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의 압박과 역습, 누캄프서 바르샤를 무너뜨리다

Posted by Soccerplus
2013. 2. 27. 07:57 축구이야기

도박사들

빅매치를 보기에 앞서 해외 유명 베팅업체들의 배당률을 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라고 생각합니다. 돈이 걸려있는 문제이기에 많은 전문가들이 이에 관련되어있고, 실제로 그러한 배당률이 들어맞는 경우가 거의 맞습니다. 이 곳 영국에서는 단순히 경기로 돈을 거는 것뿐만 아니라, 호날두가 레알 마드리드를 떠날 가능성이 얼마나 되는지, 첼시의 다음 감독은 누가 될지에 대한 베팅도 이루어집니다. 축구가 생활속에 뿌리깊이 박혀있습니다. 

그리고 방금전, 엘 클라시코가 끝났습니다. 바르셀로나는 현재 공석입니다. 그리고 지난 코파 델레이 1차전에서 레알 마드리드가 발군의 압박능력을 과시하며 바르셀로나를 압도했습니다. 1:1의 스코어로 끝났습니다만, 레알 마드리드가 이겨도 이상하지 않은 경기였죠. 거기에 바르셀로나는 지난주,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밀란에게 2:0이라는 뼈아픈 패배를 당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악재에도 불구하고, 많은 도박사들은 이번 경기에서 바르셀로나의 승리를 점쳤습니다. 배당률만 따져본다면 바르셀로나가 질 확률은 20퍼센트도 되지 않았습니다. 

9만개의 깃발, 레알마드리드를 압박하다

수년동안 세계최강으로 군림하던 바르샤왕국이 최근 흔들리고 있습니다. 물론 리그에서는 압도적인 성적으로 1위를 수성하고 있고, 우승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지만, 코파 델 레이와 챔피언스리그에서 탈락 위기에 놓여있습니다. 위기의식을 느낀 바르셀로나의 팬들은 9만여개의 바르샤 엠블럼이 그려진 깃발을 흔들며 시작부터 레알 마드리드 선수단을 압박했습니다. 

하지만 경기는 3:1, 레알 마드리드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지난 시즌 리그 2차전에서 레알 마드리드가 바르셀로나에게 승리를 거뒀습니다만, 이렇게 압도적인 승리는 기억을 매우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메시를 꽁꽁 묶었고, 10만여명의 홈팬들의 함성을 단숨에 제압하면서 레알 마드리드가 코파 델 레이 결승전진출에 성공했습니다. 

무감독vs無감독

사실 한 두경기를 가지고 팀의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기란 어렵습니다만, 바르셀로나의 축구가 예전같지 않다는 것은 확실히 느껴집니다. 부상이후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하고 있는 사비, 그리고 강팀들에게 공략법이 어느정도 제시된 메시의 활약이 안타까웠습니다. 세스크는 지난 밀란전과 마찬가지로 거의 보이지 않았고, 이니에스타와 알베스, 그리고 알바정도만이 눈에 띄는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감독의 부재도 분명히 이 거대구단의 부진에 큰 부분을 차지할 것입니다. 

무리뉴의 전술은 좋았습니다. 홈에서 1:1로 무승부를 기록했기에 한없이 수비만을 계속할 수는 없는 처지였습니다. 무리뉴 감독은 외질과 디 마리아, 호날두와 이과인을 모두 출장시켰고 이중 외질과 디 마리아에는 수비에도 깊숙히 관여시켰습니다. 무리뉴의 전술은 중앙에서의 압박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압박이 성공하면 바로 질풍과 같은 역습을 시도했죠. 오늘따라 선수들은 상대의 수비를 벗어나며 자유롭게 드리블을 했습니다. 

