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메랑이 되어 돌아온 라우드럽의 충격적 선택

Posted by Soccerplus
2013. 2. 18. 08:37 축구이야기

시즌내내 강행군을 했던 스완지

큰 경기를 앞두고 선수들의 체력을 최대한으로 채워놓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그리고 시즌 내내 리그컵과 FA컵, 그리고 FA컵 재경기로 체력을 소진한 스완지에게는 더욱 더 필요한 것이 휴식이죠. 규모가 작은 스완지의 선수단이 지금까지 이정도의 모습을 보여준 것은 어찌보면 대단한 일입니다. 리그 8위의 성적, 그리고 강팀들을 모두 물리치고 온 리그컵, 거기에 아스날과 재경기를 치뤘던 FA컵까지, 스완지의 올시즌은 혹사에 가까웠습니다. 

많은 주전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져있었습니다. 기성용선수의 예만 들더라도 잘 알 수 있습니다. 기성용선수는 지난주, 세경기를 풀타임으로 뛰었습니다. 웨스트햄전, 국가대표팀 크로아티아전, 그리고 QPR전을 말이죠. 그전주까지는 매주마다 리그경기를 치뤘고, 1월만 하더라도 주중경기가 거의 매주 잡혀있었습니다. 선수들은 엄청난 체력의 부담을 느꼈습니다. 지난 QPR전을 제외하고 최근 5경기에서 승리를 챙기지 못했습니다. 

리버풀과의 일전, 놀라웠던 스완지의 선발명단

그리고 어제, 스완지는 리버풀과의 일전을 치뤘습니다. 리버풀 원정이었습니다만, 스완지가 굳이 밀릴 전력이라고는 평가받지 않았습니다. 이번 시즌 리버풀과의 경기에서 1승 1무의 성적을 거뒀고, 이번 경기가 치뤄지기 전, 스완지는 7위 리버풀은 9위의 성적이었습니다. 비록 승점 1점의 매우 미세한 차이였지만 말입니다. 이번 경기는 상당히 중요하게 느껴졌던 것이, 다음 주에 있을 리그컵에 대비해 좋은 분위기를 이어나가야 할 이유도 있었습니다. 

경기 한시간전, 스완지의 라인업이 발표되었습니다. 매우 놀라운 라인업이었죠. 주전선수라고 할 수 있는 선수들가운데에서 무려 6명의 선수가 빠졌습니다. 앙헬 랑헬, 애쉴리 윌리엄스, 미구엘 미추, 치코 플로레스, 기성용, 웨인 라우틀리지가 선발명단에서 제외되었습니다. 치코와 기성용은 경미한 부상이었지만 제외되었고, 준주전급이라고 할 수 있는 다이어도 선발명단에서 빠졌습니다. 바틀리, 티엔달리, 몽크, 아구스틴, 라마, 셰흐터등 그동안 중용받지 않았던 선수들이 선발로 출장했습니다. 

리그컵결승을 위한 주전들의 체력안배

이유는 분명했습니다. 다음주에 있을 리그컵을 위한 주전선수들의 체력안배였습니다. 아무리 상대가 순위경쟁을 하고 있는 리버풀이라고 하더라도, 유로파리그 진출권이 주어지고 팀의 100년역사에 처음으로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릴 수 있는 기회입니다. 라우드럽에게도 감독으로써 큰 업적을 세울 수 있는 기회죠. 리그한경기를 완전히 포기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선수들을 가지고 무승부에 만족하는 전략을 들고 나왔습니다. 패하더라도 어쩔 수 없고, 무승부면 매우 잘된 결과라고 할 수 있죠. 

선수들은 이길 생각이 없었다

리버풀을 정상적인 전력으로 이기기 힘들었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습니다. 경기는 리버풀의 홈구장인 안필드였고, 주전 수비수인 치코 플로레스와 중앙 미드필더 기성용이 제 컨디션으로 출장하기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너무나 쉽게 경기를 포기한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선발로 나온 선수들은 올시즌 간간히 모습을 드러냈을 뿐이었고, 이들도 본인이 리버풀을 상대로 이기기 위해 나온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5:0 대패, 예상치 못한 부메랑으로 다가오다

결과는 5:0대패였습니다. 스완지는 11년만에 5점차이상의 패배를 거뒀습니다. 리버풀전을 내심 기대했던 팬들은 고개를 떨구었고, 수천명의 원정팬들은 수백킬로미터를 달려온 보람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전반 33분 첫 패널티킥을 내어줄때까지 스완지는 잘 버텼지만, 한골을 내어주고 나서 '졌다'라는 생각이 선수들의 머릿속을 지배했습니다. 리버풀의 슛팅숫자는 35개, 스완지의 슛팅은 3개였고 중앙에서 기성용이 빠지자 롱패스에 의존했습니다. 지난 QPR전에서 624개의 패스중 64개의 롱패스를 시도했습니다만, 이번 리버풀전에서는 그보다 130개나적은 490개의 패스중 68개의 롱패스를 시도했습니다. 미드필더를 완전히 장악당했죠. 

그리고 이 5:0 대패는 당연히 다음주의 경기에도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주전선수들의 체력을 보전하는데에는 성공했지만 선수들의 사기와 팬들의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닐 것입니다. 라우드럽도 주전선수들을 대거 제외하는 용기있는 결단을 내렸습니다만, 결과가 이렇게까지 될 줄은 몰랐을 것입니다. 경기후 자신의 실책을 후회하며, 많은 것을 배웠다는 인터뷰를 했습니다. 

다음주의 경기까지는 1주일이 남았습니다. 그리고 주중에 스완지는 두바이로 휴식을 취하고 왔죠. A매치데이에 출장하지 않은 선수들도 꽤나 많습니다. 대부분의 선수들은 1주일에 한번씩 정상적인 경기를 치루며 컨디션을 유지해 왔는데, 1주일이나 남은 지금부터 이렇게 준비를 해야 하는지도 의문입니다. 물론 경기를 잘 치뤘다면(최소한 1~2점차 패배를 했다면) 이러한 의문은 조금 사그러들겠지만, 경기를 쉽게 포기해버린 듯한 스완지의 경기력은 이런 의문을 사게 하기 충분합니다. 

용단인지 무리수인지, 리그컵 결승 결과가 말해줄 것

이 결정이 용단인지 무리수인지는 다음주의 리그컵결승전의 결과가 말해줄 것입니다. 리그컵에서 우승한다면 오늘의 패배도 모두 다 이해가 될 것이고, 팬들은 우승의 분위기에 사로잡힐 것입니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했는데 우승컵을 들어올리지 못한다면, 라우드럽은 비난을 면치 못할 것입니다. 라우드럽에게도 크나큰 교훈이 되었을만한 선택이고, 이 교훈을 앞으로도 잘 되새겨 꼭 우승트로피를 가져오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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