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주전복귀 후 2연승, 우연이 아니다

Posted by Soccerplus
2013. 3. 11. 09:00 해외파 이야기/박지성

QPR이 2연승을 달리면서 강등권탈출에 대한 희망을 이어갔습니다. 말도 안되는 경기력으로 팬들을 실망시켰던 지난 몇달간의 행보와는 달리 어제 경기에서는 경기력이 많이 올라온 모습을 보여주면서, 팬들의 기대감을 높였습니다. QPR이 2부리그에서 승격한 뒤 처음으로 2연승을 거뒀습니다. 이번시즌 승점 23점중 6점을 단 2경기만에 기록했고, 올시즌 처음으로 3득점경기를 했습니다. 

그리고 최악이었던 지난 몇경기와 최근 두경기의 차이점을 살펴보자면 단연 박지성 선수의 주전복귀에 있습니다. 박지성 선수는 1월 26일 MK돈스와의 FA컵 경기이후 약 1달여간을 선발출장하지 못했습니다. 리그에서는 1월 12일 토트넘전이후 선발출장하지 못했고, 지난 사우스햄튼전에 선발출장할때까지 3경기에서는 교체로도 출장하지 못했습니다. 그와중에 팀은 맨시티, 노리치, 스완지, 맨유에게 2무 2패를 했습니다. 상대가 강하긴했습니다만 노리치정도는 이겨줘야 강등권 경쟁이 가능한 상황이였죠. 하지만 경기력은 나아지기는 커녕 더 나빠지기만 했습니다. 스완지에게 4:1의 어이없는 패배를 당했고, 맨유에게도 이렇다할 찬스한번 만들어내지 못하며 2:0으로 패했습니다. 

박지성선수가 사우스햄튼전에서는 어시스트도 기록하면서 눈에 띄는 활약을 보였습니다만, 지난 선더랜드전에서는 자신의 모습을 확실히 보여주지는 못했습니다. 공격보다는 수비에 집중하는 모습이었죠. 그런 박지성을 보며 찬사를 하는 여러 평들에, 우연치않게 승리를 거둔걸가지고 왜 설레발을 떠는지 모르겠다는 반응또한 있었습니다. 

삼바가 오기전에는 넬슨의 회춘모드로 인해 수비가 그나마 안정적이었고, 삼바가 온 뒤에는 위력적인 제공권을 앞세워 상대를 막아내고 있습니다. QPR의 수비진은 중위권정도는 된다고 봅니다. 하지만 문제는 공격에 있었습니다. 리그 최하위의 공격력을 갖고 있었고, 레드냅감독은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공격성향이 짙은 선수들을 주전으로 기용합니다. 라이트 필립스, 마키, 타랍과 같은 선수들이었죠. 레미는 한동안 부상으로 빠졌고, 자모라도 부상에서 돌아온지 얼마되지 않았습니다. 3명의 중앙미드필더를 두고, 나머지 3명의 공격수로 하여금 공격적으로 나서게 한 것이었죠. 

하지만 타랍으로 대표되었던 이 공격진은 상당한 실책을 낳게 됩니다. 일단 타랍은 개인플레이성향이 짙고 라이트필립스나 마키역시도 측면에서 공을 잡으면 앞만보고 달리는데에 집중했습니다. 지난 경기에서 영웅이 되었지만 타운젠드도 이들과 함께 뛰게되자 공간이 없고, 패스할 선수가 없으니 드리블에 열중했습니다. 

리그에서 턴오버랭킹 10위권안에든 타랍과 마키가 공격의 중심을 맡았습니다. 특히 타랍은 레드냅감독의 전술의 중심이었죠. 타랍은 레드냅감독 부임이후 모든 리그경기에 선발출장했습니다. fa컵의 두경기에서는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하거나 아예 명단에서 제외하는등 체력의 안배까지 해주었습니다. 하지만 타랍이 공을 끌고 나오고, 그런 과정에서 볼을 빼앗기고, 역습으로 인해 골을 먹거나 혹은 더 좋은 찬스를 어이없는 중거리슛으로 마무리지으면서 좋은 찬스를 무산시켰습니다. 

경기를 보면 경기력이 아예 밀리지는 않았습니다만 작은 실수가 하나두개씩 이어지면서 한번에 무너지는 경향을 많이 보였죠. 그리고 이런 작은 실수들은 어처구니없는 드리블이나, 불완전한 중앙미드진의 조직력에서부터 시작했습니다. 어떤 선수들은 이기적으로 볼을 끌고 다니며 좋은 찬스를 무산시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박지성이 온 뒤부터, 팀에 밸런스가 생겼습니다. 공격쪽으로 치우쳤던 선수단의 무게중심이 수비적으로도 균형이 잡히기 시작했습니다. 한번에 공격을 쭉치고 나가면 그 뒤를 봐주는 선수가 없어 어이없이 실점을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일단 그런 찬스를 막아내는데에 박지성 선수가 1차적인 보루의 역할을 해주고 있습니다. 직접 직관을 다녀와보니 박지성 선수가 정말 많이 뛰어주었습니다. 특히 음비아와의 중원에서의 호흡이 좋았는데, 음비아가 좋은 피지컬로 상대를 몸싸움으로 제압한다면, 박지성은 그 뒤의 떨어지는 볼을 리바운드하거나, 혹은 상대의 드리블을 압박하면서 기회를 사전에 차단했습니다. 


사우스햄튼전에서는 4-3-3의 미드필더로 나와 공수양면에서 활약을 했습니다. 레미와 보스로이드, 호일렛이 쓰리톱을 섰고, 박지성 선수는 그 아래에 위치했습니다. 그라네로와 비슷한 라인에서 활동했지만 워낙 활동량이 좋은 탓에, 박지성 선수는 후반전 천금같은 결승골을 어시스트하기도 했습니다. 골을 넣은 두 선수들을 제치고 박지성 선수는, QPR공식 매치데이프로그램이 선정한 이날의 MVP에 뽑히기도 했습니다. 지난 선더랜드전에서 매치데이 프로그램북을 구매했는데, 거기에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참고로 이 부분에서 가장 이름이 많이 오른 선수는 세자르라고 합니다)

그리고 선더랜드전에서는 4-4-2의 중앙미드필더를 맡았습니다. 레드냅의 4-4-2의 중앙미드필더는 뛰어난 피지컬과 중앙장앙능력이 필요합니다. 어쩌면 박지성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역할이죠. 하지만 박지성 선수는 능숙한 볼터치와 압박을 벗어나는 능력으로 상대의 압박을 벗겨냈고, 쉽게 덤벼들지는 않았지만 상대를 효율적으로 마크하면서 수비에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포백을 보호하고, 후반전막판에는 지치지않는 체력으로 공격적으로도 나섰죠. 레드냅은 박지성에게 경기가 끝나고 극찬을 했습니다. 골이나 공격포인트, 그리고 훌륭한 드리블이나 킬패스가 없어도 박지성은 충분히 인정을 받았습니다. 

절대로 우연이 아닙니다. 박지성의 경험이 녹아든 플레이와 팀을 위한 플레이가 QPR전체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지난 선더랜드전에서 레드냅이 지난 경기들과 바꾼건 타랍을 빼고 박지성을 넣은 것뿐입니다. 나머지 선수들은 이미 신뢰를 얻었던 선수들이죠. 그리고 거둔 2연승입니다. 아마도, 다음주 아스톤빌라와의 일전은 QPR의 잔류에 가장 중요한 경기가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박지성 선수가 이날 경기에서도 자신의 진가를 유감없이 드러내며 QPR을 살려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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