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렸다하면 속수무책, '손흥민 존'의 위력

Posted by Soccerplus
2013. 2. 12. 08:00 해외파 이야기/손흥민

어린 나를 설레게 했던 '델피에로 존'

어려서부터 축구를 참 좋아했던 저는 친구들과 참 축구게임을 많이했던 것 같습니다. 그중에 역시나 가장 많이 했던 게임은 '위닝일레븐'시리즈였죠. 플레이스테이션을 사서 일본어로 된 선수들 이름을 게임가게에 가서 메모리카드로 영문화시켜서 몰래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리고 언젠가부터 위닝일레븐게임에 델 피에로존이 있었습니다. 패널티박스좌측에서 반대편 골대로 휘어져 들어가는 델 피에로의 특징을 게임에서도 구현한 것입니다. 뭐 그닥 게임에서 쓸만하지는 않았지만, 한 선수의 이름을 딴 존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신기했고, 그 이후 친구들과 유니폼을 맞출때면 늘 델 피에로를 등에 달고는 했습니다. 

한 선수가 어떤 자리에서 백발백중의 슛감각을 자랑하는 경우가 유독많습니다. 가까이서 찾아보자면 맨유의 애쉴리 영도 패널티박스 바깥에서 반대편 골대를 겨냥하는 슛을 많이 노리고, 델 피에로존과 비슷한 앙리존, 25미터 부근의 프리킥에서는 베컴존등이 있습니다. 선수들이 저마다 선호하는 자리가 있고, 무수한 연습을 통해 자신만의 무기를 만들어 낸 것이죠. 

그리고 '손흥민 존'

그리고 최근 손흥민 선수에게도 '손흥민존'이라는 무기가 생겼습니다. 손흥민 선수는 이번시즌 넣은 9골중에서 5골을 손흥민존에서 성공시켰습니다. 측면에서 중앙으로 접고 들어오면서 따라오는 수비의 마크를 따돌린뒤 반대편 그물을 노리는 것입니다. 베컴이나 델피에로처럼 큰 포물선이 아닌 거의 직선의 형태로 약간의 커브만 그리며 빨려들어가는 그의 슛은 알고도 막을수가 없습니다. 

좌우를 가리지 않는 손흥민 존의 위력

거기에 손흥민 선수는 거의 완벽한 양발구사능력을 자랑합니다. 프리킥에서는 오른발을 주로쓰는 손흥민 선수지만 필드에서는 좌측에서 중앙으로 몰고들어오면서 왼발슛으로 이번 시즌 4골이나 넣었습니다. 지난 설날, 가족들이 모두 모인 안방을 들썩이게 했던 도르트문트전의 환상골이 바로 손흥민존에서 나온 것입니다. 지난 9월, 손흥민 선수는 정말 똑같은 방법으로 도르트문트전에서 골을 기록했습니다. 거기에 아우구스부르크전에서도 이와비슷한 골을 넣었습니다. 지난 브레멘전에서는 정확하게 반대편에서 골을 넣었죠. 지난 시즌에는 하노버 96전에서 오른발로 골을 넣으며 팀을 강등위기에서 구해냈습니다. 

그의 슛은 간결합니다. 그리고 앞서 언급했듯, 커브를 크게 그리는 것이 아니라 매우 강력하게 날아가기때문에 골키퍼가 손을 쓸 수도 없습니다. 도르트문트의 골키퍼 바이덴펠러는 이 슛에 두차례나 아무반응을 하지 못하고 당했고, 아우구스부르크의 골키퍼 옌취도,  브레멘의 골키퍼 미엘리츠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허탈하게 흔들리는 그물만바라보며 꽂힌 공을 주우러가는 골키퍼의 뒷모습을 여러번 보았습니다. 

엄청난 연습의 성과

'손흥민존'은 우연이 아닙니다. 손흥민 선수는 비시즌마다 하루에 1000개씩의 슛을 연습했습니다. 그리고 어제 나온 손흥민 선수의 아버지의 인터뷰에 따르면 패널티박스의 좌측과 패널티박스의 우측에서 하루에 각각 250개의 슛을 연습했다고 합니다. 일주일이면 1750개, 한달이면 7500개의 슛을 같은 자리에서 연습한다는 것입니다. 실로 대단한 노력의 성과입니다. 

그리고 이 노력은 경기에서 엄청난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지난 도르트문트전에서의 9호골만 보더라도 손흥민 선수는 볼을 잡고 자신있게 돌파를 한 뒤, 더 좋은 위치의 동료가 있음에도 자신이 좋아하는 위치로 드리블을 해갔습니다. 수비수를 한명제쳤고, 골대를 보지도 않고 바로 감각적으로 슛팅을 날립니다. 엄청난 연습의 성과입니다. 골대를 보지도 않고 슛을 때리니 골키퍼는 속수무책으로 당할수밖에 없습니다. 공이 낮은 궤적으로 날아가니 다이빙을 하고말고의 여유도 없습니다. 

생애 첫 이주의 선수에 선정되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손흥민 선수는 지난 분데스리가 21라운드에서 쟁쟁한 선수들을 제치며 키커지선정 '이주의 선수'에 선정되었습니다. 베스트11에 선정이 된적은 있어도, 최고의 선수에 선정된적은 처음입니다. 같은 라운드에서 바이에른 뮌헨이 샬케04를 4:0으로 누르고 모든 선수들이 최고의 활약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손흥민 선수가 선정되었습니다. 도르트문트를 파헤치며 개인의 능력으로 만든 골을 높게 쳐준것이 틀림없습니다. 평점은 1점(낮을수록높음)을 기록했습니다. 실로 대단합니다. 

손흥민 선수의 성장세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궁금합니다. 전반기막판 골을 기록하지 못하며 슬럼프가 장기화되지 않을까라는 걱정을 했습니다만, 손흥민 선수는 휴식기동안 다시한번 연습에 매진하며 대단한 골을 만들어냈습니다. 앞으로 남은 경기는 13경기, 손흥민 선수의 현실적인 목표는 15골이 될 것입니다. 92년생이 분데스리가에서 15골을 넣는다. 이는 전세계의 모든 클럽들이 관심을 가질수 밖에 없는 기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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