인 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말이 안되는 이야기입니다. 후반 10분, 시간은 없었고 홈팀을 응원하는 마음에 천천히 공을 건네는 볼보이가 미울수도 있겠지만, 프로선수는 항상 프로의식을 가지고 있어야합니다. 그리고 이날 경기에서 유난히 카드를 아끼던 크리스 포이주심은 바로 레드카드를 꺼냈습니다. 2골을 넣어야 하는 첼시에게는 경기를 종료하는 순간이었죠.
첼시는 홈에서 2:0으로 패하면서 상대보다 최소한 두골을 더 넣어야했고, 리그컵에 굳이 전력을 다할 필요도 없었습니다만, 아스널을 상대했던 지난 주말 라인업에서 공격수 토레스만 뎀바 바로 바꾼 사실상 베스트 라인업을 내세웠습니다. 그리고 스완지역시도 홈경기를 남겨놓고 있고, 두골차의 여유있는 리드가 있음에도 그들이 강팀들을 상대로 내세우는 베스트 11을 모두 내보냈죠. 두 팀모두 박싱데이 이후 엄청난 일정에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질 대로 떨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베스트 라인업을 내세우면서 리그컵을 향한 욕망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2골의 차이를 효율적으로 이용한 라우드럽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라우드럽의 지략이 베니테즈를 이겼다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스완지는 첼시를 상대로 상당히 좋은 경기를 펼쳤고, 수비수들은 위험지역에서 패스를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당연히 위협적인 찬스도 없었죠. 2골이라는 여유를 갖고 있었던 스완지는 그 차이를 효율적으로 이용했습니다.
2골이라는 차이가 상당히 크긴 하지만, 전반전 초반에 실점을 허용한다면 경기는 순식간에 한점싸움이 되어버리고 맙니다. 그렇게 되면 경기가 끝날때까지 승부를 예측할 수 없게 되고, 첼시 선수들은 두점차이보다 훨씬 더 큰 희망과 승부욕을 가지고 경기에 임하게 됩니다. 그렇기에 라우드럽감독은 전반전에 큰 신경을 썼습니다.
전반전, 스완지의 강한 압박에 길 잃은 첼시
전반전부터 중원을 압박하면서 상대를 제압했습니다. 지난 경기에서 하미레즈를 많이 놓치면서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던 기성용선수도 하미레즈를 완벽하게 제압했고, 조나단 데 구즈만도 상대의 수비수들을 계속해서 압박하면서 불안한 백패스를 유도했습니다. 브리튼과 라우틀리지, 파블로 에르난데스뿐만 아니라 미추까지 중원에 내려오면서 숫자싸움을 계속했습니다. 시작부터 공격적으로 포메이션을 기울인 첼시는 전반시작 9분만에 두번의 결정적인 찬스를 허용하기도 했습니다.
애쉴리 윌리엄스와 치코 플로레스는 늘 그렇듯 탄탄한 수비력을 보여주었고, 트레멀 골키퍼도 안정적이었습니다. 전반을 잘 넘긴다면, 후반전에는 상대의 사기가 떨어질 것을 알았기에 라우드럽감독은 전반전에 선수들의 활동량을 극대화시키며 상대의 찬스를 최소화시켰습니다. 전반초반 두차례 스완지의 찬스가운데 하나라도 들어갔더라면 경기는 더욱 더 쉽게 풀렸을지 모르지만, 체흐의 선방이 이를 아쉽게 만들었습니다.
강인한 압박과 많은 활동량 속에 중원에서 램파드는 아예 보이지 않았고, 하미레스는 두차례의 거친 플레이를 하면서 답답함을 드러냈습니다. 전반전에 기성용 선수의 발목을 노린 태클을 하기도 했는데, 발목이 완전히 꺾이면서 걱정스러운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습니다. 아자르, 마타, 오스카의 삼각편대는 효율없이 볼소유만 계속했고, 아무런 소득없이 전반전을 끝마쳤습니다.
후반전, 조급해진 첼시를 더 강한 수비로 맞서다
후반전 45분, 2골을 넣어야 하는 첼시선수들은 상대적인 박탈감과 조급함에 시달리게 됩니다. 하지만 전반전부터 이리저리 찬스를 만들어 내려노력했지만 하릴없이 체력만 소비한 첼시의 발이 무뎌지게 되죠. 홈 어드밴티지에 리그컵이라는 달콤한 보상이 눈앞에 있는 스완지는 활동량을 줄이는 대신 더 수비적인 전형으로 상대를 막아냈습니다. 압박의 깊이는 줄어들었지만 양쪽 풀백의 오버래핑을 제한하면서 숫자싸움의 우위를 가져왔고, 상대는 쉽사리 이를 뚫어내지 못했습니다.
아자르의 멘붕...사실상 경기는 종료
그리고 후반 종료 10분전, 사실상 리그컵 탈락이 눈앞에 있는 첼시 선수들의 멘붕이 시작됩니다. 그리고 그 현상은 아자르의 비신사적인 행동으로 드러나게 됩니다. 누워있는 선수를 상대로도 할 수 없는 행동을 누워있는 어린 볼보이에게 하면서 자신이 얼마나 답답한지를 드러내죠. 아자르의 징계는 추가로 이어질 전망이고 꽤나 중징계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갈길바쁜 첼시에 또 하나의 장애물이 등장했습니다.
10분이 남았고, 상대는 한명이 줄어든 상황이지만 스완지는 긴장을 느추지 않습니다. 오히려 공격에서 많은 활동량으로 지친 데 구즈만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내리고, 기성용을 전방으로 투입시키면서 골을 노립니다. 상대가 사실상 닥공모드로 나왔기에 수비에 문제가 많았고, 기성용에게도 기회가 두차례정도 왔습니다만 아쉽게도 골을 넣는데에는 실패했습니다. 경기는 그렇게 끝났고, 스완지는 고대하던 웸블리행을 확정지었습니다.
스완지의 경기력이나 결승진출보다 아자르의 말도안되는 행동이 더 이목이 집중될 경기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만, 영리했던 라우드럽의 지휘에도 박수를 보내줘야할 경기였다고 생각합니다. 완벽한 경기였고, 2:0의 차이를 확실하게 이용한 경기였습니다. 이번 경기는 마치 빅클럽의 경기운영을 보는 듯했습니다. 기성용 선수의 두번째 웸블리 경기도 기대합니다.
글이마음에들면추천↓한방! (로그인 불필요)블로그가마음에들면정기구독+ 해주세요sz
soccerplus.co.kr 로 더 편하게 저의글을 읽으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