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시-리버풀-토트넘의 희비가 엇갈린 유로파극장
챔스리그 열기 못지 않은 유로파리그
챔피언스리그 16강 토너먼트가 한창인 가운데, 유로파리그의 열기는 더더욱 뜨겁습니다. 16강으로 토너먼트를 시작하는 챔피언스리그와는 달리 32강부터 시작하는 유로파리그의 토너먼트는 지난주에 1차전을 끝냈고, 오늘 새벽 32강 2차전이 끝났습니다. 챔피언스리그에서 첼시가 떨어졌고, 기존의 인기팀인 토트넘과 리버풀,그리고 뉴캐슬이 32강무대에 오르면서 이곳 영국에서도 유로파리그에 대한 열기가 챔피언스리그 못지 않습니다.
토트넘을 제외하고 뉴캐슬, 리버풀, 첼시는 올시즌 리그에서 기대만큼의 성적을 올려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챔스리그 32강에서 탈락한 첼시와, 몇년째 챔피언스리그에 나오지 못하고 있는 리버풀은 이번 유로파리그에 대한 기대감이 남다릅니다. 첼시와 토트넘을 제외하면 뉴캐슬과 리버풀은 다음 시즌 유로파리그 진출권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시간으로 새벽 3시경부터 시작한 유로파리그의 32강 토너먼트 2차전은 극장경기가 속출했습니다. EPL팬들에겐 모든 경기가 희극은 아니었습니다. 희비가 엇갈렸고, 믿을 수 없는 골이 터졌습니다. 애초에 과제를 하고 자려던 저는, 가만히 앉아 4시간동안 중계를 볼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만큼 몰입감이 뛰어난 경기들이었습니다.
토트넘의 극장
시작은 토트넘부터였습니다. 다른 경기보다 2시간 일찍시작한 경기였죠. 지난 1차전에서 가레스 베일의 믿을 수 없는 2개의 프리킥으로 인해 2:1 약간의 우세를 가지고 리옹원정에 임했습니다. 전반 종료직전, 그리고 후반 종료직전에 두개의 프리킥을 꽂았죠.
리옹원정에 나선 토트넘은 골키퍼 요리스를 제외하고는 거의 베스트멤버를 집어넣었습니다. 그리고 홈에서 반격을 노리는 리옹도 베스트 전력을 들고나왔죠. 전반전, 세트피스찬스에서 리옹이 손쉽게 골을 넣어버립니다. 전반 17분, 고날론스의 헤딩슛이 그대로 빨려들어갑니다. 그리고 통합전적은 2:2가되었고, 원정에서 한골을 넣은 리옹이 원정골 다득점 원칙에 의해 진출하는 상황이었습니다.
토트넘의 경기력은 좋지않았습니다. 베일의 폼이 그다지 좋아보이지 않았고, 다른 선수들이 그 공백을 메워주지 못했습니다. 워커, 파커등 수비진이 흔들리면서 경기내내 불안했습니다. 후반전이 시작되고 종료시간이 다가오자 베일의 중거리슛을 앞세워 골을 노렸습니다만,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습니다. 뎀프시, 시구드르손을 투입하며 반전을 노렸던 토트넘이었지만 기회가 많지 않았습니다. 리옹은 후반이 끝나갈수록 수비에 집중하면서 이대로 16강에 오르는 시나리오를 쓰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후반 종료 1분전, 뎀벨레의 왼발이 터져버립니다. 뎀벨레가 중앙에서 한 선수를 제치고 지체없이 중거리슛을 시도했습니다. 그의 왼발을 떠난 공은 골키퍼를 지나 골망을 흔들었고, 1골차의 살얼음과 같았던 승부는 토트넘에게 미소를 짓습니다. 뎀벨레는 데뷔경기에서 골 이후 오래간만에 천금같은 골을 넣으며 토트넘팬들을 열광케 만들었습니다.
