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랍을 제압한 기성용, 너무나 통쾌했다

Posted by Soccerplus
2013. 2. 10. 08:30 해외파 이야기/기성용


어젯밤 펼쳐졌던 스완지와 QPR의 코리안 더비는 기성용 선수만 출장한 채 끝이 났습니다. 윤석영선수는 아예 명단에서 제외되었고, 박지성 선수는 교체명단에 들었으나 출장하지 못했습니다. 설날을 앞둔 밤, 가족끼리 오래간만에 TV앞에앉아 세 선수들의 출장을 기다렸던 한국에는 그다지 기쁘지만은 않은 밤이었을 것이라 예상합니다. 

하지만 통쾌한 장면또한 있었습니다. 바로 전반 40분경 2:0으로 뒤지고 있던 경기에서 타랍이 스완지의 데 구즈만에게 상당히 짜증스러운 반응을 보였습니다. 다소 거친 태클을 했던 데 구즈만에게 바로 옆에 붙어서 불필요한 언행을 했죠. 양팀의 갈등을 불러일으킬만한 상황이었습니다. 많은 선수들이 부딪히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데 구즈만으로부터 타랍을 떼어놓은 선수는 바로 기성용이었습니다. 기성용 선수는 그의 평소의 성격답게 타랍을 밀어버리며 그를 제압했습니다. 순식간에 모든 선수가 모였고 심판이 중재를 했죠. 

저런 선수간의 사소한 다툼은 늘 있는 것이지만, 우리나라 선수가 저런 다툼에 휘말리는 경우도 거의 없고, 그런 경우가 생기더라도 조용히 자리를 털고 일어나 사과를 구하는 게 훨씬 더 많기 때문에 보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답답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기성용 선수는 시덥지않은 시비를 거는 타랍을 완벽하게 제압하고 그를 저 멀리로 밀어버렸습니다. 너무나 통쾌한 장면이었죠. 

이런 자그마한 장면으로 글을 쓰려고 한 것은 물론 아닙니다. 타랍을 제압하는 장면은 오늘 경기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라고 생각합니다. QPR은 오늘 경기에서 아델 타랍을 원톱으로 내세웠습니다. 로익 레미의 부상으로 인해 어쩔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마키와 타운젠드가 좌우윙을 보았습니다. 

경기는 사실상 전반전에 끝났습니다. 일찌감치 골을 뽑으면서 QPR은 최소한 무승부라도 가자는 계획에 차질을 빚었고, 이를 이용해 스완지선수들은 당황하는 QPR을 완전히 제압했습니다. 점유율은 67:33이었고 슛팅숫자는 8:0이었습니다. QPR은 단 한개의 슛팅도 허용하지 못했습니다. 

QPR에는 슛팅에 주저함이 없는 선수가 한명있습니다. 바로 아델 타랍이지요. 평소보다 더 공격적인 위치에 서있었던 타랍이 슛팅하나, 아니 제대로된 드리블한번 받아보지 못했다는 것은 문제가 있는 일입니다. 그리고 그 위치에 기성용이 있었습니다. 기성용 선수는 체력이 많이 떨어진 상태이고 경기에서도 예전과 같이 많은 압박을 보여주지는 않았지만 공간을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타랍은 애쉴리 윌리엄스와 치코 플로레스에게 공간을 얻는데 실패하며 자꾸 뒤로 왔습니다. 뒤로 왔음에도 그에게 공격찬스가 없었던 것은 기성용 선수의 볼차단이 빛났기 때문이죠. 

공격포인트에 관련이 있는 것도 아니고, 경기중 빛나는 드리블을 보여준 것도 아니지만 기성용 선수의 보이지 않는 위치선정은 전반전 스완지의 압승에 큰 공헌을 했습니다. 2:0으로 편안한 승리를 거뒀고, 후반전에도 이러한 기세는 이어갔죠. 

후반전, 타랍의 기세가 살아났습니다. 몇차례 드리블도 보여주었고 첫 골에도 관여를 했습니다. 그 이유는 레드냅감독이 타랍의 중앙카드를 실패로 생각하고 포지션을 바꿔주었기 때문입니다. 자모라가 들어가면서 중앙 공격수역할을 했고, 타랍은 우측으로 이동을 했습니다. 그제서야 그의 플레이가 살아나기 시작했습니다. 후반 시작하자마자 골을 넣으면서 반격을 하나 싶었지만, QPR의 문제는 단지 타랍에게만 있지 않았습니다. 미드필더에서 공간을 노출했고, 이를 파블로와 미추가 완벽히 뚫어냈습니다. 4:1 스완지의 완승이었죠. 

오늘 경기를 요약해주는 상징적인 장면은 단연 기성용 선수가 타랍을 제압하는 장면이라고 생각합니다. QPR의 공격은 기성용에게 밀렸던 타랍처럼 답답했고, 자모라의 컨디션을 확인하는데에 의미를 두는데 그쳤습니다. 

일주일에 세경기를 뛰면서 기성용 선수의 체력이 말이 아닐텐데, 오늘 경기도 잘 치뤄주었습니다. 74회의 패스로 다시한번 팀내 최다 패스를 기록하였고 롱패스도 7개나 뿌렸습니다. 이제 1주간 휴식이 있습니다. 많이 떨어진 폼을 다시한번 추스릴 기회입니다. 2주뒤면 팀의 역사상 가장 중요한 경기인 리그컵 결승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 경기에서도 기성용 선수의 맹활약을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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