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의 역발상, 엘클라시코의 새 패러다임을 제시하다
기존의 엘클라시코
무리뉴가독이 레알 마드리드에 부임후, 엘클라시코의 분위기는 크게 변하지 않았습니다. 바르셀로나의 점유율축구가 상대를 제압했고, 이에 레알이 섵불리 맞불을 놓기가 어려웠습니다. 많은 경기에서 패했죠. 그것을 막기위해 레알은 많은 선수들을 수비지역으로 몰아놓고, 상대의 패스를 방어했습니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구사하는 최고의 수비경기로 레알은 스페인 국왕컵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쌓기도 했습니다만, 대체적으로 수비중심의 역습축구를 구사했습니다.
그리고 이번 경기도 그런 경기력의 연장선상에 놓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레알은 주전 수비수인 라모스, 페페, 마르셀로, 카시야스, 코엔트랑이 경기에 나설 수 없었습니다. 경기를 제대로 이어가기가 어려운 상황이었고, 특히 경기출전 불가선수들이 수비진에 집중되었다는 점은 레알을 다시한번 수비지향적으로 만들게 하는 이유였습니다.
무리뉴의 역발상
하지만 레알은 전반 휘슬이 울리자마자 예상과 전혀 빗나간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수비를 거의 하프라인까지 끌어올리면서 상대를 압박했고, 선수들은 엄청난 활동량을 소화하면서 상대의 패스를 막아냈습니다. 경기의 점유율은 바르샤가 67%, 레알이 33%으로 예전경기들을 재연해내는 것 같았지만, 경기를 보면 레알이 더 우세한 경기를 했습니다. 바르샤의 패스는 수비진과 미드필더진 사이에서 이뤄진 것이 주를 이뤘습니다.
전반전부터 정말 위협적인 공세를 펼쳤고, 한차례의 수비실수를 제외하고는 위협적인 찬스를 허용하지도 않았습니다. 메시에게 공간을 주지 않았고, 사비를 집중공략하면서 그의 볼을 빼앗아 냈습니다. 레알이 상대를 중원에서부터 강력하게 밀어붙였고, 경기는 상당히 흥미롭게 진행되었습니다. 상대를 압박하여 공을 빼앗고, 또 다시 공을 빼앗겨 돌진하는 형태의 경기가 이어졌습니다.
엄청난 속도의 공방전이 펼쳐지다
제가 본 엘클라시코가운데 공수전환이 가장빠른 경기였습니다. 그 이유는 중앙에서 상당히 두 팀의 선수들이 밀집되어있었고, 그렇게 되면서 한번에 더 많은 선수들이 공격과 수비에 가담하는 빈도가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두 팀이 계속해서 공수를 반복했지만, 두 팀의 슛팅은 각각10개에 그칠정도로 공격진까지 진입을 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레알이 더 많은 활동량과 속도를 가지고 상대방을 공략했고, 전반전에 골을 넣은 것이 아쉬울 정도로 레알이 우세한 경기를 했습니다.
후반전의 변화, 바르샤의 골을 만들었다
후반들어 몇가지 변화가 시작됩니다. 일단 전반전에 엄청난 체력을 소모한 레알선수들의 체력문제가 있었고, 바르셀로나는 알베스와 알바를 상대방의 뒷공간으로 오버래핑시키면서 빈공간을 노립니다. 레알은 계속해서 높은 위치의 압박을 구사했지만 전반전보다 빈공간을 내어주는 것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영향의 연장선상에서 첫골이 터집니다. 바르셀로나의 공격시도장면에서 알바가 오버래핑을 시작합니다. 그를 막으려던 카예혼이 같이 들어가죠. 카예혼은 좋은 위치를 선점하며 볼을 컷팅해냈고, 모든 레알 수비진들은 다시 높은 위치로의 압박을 위해 바로 복귀를 하는 과정이 이어졌습니다. 수비수들이 약간의 동선이 겹치는 틈을타 메시가 그를 끊어냈고, 미처 중원으로 복귀하지 못한 파브레가스에게 볼이 떨어지면서 1:1상황이됩니다. 그리고 정확한 골이 이어졌죠. 카예혼이 컷팅을 하고 돌아가는 길이었지만 오프사이드라인을 만들지 못했습니다. 카예혼을 비난할 수 없는 장면입니다. 그는 그의 임무를 다했기 때문이죠.
그리고 등장한 엘클라시코의 히어로, 라파엘 바란
이후 다시한번 공방전이 계속됩니다. 놀라우리만치 대단한 체력의 레알 마드리드였고, 무너진 수비진을 카르발요, 바란, 에시앙, 아르벨로아가 잘 막아냈습니다. 전반부터 계속된 공방전이었습니다. 달라진 점이라면 조금 더 롱패스가 늘었다는 점이겠죠. 선수들의 체력을 생각하면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시종일관 볼을 주고받으며 이대로 끝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무렵, 이날 경기의 영웅이 등장합니다. 19살, 어리디 어린 수비수인 라파엘 바란이었죠. 후반 36분, 바란은 외질의 크로스를 높은 타점의 헤딩으로 골로 연결시킵니다. 거의 다 잡은 게임을 아쉽게 패할것 같았던 레알 마드리드팬들의 함성이 이어졌습니다.
이날 경기는 그의 엘클라시코데뷔전이었습니다. 그런 경기에서 정말 대단한 활약상을 보였죠. 비단 골뿐만아니라 수비에서도 정말 빛나는 활약이었습니다. 메시와 세스크 파브레가스의 단독찬스를 엄청난 태클로 막아내기도 했고, 골대가 비어있는 상황에서 사비의 슛을 몸으로 막아내기도 했습니다. 큰키에 주력이 느려보일것 같다라는 편견과는 달리 엄청난 빠르기로 바르샤의 빠른 공격진들을 막아냈습니다.
경기는 끝났지만, 앞으로의 엘클라시코를 기대하게 만들다
그렇게 경기는 끝났습니다. 그리고 오늘 경기는 많은 점을 시사해줍니다. 레알도 바르샤를 상대로 라인을 올려서 경기를 할 수 있다는 점과 앞으로의 엘클라시코의 경기양상은 지난 날들과는 다를 것이라는 예상을 하게 해줍니다. 메시의 활약은 지난 경기들과 달랐고, 바란과 카르발료라는 주전멤버가 아닌 선수들로도 상대의 파상공세를 1실점으로 막아낼 수 있다라는 자신감이 생겼을 것입니다.
분명히 오늘 경기는 1:1 승부였고, 레알 마드리드의 홈이었지만, 상대가 바르셀로나였고 그간의 기억들을 생각해본다면 홈팀의 손을 들어주고 싶습니다. 최고와 최고의 대결에서 뭔가 1인자와 2인자의 대결의 느낌으로 변화해간다는 느낌이 들었었는데, 이제는 다시한번 누캄프에서 상대를 무너뜨리는 레알 마드리드의 모습을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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