리버풀의 아쉬웠던 경기
이스탄불의 기적을 기억한다면, 리버풀의 경기는 쉽게 포기할 수 없습니다. 물론 이제는 전설과도 같은 이야기가 되어버렸습니다만, 2:0으로 제니트에게 원정패를 당한 리버풀의 각오는 대단했습니다. 지난 경기에서 전술적 오산으로 2:0으로 패했던 로저스감독은, 이번 경기에서 주전 선수들을 모두 선발출장시키며 이번 경기에 대한 각오를 불태웁니다.
하지만 리버풀의 꿈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전반부터 상대를 몰아붙이던 리버풀은 팀의 정신적 지주이자 올시즌 은퇴를 앞둔 제이미 캐러거의 실수에 울어야했습니다. 캐러거는 골키퍼에게 백패스하는 과정에서 실수를 범했고, 상대팀 공격수 헐크에게 이어진 볼은 가볍게 골로 들어갔습니다. 이 골은 매우 컸습니다. 상대를 4:1로 이겨야 하는 엄청난 부담감에 휩쌓이게 되죠.
이런 상황에서 팀을 살린건 수아레즈였습니다. 수아레즈는 실점이후 9분만에 프리킥찬스에서 엄청난 골을 기록합니다. 골이 들어가면서 서두르는 기색이 역력하던 리버풀선수들에게도 어느정도 안정이 찾아왔습니다. 62:38로 안정적인 점유율을 유지하던 리버풀은 전반종료직전 조 앨런이 역전골을 넣으면서 다시한번 이스탄불의 그날을 떠올리게 만듭니다.
후반 시작후 13분, 수아레즈는 본인이 얻어낸 프리킥을 다시한번 성공시킵니다. 엄청난 커브를 그렸던 공은 골대의 구석으로 빨려들어갔고, 상대 골키퍼가 잽싸게 반응했음에도 막을 수 없는 골이었습니다. 이골로 인해 3:1 이되었고, 경기는 한점승부로 돌아갑니다. 통합스코어 3:0으로 뒤지던 리버풀이 3:3까지 따라잡았고, 이제 원정골원칙을 넘어서기위해 한골만 더 넣으면 되는 것이었죠.
3:1이 된 이후 약 35분의 시간동안 리버풀은 제니트의 골대를 두드립니다. 수아레즈의 프리킥이 날카롭게 날라갔고, 제라드의 발리슛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습니다. 하지만, 후반종료까지 골을 넣지 못하면서 결국 3:1로 끝나게 됩니다. 셸비, 아사이디, 스털링을 넣으며 교체카드로 반전을 노렸지만 오히려 역효과를 내면서, 리버풀은 32강에서 탈락하게 됩니다.
그리고 아자르의 버저비터
그리고 리버풀의 경기가 끝나자마자 갑자기 첼시경기장면이 나왔습니다. 경기중 하단 자막으로 첼시가 홈에서 스파르타 프라하에게 0:1로 뒤지고 있다는 소식만 알고 있었고, 이대로 가면 연장승부를 펼치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고 있던 찰나에, 에당 아자르의 동점골이 터집니다. 후반전 45분은 이미 끝난상황이었고, 로스타임 2분중 절반이상이 끝난 상황이었습니다. 첼시는 가까스로 골을 넣으면서 16강진출 티켓을 따냈습니다. 경기를 직접보지는 못했지만, 92분에 터진 아자르의 골은 매우 인상깊었습니다.
잉글랜드 4팀중 한팀이 탈락했고, 러시아는 3팀이 모두 올라가는 기염을 토해냈습니다. 스페인은 한팀 그리고 독일도 한팀밖에 남지 않았군요. 국가간의 클럽대항전이기에 외국친구들의 반응도 참 재미있습니다. 영국팀이 한골을 넣을때마다 이 곳 영국친구들의 환호성은 커집니다. 내일은 옆건물에 사는 독일 친구의 반응을 살펴봐야겠습니다. 유로파리그, 챔피언스리그 못지않은 극장경기로 저를 즐겁게 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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