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날vs뮌헨, 처참히 드러난 수비력의 차이

Posted by Soccerplus
2013. 2. 20. 08:16 축구이야기

기대를 모았던 경기

챔스 토너먼트의 일정이 발표되고 가장 주목을 받았던 매치업은 당연 맨유와 레알 마드리드의 라이벌전이었습니다만, 그와 만만치않게 주목되었던 경기가 바로 오늘 새벽에 열렸던 뮌헨과 아스날의 경기였습니다. 리그에서 최강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는 뮌헨이고 객관적인 전력에서도 앞서는 느낌이 없지않아 있지만, 챔스리그에서 잔뼈가 굵은 아스날이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습니다. 2년전, 바르셀로나를 침몰시킨 아스날이었기에 이번 경기역시도 무언가 보여주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뭔지모를 기대감이었죠. 

두 팀의 차이 '수비력'

그리고 에미레이츠에서 열렸던 아스날과 뮌헨의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은 뮌헨의 3:1 승리로 끝났습니다. 한골을 내어준 것이 아쉬울 정도로, 뮌헨은 좋은 경기를 펼쳤습니다. 전반전에 보여준 실력차가 그대로 스코어로 드러났고, 후반전 시작부터 초중반까지 아스날이 선전했습니다만 경기를 뒤집는데에는 어려웠고, 오히려 뮌헨의 빠른 역습에 의해 만회골을 넣고 실점을 하면서 궁지에 몰리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경기, 두 팀의 경기에서 느꼈던 가장 큰 차이는 바로 수비였습니다. 

유럽 최고의 수비력을 자랑하는 뮌헨

뮌헨은 이번시즌 엄청난 수비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홈과 원정을 가리지 않는 수비수들의 활약은 리그를 독주하고 있는 뮌헨의 상승세에 큰 원동력입니다. 뮌헨의 수비는 비단 독일뿐 아니라, 유럽최고수준이라고 해도 무방합니다. 올시즌 리그 원정 11경기에서 단 1실점을 했고, 유럽 탑리그 가운데 가장 적은 슛팅을 허용했습니다. 챔스리그에서도 이 기록은 이어지는데 챔스리그 조별예선에 임한 32개의 팀가운데 가장 적은 유효슛팅허용기록을 갖고 있습니다. 유효슛팅을 6경기에서 단 17개밖에 허용하지 않았으니, 그 짠물수비의 위력은 대단합니다. 

불안했던 아스날의 왼쪽수비

아스날의 수비는 이에 비해 그다지 좋지 못합니다. 아스날은 올시즌 홈에서 33골을 넣고 18점을 실점했습니다. 득점력은 리그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지만, 실점은 리그 중위권에도 못미치는 14위입니다. 왼쪽 풀백 키어런 깁스가 부상으로 나오지 못하게 되면서 안드레 산투스에게 이자리를 맡겼지만 어이없는 경기력을 보여주며 브라질로 임대되었습니다. 오늘 경기역시 관건은 왼쪽풀백이었는데, 챔스리그에 나오지 못하는 몬레알대신 주장 베르마엘렌이 왼쪽에 나왔습니다. 코시엘니, 메르테사커, 그리고 좌우에 베르마엘렌과 사냐가 선발로 나왔습니다. 

월콧 원톱 카드, 뮌헨의 수비에 묻혔다

아스날은 반 부이텐과 단테라는 장신 수비수들을 파헤치고자 월콧을 원톱으로 내세웠습니다. 정석적인 원톱의 역할을 기대하기보다는 수비의 뒷공간을 빠른 발로 헤집고 다니면서 기회를 만드는 역할을 부여받았습니다. 포돌스키와 카솔라, 그리고 윌셔가 뒤를 받쳤죠. 하지만 월콧의 빠른 발은 전반 초반 한두번 반짝였을뿐 거의 보이지 않았습니다. 단테와 반 부이텐의 수비가 돋보였고, 알라바와 람의 커버가 환상적이었습니다. 전반전 아스날은 단 2개의 슛을 시도하는데 그쳤고, 이역시도 골대로 향하는 유효슛팅은 아니었습니다. 

집요하게 공략한 아스날의 왼쪽

그리고 뮌헨은 아스날의 왼쪽수비를 공략했습니다. 베르마엘렌이 리그 최정상급 수비수이고 멀티능력과 왼발킥능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왼쪽 풀백 전문 선수는 아닙니다. 더군다나 올시즌 29경기중 23경기를 중앙에서 뛴 그이기에 선수들과의 호흡에도 문제가 많았습니다. 그리고 뮌헨은 공격의 51%를 이곳에 집중시키며 상대를 공략했습니다. 

