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vs맨유, 한치의 양보도 없었던 거인들의 대결
'꿈의 대결'
어제 열렸던 셀틱과 유벤투스의 대결은 두 팀의 클래스차이가 분명히 느껴졌던 경기였습니다. 셀틱이 엄청난 압박과 활동량으로 골을 노렸습니다만 공격은 무뎠고, 상대는 몇차례의 역습으로도 셀틱의 수비를 쉽게 벗겨냈습니다. 왜 시작부터 어제 경기를 하느냐 물으신다면, 어제와 오늘은 반대의 양상으로 경기가 진행되었기 때문입니다. 레알마드리드와 맨체스터유나이티드, 잉글랜드와 스페인, 그를 넘어 유럽대륙, 그를 넘어 전세계에서 가장 강한 클럽인 두 팀의 대결은 어느 한팀의 손을 들어주기가 어려운 대결이었습니다. 경기의 결과도 1:1, 2차전을 홈에서 치룰 맨유에게 유리하다고 말하기에는 조금 부족한 결과였습니다.
레알의 우세가 예상되었던 경기
경기에 앞서 많은 도박사들은 레알 마드리드의 승리를 예상했습니다. 레알 마드리드의 전력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 전혀 밀리지 않을 뿐더러, 8만명이 넘는 홈팬들의 일방적인 응원도 있기 때문이죠. 이번 시즌 홈에서 엄청나게 강한 모습을 보여주었던 모습도 이를 뒷받침했습니다. 맨유의 승리를 예상하기 조금 힘들었던 이유중하나는 그들의 중원이 레알을 압도하기에는 거리가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루니와 반 페르시의 공격력은 세계최고를 자랑하지만, 그를 받쳐줄 미드필더진이 마땅치 않았습니다.
호날두, 벤제마, 외질, 디 마리아등 가장 날카로운 공격수들을 모두 출장시켰고, 케디라와 알론소의 중원이 뒤를 받쳤습니다. 맨유는 상당히 충격적인 라인업을 들고 나왔습니다. 루니가 우측윙으로 웰백이 좌측윙으로, 그리고 카가와와 반 페르시가 투톱으로 포메이션을 구성했습니다. 중원은 필 존스와 캐릭이 담당했습니다. 처음보았을 때는 상당히 갸우뚱했던 라인업이었죠.
레알 마드리드의 압도, 하지만 웰백의 골
그리고 전반전은 레알 마드리드가 압도했습니다. 레알 마드리드는 상대의 중원을 완전히 눌렀습니다. 애초에 두 명의 미드필더밖에 없었고, 그 중 한명인 필 존스를 호날두를 묶는데 투입한 맨유는 중원에서 숫적으로 밀렸습니다. 레알은 케디라와 알론소가 중원을 장악하고, 이를 통해 디 마리아와 호날두, 그리고 외질의 공격이 빛을 발했습니다. 전반 5분만에 코엔트랑의 슛이 골대를 맞고 나왔고, 여러차례의 슛을 쏟아냈습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골은 레알이 아닌 맨유에서 나왔습니다. 맨유는 전반전 20분, 코너킥찬스에서 웰백이 헤딩골을 꽂았습니다. 호날두, 바란, 라모스등 세트피스에서의 우세는 레알에 있다고 보았는데 맨유는 한차례의 찬스를 그대로 골로 연결했습니다.
실점이후 더 맹렬한 공격, 결국 동점을 만들다
그리고 전반전 20분부터, 주도권은 골을 빼앗긴 레알마드리드로 넘어오게 됩니다. 맨유의 수비진이 상대의 움직임을 제대로 막아내지도 못했고, 그렇다고 전방에서부터 압박이 제대로 된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실점을 허용한지 채 10분도 되지않아 호날두는 친정팀의 골대에 비수를 꽂습니다. 디 마리아의 크로스를 엄청난 타점의 헤딩골을 기록한 것이죠. 호날두는 친정팀을 상대로 세레모니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공격은 계속해서 이어졌습니다. 전반 20분이후, 레알의 일방적인 공격이 계속되었지만 아무도 골을 넣지는 못했습니다. 데 헤아의 선방쇼가 이어졌고, 디 마리아와 호날두, 외질의 슛이 모두 막혔습니다.
후반전 맨유의 전술적 변화
전반전이 끝나고 후반전이 되자 퍼거슨감독은 약간의 변화를 주게됩니다. 중앙에 위치했던 카가와를 좌측에 넣었고, 반 페르시와 웰백을 중앙에 전진배치했죠. 그리고 미드필더와 수비진의 무리한 공격가담을 자제했습니다. 하프타임에 어떤 말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필 존스의 수비가 매우 좋아졌습니다. 호날두를 전담마크하면서 호날두의 슛팅을 사전에 저지하면서 호날두의 위협으로 부터 벗어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빛났던 데 헤아의 선방쇼
하지만 레알의 공격은 계속되었고, 디 마리아의 중거리슛, 코엔트랑의 위협적인 슛, 케디라와 외질의 슛등 많은 슛들은 데 헤아의 선방에 막혔습니다. 오늘 경기에서 맨유의 데 헤아의 수비는 단연 빛나는 것이었습니다. 그가 아니었더라면 승부는 레알쪽으로 기울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리고 맨유도 후반 막판 반 페르시의 두차례의 기회가 있었습니다만 수포로 돌아갔습니다. 디에고 로페즈와 1:1로 맞서는 장면까지 있었습니다만 반 페르시가 이를 놓치고 말았죠.
맨유의 잠그기, 선뜻 나서지 못했던 레알
후반전 어느정도의 시간이 지난 이후, 맨유는 수비에 치중하게 됩니다. 공격에서 겉돌던 카가와를 뺐고, 후반전 막판에는 루니를 빼고, 안데르손을 집어넣으면서 무승부에 만족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일단은 원정에서 골을 허용하지 않고 1:1로 무승부를 가져가도 괜찮다는 생각이었죠.
이런 맨유였지만 레알도 강력하게 공격을 밀고나올 수는 없었습니다. 혹시라도 상대에게 역습으로 실점을 허용하게 된다면 2차전에서 매우 어려운 경기를 펼쳐야하기 때문입니다. 맨유가 먼저 경기템포를 죽이며 무승부에 만족하는 경기를 펼쳤고, 이에 레알도 쉽사리 덤빌 수 없었습니다. 경기는 그렇게 끝났고, 승자도 패자도 없었습니다.
2차전을 기대하며
이날 무승부로 인해 맨유가 상당히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일단 두번째 경기가 맨유의 홈이고 원정골을 넣었다는 점을 뒤에 생각하더라도 엘 클라시코 이후 이틀만에 맨유와의 경기는 상당히 체력적으로 부담이 됩니다. 이를 잘 이용한 퍼거슨의 후반 잠그기 전략도 칭찬해줄만 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맨유가 완전히 우위를 점했다고 생각하기는 어렵습니다. 한골차로 갈라질 승부이기에, 2차전은 더 흥미로워질 것입니다. 2차전을 위해 서로의 눈치를 봐야했던 맨유와 레알, 승부는 지금부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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