바르셀로나에게 없었던 압박

오늘 경기에서 바르셀로나가 부족했던 점은 그들이 가장 좋았을 시기에 보였던 전방압박이었습니다. 레알 마드리드가 수비위주로 나오면서 공격적으로 쏠린 바르셀로나의 공을 뺏는 것을 주요한 공격루트로 잡은 만큼, 빼앗긴 볼을 다시한번 찾아오는 압박이 필요했습니다. 잔뜩 끌어올린 수비라인을 위해서라도 전방에 대한 압박은 필수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오늘 경기에서 바르셀로나의 압박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기록으로도 볼 수 있는 오늘의 경기 양상

오늘도 바르셀로나는 673개의 패스와 62퍼센트의 점유율을 기록했습니다만, 볼키핑에서의 실수와 결정적 실책이 뼈아팠습니다. 레알 마드리드는 상대의 미드필더를 압박하면서 75개의 인터셉트를 기록했습니다. 바르셀로나보다 18개나 많은 수치였죠. 거기에 공소유권을 빼앗긴 횟수도 30번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바르셀로나는 이 부분에서 67회를 기록하며, 역습의 빌미를 제공했습니다. 

그리고 레알 마드리드의 첫번째 골과 두번째 골은 모두 이 압박과 역습에 의해 터졌습니다. 첫 골도 볼을 빼앗은 뒤 호날두의 역습에서 패널티킥을 따낸 것이었고, 두번째 골 역시도 압박 뒤 역습에서 디마리아의 돌파가 성공했습니다. 라인을 잔뜩 끌어올려 수비가 비어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호날두와 디 마리아를 막아낼 수비수가 한명밖에 있지 않았고, 넓은 공간에 한명의 수비수만이 이들을 막기는 힘들었습니다. 

뼈아팠던 피케와 푸욜의 실수

수년 째 바르셀로나의 중심을 맡고 있는 피케와 푸욜의 실수도 뼈아팠습니다. 피케는 첫 골 장면에서 무리한 태클로 호날두에게 패널티킥을 내어주었습니다. 경기의 분위기가 순식간에 레알쪽으로 기우는 순간이었죠. 푸욜은 두번째 골장면에서 디 마리아의 개인기에 중심을 잃고 넘어지면서 결정적인 골찬스를 헌납했습니다. 바르셀로나팬들에게는 너무나 아쉬운 장면이었습니다. 

호날두, 메시와의 대결에서 완승을 거두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인 메시와 호날두의 대결에서도 호날두의 완승이었습니다. 메시는 오늘 경기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패스성공률 75퍼센트의 저조한 기록을 남겼습니다. 이 패스 미스는 곧바로 레알 마드리드의 역습 찬스로 연결되었죠. 메시는 단 2개의 슛을 날렸고 모두 골대 바깥을 향했습니다. 하지만 호날두는 오늘 경기에서 혼자서 2골을 넣었고, 무려 9개의 슛을 때리고 그중 5개의 유효슛과 2개의 골을 기록했습니다. 그가 공을 잡을 때마다 엄청난 기대감이 엄습했습니다. 누캄프에서 6경기연속골이라는 기록과 함께, 최근 엘클라시코 8경기 9골이라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이런 기록을 갖고 있는 공격수를 찾기는 힘들 듯 보입니다. 

다음주, 맨유vs레알전을 기대하며

더 이상 최강이라는 느낌을 받기 힘든 바르셀로나의 경기력이었습니다. 물론 리그에서는 순항하고 있지만, 그보다 더 임팩트가 큰 단기전에서 2연패, 그것도 2점차 패배는 과거의 바르샤라면 인정하기 힘든 결과입니다. 레알 마드리드는 원정에서도 이렇게 강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다음주 이시간에 펼쳐질 맨유와의 대결에도 기대감을 갖게 만들었습니다. 오늘 경기에서 퍼거슨 감독이 관전을 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는데 어떤 생각을 하고 돌아갔을지 궁금합니다. 저역시도 다음주에 맨체스터에 갈 예정입니다. 생생한 직관후기를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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