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PR살려낸 박지성, '타랍, 보고 있나?'

Posted by Soccerplus
2013. 3. 3. 09:30 해외파 이야기/박지성

QPR에게는 매우 중요한 경기였습니다. 상대는 강등권경쟁을 펼치고 있는 사우스햄튼이었고, 만약 이번 경기를 패한다면 풀럼, 빌라와 경기가 이어지는 3월일정에 좋지 못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습니다. 강팀들과 상대했던 1, 2월과는 달리 3월 이후에는 분명히 기회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기회가 헛된 기대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 이유는 개인 플레이를 일삼는 타랍과 마키의 중용이었습니다. 특히 타랍은 전혀 팀에 도움이 되지 않는 행동을 하면서 팀은 패해도, 본인은 살면된다라는 느낌만 주었습니다. 

레드냅감독은 베스트 11을 구성하면 큰 변화를 주지 않기로 정평이 나있습니다. 그에게 주전은 타랍, 마키였고 그로 인해 박지성 선수는 경기에 나오지 못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오늘 새벽 펼쳐졌던 사우스햄튼전은 예상과 다른 라인업을 들고 나왔습니다. 레드냅 부임이후 굳건한 주전을 차지했던 타랍과 마키가 빠졌고, 임대이후 주전자리를 놓지않았던 타운젠드도 공격에서 빠졌습니다. 자모라가 빠졌고, 보스로이드가 리그에서 처음으로 선발로 나왔습니다. 그리고 박지성선수와 호일렛이 경기에 나왔습니다. 

팀에게도 중요하지만 박지성 선수에게도 이번 경기에 주어진 기회는 매우 중요했습니다. 리그가 10경기 남짓 남은 상황에서, 다른 선수가 아닌 박지성에게 기회가 주어진 이유는 그의 경험과 명성을 믿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번 경기에서 그가 좋은 활약을 보이지 못한다면, 그의 폼이 최악으로 떨어진 것으로 생각하고 앞으로 리그 남은 경기에서 그는 후순위로 밀려날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하지만, 일단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박지성 선수의 활약은 대단했습니다. 잠시나마 맨유시절 가장 좋았을 때를 보는 듯 했습니다. 박지성 선수는 포지션상 우측윙어로 기용되었습니다만, 자신의 포지션이 어디인지 모를정도로 넓은 활동량을 보였습니다. 오히려 레미가 우측으로 나오고 박지성선수가 중앙과 측면을 모두 커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수비진에서 삼바가 엄청난 존재감을 발휘하면서 전반부터 QPR의 공격이 거셌습니다. 사우스햄튼 원정이었지만 주도권을 잡아나섰습니다. QPR은 매우 강하게 전방에서부터 상대의 볼을 압박해냈고, 그 중심에 박지성이 있었습니다. 박지성과 그라네로, 그리고 음비아로 이루어진 미드필더라인의 조화가 좋았습니다. 공격적으로 많이 나서던 음비아가 조금 더 수비적으로 신경을 써주고, 워낙 수비가담이 좋은 박지성선수가 더해지면서, 팀의 공격이 상대를 압도하기 시작했습니다. 전반 13분만에 호일렛의 어시스트에 의한 레미의 골이터졌습니다. 그리고 공격또한 계속되었죠. 

하지만 사우스햄튼의 반격도 거셌습니다. 전반 중후반이후, 사후스햄튼은 가스통 라미레즈와 슈나이데린을 중심으로 경기를 제압하기 시작했습니다. 전반 중반부터 경기는 사우스햄튼의 페이스였고, 홈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을 앞세워 QPR을 밀어붙이기 시작했습니다. 후반전 30분까지는 세자르의 눈부신 선방이 QPR을 지켰고, 세자르가 부상으로 교체되어 나온 뒤에는 로버트 그린이 팀을 구해냈습니다. 

그리고 QPR에게 소중한 승점 3점을 가져다 준 선수는 박지성이었습니다. 후반 종료 15분전, 박지성선수는 보싱와의 스루패스를 받아냈습니다. 상당히 긴 볼이었고, 박지성이 받아내기에는 거리가 있었고 상대 수비 요시다가 좋은 위치를 선점했습니다만 특유의 태클 능력으로 볼을 따냈습니다. 볼을 따낸 박지성은 그대로 중앙으로 볼을 치고 들어갔고, 중앙에 있던 보스로이드에게 크로스를 보냈습니다. 보스로이드는 쉽게 볼을 골문으로 차넣었고, 경기는 2:1 QPR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박지성 선수는 지난 약 5년전인 지난 2008년 미들스브로를 상대로 터뜨린 웨인 루니의 골에 도움을 기록했던 장면과 거의 흡사한 장면을 연출했습니다. 

오늘 경기가 기뻣던 이유는 박지성 선수의 폼이 정상적이었다는 것입니다. 최근 몇경기에서 선발출장하지 못하고, 교체로도 뛰지 못하면서 폼을 가늠할 수가 없었는데 지난 주중 리저브경기를 뛰었던 이유는 오늘 경기의 선발출장을 위해서였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뭣도 모르고 레드냅을 비난했던 제가 부끄럽긴 하지만, 저 역시도 박지성선수가 이정도의 활약을 보일지 몰랐습니다. 정말 대단한 활약이었으며, 맨유시절의 활동량과 수비력, 그리고 어시스트장면에서 보여준 저돌성과 공격력까지, 나무랄 곳 없는 경기력이었습니다. 

대조적으로, 타랍과 마키는 오늘 경기에서 출장하지 않았습니다. 출장하지 못했다고 말하는 것이 맞겠죠. 분명히 공격적인 교체가 필요했던 후반에도 레드냅감독은 이 둘을 교체시키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중앙에서 약간 불안해보였던 그라네로를 제나스와 바꿔주면서 박지성을 조금 더 자유롭게 플레이시키는 모습이었습니다. 벤치에서 이 둘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분명히 느끼는바가 많았을 것입니다. 

다음주에는 다시한번 제가 선더랜드와의 홈경기에 직관을 갑니다. 지난 주 맨유전에서는 출장조차도 하지 못했던 박지성 선수가 단 2주일만에 입지가 정반대가 되었습니다. 정말 끝났다고 생각했던 이런 상황에서, 박지성 선수는 다시한번 부활에 성공했습니다. 너무나 기쁘고 행복한 일요일 아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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