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냅의 모순된 리더쉽, 선수들이 무슨죄

Posted by Soccerplus
2013. 2. 12. 11:00 축구이야기

스완지전의 완패

스완지시티와 QPR의 지난 주중경기는 많은 점을 시사해주었던 경기였습니다. 스완지가 QPR을 4:1로 가볍게 이겼고, 경기는 싱겁게 끝이났습니다. QPR은 앞으로 남은 12경기에서 절반정도는 이겨야 강등권탈출을 장담할 수 있는데, 그 가능성은 매우 멀다는 것을 확인한 경기였습니다. 상위권팀을 상대로 무승부를 노리는 전략은 어느정도 수긍이 가능하지만, 중위권팀을 상대로 이렇게 형편없는 모습을 보인 점은 앞으로의 일정에도 큰 걱정이 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토요일밤 경기에서 레드냅감독은 매우 기분이 나빠보였습니다. 얼굴이 새빨게지면서 본인이 어느정도 화가났는지를 만천하에 드러냈습니다. 전반전을 2:0으로 뒤진 뒤, 후반전에 자모라와 그라네로를 투입하면서 반전을 노렸지만 1골을 넣고 2골을 더 실점하면서 경기를 4:1로 마쳤습니다. 그리고 매우 납득하기 어려운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나를 깜짝놀라게 만들었던 장면

이 경기에서 후반 중후반, 타랍이 빠진 상황에서 QPR이 프리킥 찬스를 얻었습니다. 바로 슛을 노릴만한 거리였고, 타랍이 없기에 당연히 이 자리는 그라네로에게 기회가 돌아갈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 프리킥찬스에 아무도 근접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이 기회는 스테판 음비아에게 돌아갔고, 그라네로는 멀리서 그 찬스를 지켜봐야했습니다. 날카로움을 전혀찾아볼 수 없었던 이 볼은 벽에 맞고 나오면서 무의미하게 끝나버렸습니다. 

음비아의 활약상이 높지만 그가 볼을 다루는 테크닉이 뛰어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강력한 피지컬이 주무기인 선수이고 그가 QPR에서 프리킥을 담당하는 것을 본적이 없습니다. 아델 타랍이 있었기 때문이죠. 타랍이 피치에서 벗어나자 선수들에게 누가 차야할지에 대한 혼란이 생깁니다. 마크 휴즈가 감독이었다면 당연히 그라네로가 찼어야 했을 찬스였습니다. 그라네로는 레알 마드리드시절에도 코너킥을 담당했을 정도로 정교한 킥능력을 자랑하는 선수입니다(프리킥 찬스는 호날두가 있었습니다). QPR에서도 좋은 킥능력으로 위협적인 찬스를 만들었었고 중거리슛으로 골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이정도 능력이 되는 선수라면 최소한 프리킥이 이뤄지는 자리 앞으로가서 상의를 해야합니다. 하지만 볼 앞에는 음비아, 단 한선수밖에 없었습니다. 

어이없는 프리킥장면, 라커룸이 뻔히 보여

음비아는 레드냅이 감독을 맡은 이후 중앙미드필더자리에서 붙박이 선발을 차지한 선수입니다. 공격에서는 타랍, 그리고 미드필더에서는 음비아가 전술의 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수비형미드필더로 홀딩의 역할을 맡았던 과거와는 달리 그는 주저없이 볼을 드리블하고 나옵니다. 공격빈도가 많이 높아졌죠. 레드냅이 그에게 많은 자율권을 위임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큰 의미는 없습니다. 공격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다. 

어이없었던 프리킥장면 하나로 QPR의 라커룸상황을 상상해볼 수 있습니다. 레드냅의 전술은 그가 신뢰하는 소수의 선수들을 중심으로 움직이고, 자연히 팀내에서의 힘도 그들에게 기우는 듯 합니다. 이는 레드냅이 감독을 맡은 뒤 언론으로의 발언빈도가 높아진 클린트 힐, 숀 데리, 제이미 마키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고액 주급자들을 비난 하며 구세력을 중용했던 레드냅

레드냅감독이 감독을 맡은 뒤 가져온 가장 큰 변화는 바로 QPR의 승격을 이끌었던 기존 선수들의 중용입니다. 이 결과 박지성과 그라네로, 보싱와가 팀에서 후보로 밀려났고 숀 데리, 제이미 마키, 아델 타랍, 클린트 힐등이 주전으로 떠올랐습니다. 일부 고액주급자들이 자신의 몸값을 해주지 못하고 있다는 비난과 함께 말입니다. QPR에 어떤 동기부여가 필요했고, 그 피해자는 이적을 한 신입생들에게 돌아갔습니다. 

하지만 지난 겨울 또다시 고액 주급자들을 양성하다

하지만 지난 겨울이적시장 QPR은 이율배반적인 영입을 했습니다. 팀내 이적료 클럽레코드를 경신한 영입이 있었으며, 레미와 삼바의 주급은 빅클럽의 주전선수 그 이상이었습니다. 고액주급자들을 비난하면서 또 다른 고액주급자들을 데려온 셈입니다. 그리고 이 고액주급자들은 다른 선수들을 후보로 내렸습니다. 물론 이적해온 선수들의 기량은 의심할 수없이 좋은 것이기에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주급에 걸맞지 않은 활약이라는 이유로 주전에서 배제시켰던 기존 선수들에게는 상당한 의구심을 들게합니다. 본인들의 주급에 두배가까운 돈을 주고 선수들을 영입했고, 팀의 경기는 여전히 나아질 기미를 보여주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고액주급자를 비난하면서 또 다른 고액주급자를 데려오는 팀의 상황은 상당히 모순적입니다. 

자리를 잃은 구세력, 다음 살생부는 누가될까

팀의 면면을 살펴봐도 보싱와와 그라네로, 그리고 박지성선수의 기량과 경험을 이길 선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이들을 물리치고 선발자리를 차지한 선수들의 면면을 봐도 충분히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좋은 선수들을 주전에 발탁하지 않고 레드냅은 이번 겨울이적시장에서 타운젠드와 제나스, 그리고 윤석영을 영입했습니다. 기존 선수들에게 제대로된 기회도 주지 않고, 팀내 적응도 되지 않은 새로운 얼굴들을 쓰겠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모르긴몰라도 이들을 물리치고 주전자리를 얻은 선수들은 알고 있을 것입니다. 자신도 이들처럼 될 수 있다는 것을 말이죠. 

아델 타랍은 다른 선수를 믿지못해 패스를 하지 않고, 음비아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적해오자마자 주전자리를 얻은 제나스와 타운젠드이고, 기존 선수들을 믿겠다던 레드냅의 공언은 다시한번 없던일이 되고 있습니다. 이제 주전자리에서 QPR의 승격을 이끌었던 주역들은 거의 찾아볼 수 없습니다. 마키는 자모라의 부상회복으로 인해 주전자리에서 물러날 것이 확실하고, 션 데리도 디아키테의 복귀로 자리를 잃을 것입니다. 

팀의 분위기는 당연히 좋을리 없습니다. 신구갈등은 이미 수면위로 드러난 상황이고, 이제는 팀에서 힘을 가진 선수들의 개인플레이가 시작되었습니다. 어쩌다 한두경기를 이길수는 있겠지만, 레드냅의 그릇된 리더쉽은 더 좋은 기회들을 묵살시켜버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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