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그의 중앙MF에서의 활약이 반가운 이유

Posted by Soccerplus
2013. 3. 19. 09:00 해외파 이야기/박지성

박지성 선수가 본격적으로 레드냅에게 중용을 받기 시작한지 3경기째입니다. 박지성 선수는 그 중 2경기를 풀타임으로, 그리고 마지막 한 경기를 약 85분간 활약하면서 자신의 부활을 확실하게 알렸습니다. 팀은 그가 나온 3경기에서 2승 1패라는 호성적을 올렸고, 박지성 선수는 2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하고 팀의 밸런스를 잡는데에 큰 역할을 했습니다. 타랍과 마키라는 이기적인 플레이어들로 대변되는 QPR의 성격이 어느덧 패스와 압박이라는 새로운 키워드로 대변되고 있습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시절, 그리고 그 전 PSV아인트호벤시절, 박지성 선수는 주로 공격을 담당하는 포지션에 나왔습니다. '윙어'라는 포지션으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입단하였고 퍼거슨 감독이 그의 전술소화능력을 알아보고 나서는 '센트럴팍'으로 알려져있는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의 포지션에 그를 포진시키기도 했습니다. 공격쪽의 포지션은 모두 다 소화할 수 있었고, 그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라는 거대한 클럽에서 7년이나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합니다. 

박지성 선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말년이었던 지난해 초, 중앙 미드필더로 여러경기를 나오기도 했습니다. 지난시즌에는 나니, 애쉴리 영, 발렌시아의 폼이 골고루 좋았고 퍼거슨도 박지성에 대한 비중을 상당히 줄였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이유로 QPR로 이적했죠. 퍼거슨이 경기에 자주 나오지 못한 박지성에게 출장기회를 부여하기 위해 내세웠던 포지션이 바로 중앙 미드필더였습니다. 스피드가 떨어진 박지성을 이용하기 위한 방법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절반의 성공으로 그쳤습니다. 리그컵과 유로파컵등 4~5경기에서 박지성을 중앙 미드필더에 뛰게했습니다만, 경기 결과가 그리 좋았던 것은 아닙니다. 그가 중앙 미드필더로 나왔던 마지막 유로파리그 3경기에서 맨유는 모두 패했습니다. 

그리고 QPR로 이적하고, 많은 한국팬들은 그가 팀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굳게 믿었습니다. 맨유에서 완벽히 차지하지 못했던 중앙공격형미드필더의 자리나, 왼쪽오른쪽윙어의 자리를 부여받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를 중용했던 마크 휴즈의 전술능력은 매우 떨어졌고, 팀은 부진을 거듭했습니다. 그리고 레드냅은 그를 팀의 주요멤버로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공격능력보다 수비능력을 더 주목하고 있는 듯 보였습니다. 하지만 그를 제외시키고 타랍을 중용했던 레드냅의 전술은 실패를 거듭했습니다.

그리고 박지성 선수에게 기회는 우연히 찾아왔습니다. 타랍이 부상을 겪었고, 그라네로의 컨디션이 매우 좋지 않았습니다. 중앙에서 자리를 차지하던 션 데리도 어느순간 엔트리에서 제외되었습니다. 레드냅 본인도 박지성의 중앙 미드필더기용을 '도박'이라고 표현했습니다. 하지만 벤치에서 이를 악물고 열의를 다지던 박지성 선수는 단 3경기만에 본인의 부활을 확실하게 알렸습니다. 사우스햄튼전에서 선제골을 어시스트했고, 선더랜드전에서도 공수의 밸런스를 든든하게 유지했으며, 아스톤 빌라전에서는 팀이 패했지만 빛나는 활약을 보여주었습니다. 모두 중앙 미드필더의 포지션에서 나온 활약입니다. 

박지성 선수가 중앙 미드필더로 나오는 것을 그닥 반갑게 여기지 않았습니다. 타고난 멀티플레이어지만 피지컬을 앞세운 EPL의 중앙 미드필더와의 경합에서 불리한 점이 많은 선수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박지성 선수가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3경기에서의 활약은 박지성 선수가 본인의 4번째 포지션에 훌륭하게 적응한 것을 증명해줍니다. 

워낙 경험이 많은 선수라 경기를 읽는 능력이 뛰어납니다. 박지성 선수의 경기를 보며 백패스와 리턴패스가 많은 점을 지적하지만 박지성 선수는 들어가야할 때와 나가야 할 때를 잘 아는 선수입니다. 공간이 나면 그 자리로 드리블을 치고 들어가기도 했고, 전진패스도 여러차례보여주었습니다. 그의 농익은 기량은 쉽게 무너져버리던 QPR의 경기력을 안정적으로 끌어올려주었습니다. 아스톤 빌라전, 1:0으로 앞서다가 2:1로 뒤집혔습니다. 평소의 QPR이라면 무너졌겠죠. 하지만 박지성 선수는 공격적으로 배치되어 골을 어시스트했습니다. 선더랜드전도 마찬가지죠. 1:0으로 뒤지던 경기를 3:1로 뒤집었습니다. 

그리고 여러경기를 나오지 못하며 답답했던 심정이 절실함으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경기장에서 몸싸움을 두려워하지 않고, 그보다 10센치는 커보이는 흑인선수들과도 당당히 부딪힙니다. 그의 활동량은 QPR에서 단연 가장 돋보이는 부분이고, 부족한 신체적조건을 활동량으로 커버하고 있습니다. 중앙미드필더의 포지션에서 화려한 테크닉은 없습니다만, 정확하고 안전한 패스는 QPR이 경기를 주도해나가는데에 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박지성 선수의 4번째 포지션은 그가 EPL에서 롱런을 하는데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경기력이라면 QPR이 강등되더라도 한두시즌은 충분히 EPL에서 뛸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의 주급이 중위권 클럽이 감당하기에는 매우 많은 수준이지만 다소 저렴한 이적료에 이적한 까닭에 그의 몸값에 대한 부담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직 32세, 충분히 더 뛸 수 있는 나이이며 맨유에서 7년의 경험을 보유한 선수의 능력은 EPL에서도 손에 꼽힙니다. 스피드가 떨어졌지만 특유의 영리한 플레이와 경험으로 이를 극복하고 있습니다. 윤석영 선수가 걱정이지만, 박지성 선수는 충분히 QPR이 강등되더라도 상위클럽의 구애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지금의 경기력이라면, 오히려 레드냅의 총애를 받는 음비아를 제치고 중앙미드필더자리의 우선순위 1위를 차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좋은 경기력이고, 팀에 미치는 영향도 대단합니다. 앞으로 8경기가 남았고, 이 모든 경기에서 출장해 자신의 이름값을 톡톡히 해낸다면 QPR의 강등권탈출이 실패하더라도 2부리그에서 그가 뛰게되는 걱정은 조금 덜어놓아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글이마음에들면추천↓한방! (로그인 불필요)블로그가마음에들면정기구독+ 해주세요sz

soccerplus.co.kr 로 더 편하게 저의글을 읽으실 수 있습니다