첫번째, 두번째 골모두 아스날 수비가 아쉬워

첫골 역시도 이곳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아스날의 왼쪽(뮌헨의 오른쪽)을 잘 파고들었고, 중앙으로 올린 크로스가 토니 크로스에게 연결되었습니다. 정확한 중거리슛으로 첫골을 기록했죠. 아스날은 이 장면에서도 크나큰 수비조직력의 미숙함을 드러냈습니다. 패널티박스에 6명의 선수가 있었음에도 뒤에서 따라들어오시는 크로스를 놓쳐버린 것입니다. 영국의 해설자들은 램지가 생각없이 패널티박스까지 뛰어들었던 장면을 지적하더군요. 

두번째 골은 바이에른 뮌헨의 세트플레이 능력이 빛을 발한 장면이지만 이 장면에서도 아스날 수비의 아쉬움이 계속되었습니다. 가장 제공권이 좋은 반 부이텐을 전담마크하던 메르테사커는 순간적으로 움직이는 선수를 완전히 놓쳤습니다. 반 부이텐이 헤딩을 하는데 같이 떠주지도 못하고 바라만 보고 있었죠. 슈체즈니가 잘 막았습니다만 이번엔 뮐러를 수비하던 아르테타가 그를 놓쳐버립니다. 자신의 맨마킹선수를 두선수나 놓쳐버리는 바람에 두번째 골을 실점했습니다. 

21분만에 터진골은 아스날에게 크나큰 실망감을 주었고, 전반내내 이해안가는 장면을 연출합니다. 횡패스만이 이어졌고, 좌측면의 포돌스키는 람에게 완전히 막혀버렸습니다. 전반막판 집중력이 떨어진 아스날은 만주키치에게 완벽한 헤딩찬스도 허용했습니다. 람의 크로스를 막아서는 수비의 투지도 없었고, 자유로운 공간에서 점프를 하는 만주키치를 따라가는 선수도 없었습니다. 

후반전 초반 '벵거로이드'의 위력

전반과 후반사이, 라커룸에서는 많은 이야기가 오고 갔을 것입니다. 아마도 벵거감독은 참을 수 없는 분노를 터뜨렸겠죠. 벙쪄있는 선수들의 정신을 되찾아옵니다. '벵거로이드'가 빛을 발했죠. 그리고 후반 시작하자마자 선수들은 집중력을 되찾고 잃어버린 스코어를 되찾고자 노력합니다. 카솔라와 윌셔, 그리고 아르테타가 살아났고 전방에서부터 압박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후반전 10분이 되면서 포돌스키의 헤딩골이 들어가면서 아스날에게 희망이 생깁니다. 

하지만 다시 한번 열린 아스날의 왼쪽

최근 5경기에서 단 1골도 실점하지 않았던 뮌헨은 이 골을 계기로 다시한번 각성하게 됩니다. 거세게 밀어붙이는 아스날을 상대로 수비지향적인 포지셔닝을 유지합니다. 람과 알라바의 오버래핑이 줄어들었지만, 리베리와 로벤을 이용한 빠른 역습으로 상대의 허를 찌르죠. 아스날은 유리한 점유율을 이어갔지만 수비조직을 완전히 갖춘 뮌헨의 수비를 따돌리지 못했습니다. 아스날은 로시츠키와 지루를 투입하면서 월콧의 자리를 옮겼습니다. 그리고 로시츠키와 지루, 그리고 월콧은 동점골 기회를 만들었지만 지루의 슛이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면서 아쉬움을 샀습니다. 그리고 이 찬스가 마지막 결정적 찬스가 되었습니다. 

뮌헨은 상대를 잘 막아내었고, 아스날의 공격은 허용하되 유효슛팅을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점유율은 내어주면서 역습을 노렸죠. 그리고 다시 한번 역습이 성공합니다. 이번에도 아스날의 왼쪽 측면이었죠. 순식간에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한 람의 오버래핑을 막지 못했고, 만주키치의 골로 연결되었습니다. 만주키치의 골로 인해 경기는 순식간에 정리가 되는 느낌이었습니다. 뮌헨은 이 골 이후, 마리오 고메즈를 투입했고, 그보다 10분일찍 투입된 로벤의 역습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선수들을 수비진영에 몰아놓았습니다. 7~8명의 선수가 아스날을 막아내었고, 아스날은 뮌헨을 뚫을 수 없었습니다. 

화려한 공격도 중요하지만 이를 막아내는 수비역시도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만든 경기였습니다. 뮌헨의 수비는 이번 시즌 단연 최고의 수비진이라고 해도 무방한 기록을 갖고 있었고, 오늘 경기는 그 기록을 분데스리가 팬만이 아닌 전세계 팬들에게 증명했습니다. 이제 뮌헨은 8강진출의 8부능선을 넘었습니다. 과연 이 어려운 상황에서 아스날이 기적을 연출할 수 있을지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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